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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지재 Feb 07. 2022

3. 100만 부를 팔게 되면?

<내가 유디티가 된 이유> 100만 부 프로젝트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경제적 성공? 명예? 베스트 셀러를 넘어서 밀리언 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

글쎄다. 어느 하나로 꼬집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이 프로젝트에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1. 생산 수단 획득의 문제

여러 프로젝트와 사업을 규모 있게 추진하려고 해도 계속 발목 잡히는 것은 자본력이었다. 이를 획득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하고 부딪치고 실패하며 열심히 깨져왔지만 이 책만큼 마진율이 높으면서 이미 생산 및 유통 등 제반 작업이 완료되었고, 그래서 할 이라고는 마케팅과 세일즈만 남아있으며, 시장에서 검증이 완료된 제품은 없다고 판단했다.


책의 가격은 대략 다음의 비율로 책정된다.

저자 10%, 출판사 50%, 서점유통 40%.

이 중 집필 및 출간을 혼자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판매 부수 당 최소 5~60퍼센트의 마진이 남았다.

그런데 유통 및 판매까지 혼자 하게 된다면?


10~13% 정도를 차지하는 인쇄비, 그 외 물류 창고비를 제외하고 80퍼센트 이상의 마진이 내 몫으로 남는다. 엄청난 마진율의 생산수단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패시브 인컴이다. 잠 잘 때도 돈이 들어온다. 큰 돈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성격의 수입은 우리를 자본으로부터 점점 자유로워지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도모할 수 있는 여유를 벌어들이게 된다.


나는 자본과 인지도가 없는 보통의 무명자들이 자기 자신의 꿈을 버리거나 세상과 타협하면서 '어른이란 이런 것이고 세상이란 이런 것이야'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은 전부 생산수단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돈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교환 가능성이 광범위하다. 돈을 벌어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차를 사고 가끔 취미 생활을 하고 데이트를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자기 자신의 욕망과 꿈을 포기하는 것이 대다수의 삶이다.


그러나 욕망을 내버리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원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 자기다움, 그것은 그 자체로 인간다움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개성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이것은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모든 개인은 대체 불가능하며, 개성이 충만한 상태로 태어났다. 우리는 그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우리다운 욕망을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다움을 버리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모든 이들은 노동이 앗아간 인간성을 되찾아와야 한다. 즉 자체적인 생산수단을 갖춰야만 한다. 나는 개인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갖추어야 하는 생산수단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 패시브 인컴 즉 수동 소득이어야 한다. 수입이 노동 시간에 비례해서 커져서는 안 된다. 그러면 노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큰 곤경에 빠진다. 노동 시간을 점점 줄여나가면서 금액은 반비례로 커지는 구조여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패시브 인컴, 연금소득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노동과 이를 통한 임금이 진정한 자기 자신을 버리도록 종용 했다면 그 돈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식으로 벌어들임으로써 노동이 앗아간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 진입장벽이 낮고, 성공이 불투명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유튜브가 그러하다. 누구나 영상을 업로드할 수는 있지만 대중의 선택을 받고 영향력을 키워서 경제적 성공을 얻는 것은 몹시 어렵다. 기회는 균등하되 결과는 능력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그것이 바로 공정 아닌가. 이러한 성격이어야만 개개인은 건전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지속적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 단순 반복적인 일이 아니어야 한다. 단순 반복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산업화 시대에 고안된 양식이다. 물론 모든 일은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하여 때로는 단순 반복이 필요하며, 때로는 단순 반복이 예술적인 성취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 되기도 한다. 이소룡은 "나는 한 번에 발차기를  가지 하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의 발차기를   연습한 사람은 두려워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로지 반복을 위한 반복이 되어서는  된다. 그것은 우리의 창의성을 앗아감으로써 우리를 기계가 대체 가능한 존재로 만든다. 우리의 직장과 사업체가 위태로워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개성의 상실 때문이다.


- 앞서 제시한 모든 조건들을 요약하면 우리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기계적인 노동에서 벗어나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이는 자신만의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생존만을 위한 노동의 의무로부터 탈피해야 가능해진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나는 그러한 성질을 지닌 여러 수단에 대해 나 자신의 삶에 실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 출판을 경험하면서, 그리고 지금은 이 출판물의 유통 및 판매까지도 정식으로 카드 가맹점 등록을 하여 스스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상당히 높은 마진의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이후 이 모든 여정을 하나의 방법론으로 정립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몹시 훌륭한 생산수단을 쥐어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란 거리의 사람들이나 소년 소녀 가장, 소외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단지 월급만을 위한 기계적인 노동에 얽매여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2. 명예와 밀리언 셀러

왜 100만 부인가? 단순히 개인적인 명예인가.

이는 앞선 글들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https://brunch.co.kr/@hongjijae/26

https://blog.naver.com/hhhongjj/222445118948


덧붙여서, 과거 출판사를 처음 시작했던 때 우리 출판사 Professional Amateurism에서 꼭 자신의 책을 내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3명이나 있었다. 그들 모두 내가 던진 메시지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원고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는 초보적인 출판 기술과 약간의 경험치만이 있었을 뿐, 그들의 가치를 높여주고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어떤 영향력도 없었다. 즉 밀리언 셀러 프로젝트는 나와 내 출판사의 영향력을 높이고 동시에 향후 우리가 조명해주고자 하는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경험과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3. 책으로 맺은 인연, 책연의 형성

사실 이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이 3번에 집중함으로써 1, 2번을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달성할 수 있으며, 혹시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이 3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인연이며, 관계이다.


책을 출간하고 나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상당히 깊은 내적 친밀감을 그것도 순식간에 갖게 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철저하게 타인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첫 장을 읽은 즉시 마지막 장까지 순식간에 넘어갈 만큼 깊이 몰입해서 읽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아마도 이 책 속에는 나 자신의 일생에서 느낀 인사이트가 약간도 아니고 전부라고 할만큼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철저히 나 자신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손쉽게 자신의 삶을 대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이러한 반응이 특정 나이대나 성별, 직업군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는 이 책 속의 이야기가 인간 보편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판매 부수가 올라가고, 이 책에 반응하는 독자의 표본 수가 점차 증가할 수록 이러한 해석의 신빙성은 비례해서 올라가게 된다.


덕분에 나는 한 권의 책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나 자신의 삶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느낀 것들, 그리고 그 속에서 건져 올린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비젼에 대해 공감받을 수 있었고, 상당히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맺게 된 깊은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놀라울 정도로 깊은 부분까지 가감없이 드러냈다. 책을 통해 내가 먼저 날것의 나 자신을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 또한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연을 맺어왔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볼 때 나는 이 책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책팔이인 것이다. 붕어빵을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을 깊이있게 만나고, 영혼의 대화를 나누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그 쓰임이 가장 적절하다 하겠다.


그래서 이 책의 판매 전략은 직접 대면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어려운 일이다. 대면 영업의 시대는 갔다고들 말한다. 모두가 온택트에서 언택트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경우에서만큼은 사람들과의 직간접적인 만남과 교류의 빈도를 어떤 식으로든 늘려가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구상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거리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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