눈이 내리고 있어요

by 주또

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런 식으로 한바탕 퍼붓기를 원한 건 아녔기에 난감했다. 온종일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옴짝달싹 못했다. 점심으로 사무실 앞에 있는 국밥집을 갈까 했으나, 도저히 저 눈보라를 뚫고 걸어가기엔 역부족이란 판단하에 1층 부대찌개를 택했다. 사람들이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눈을 관람했다. 몇몇은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난 눈 내리는 날이면 온 사방에 흩날리는 눈송이들도 마음에 든다만, 그보다 더한 것은 이렇게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보는 것.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눈과 하나 되어 눈을 보고 만지는 사람들은 순수해 보인다. 그 순간만큼은 어린아이가 되는 듯 새하얗게 변한다. 그 찰나들을 조각조각 들여다보기를 설레한다.


또한 발이 푹푹 빠지는 와중에도 함박웃음을 짓고서 저마다 메시지로 조심하란 멘트를 전송한다. 손이 암만 시리다 한들 빼먹지 않는다. 눈이 오는 날은 누군가를 걱정하는 하루이기도 하다. 조심히 가란 말, 이 얼마나 다정함을 품고 있는가. 야근을 하고 돌아오는 길, 집 앞에서 홀로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우리 아쉽게 첫눈은 같이 맞지 못했군요.

올려다 본 세상은, 마치 거세게 흔들어진 스노우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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