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면 밥을 해줘야 하는 ‘돌밥’과 온라인수업까지 챙겨줘야 하니 지쳤어요,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서 흐트러진 아이 모습에 잔소리를 하게 되고 분노조절이 되지않아요. 남편과도 긴 시간을 같이 있게 되니 오히려 같등이 생겨요.”
이렇게 하소연을 하면서 상담을 받는 주부들이 많아져 욌다. 지난 일년 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가족이 집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다. 바이러스는 ‘코로나 집콕 증후군’까지 만들어 버렸다.
아침이면 잘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서야 할 남편과 아이가 일 년 이상 하루 종일 집에 있다면 주부는 어떨까? 여성이 직장을 다니는 것은 집안일과 병행하며 힘든 일이지만 직장에서는 집안일을 잊을 수 있다. 그 벗어나는 기회가 박탈된 지금 그녀들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
사랑’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이 계속 일을 하게 만들고 있으니 버거운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누구나 혼자만의 휴식이 필요하며 헤어진 뒤의 만남이 더 반갑다.
아이들도 갑갑하니 규칙적인 리듬이 흐트러진다. 학교 교실이 아닌 온라인 수업의 화면으로는 아이들이 집중하기 힘들다. 허락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탐닉하고 밤낮이 바뀌어 정상리듬이 무너진 것이다. 각성-수면 주기가 어그러지고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까칠해져 부모가 감당하기 괴롭게 되었다.
우리 몸의 수면-각성주기는 신체활동을 하며 해를 쬐어야 정상으로 작동한다. 해서 커튼을 열고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을 기상시켜야 한다. 아침 산책 후 간단한 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게임하느라 밤새는 아이들에게는 수면 중에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줄어들어 친구들보다 키가 작아질 거라고 엄포를 놓아야겠다.
‘집콕 증후군’으로 가장 힘든 여성을 위한 배려가 우선 되어야겠다. 먼저 그녀를 위해서 가족은 하루 세끼를 집에서 먹는 삼식이가 되지 말자.
여성은 하루 중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이 쉬는 시간을 예상할 수 있어야 숨통이 트일 것이다.
남성은 휴일에는 아이만 데리고 한적한 강이나 숲으로 산책과 체험학습을 하면 아이와 소통하고 건강에 좋으며 여성에 점수를 따게 되니 일거삼득이 될 것같다.
코로나로 가족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이혼과 가정폭력 학대가 증가하였다는 연구보고들이 있다. 가정의 경제가 위축된 것과 더불어 ‘코로나 블루 증후군’의 심각한 현상이다. ‘슬기로운 집콕 생활’에서 중요한 점은 가족 간의 심리적 거리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가족 간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가족 구성원 간의 친밀성과 자율성이 균형이 맞는 것을 ‘가족분화’가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수준이 높을수록 가족 구성원 사이의 분리와 연결성이 균형을 이루었음을 의미한다. 이러면 가족은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스트레스나 위기상황에서 적응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사랑의 보금자리이지만 상처의 근원인 가정이 행복하려면? 말이 화근이다. 밖에서는 배려하고 조심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긴장이 풀어진다. 가족이 만만하기에 다듬지 못한 말이 튀어 나오게 된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그 말이 낸 상처들이 누적되었다.
내 아들, 내 남편, 내 아내 모두 내가 아니니 남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는 타인이라고 여기자. ‘가족이니 말 안 해도 알겠지, 사랑하니 다 이해할거야’라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가정은 갈등이 잦고 해소하지 못함을 보아왔다.
가족을 깨지기 쉬운 귀한 유리잔을 다루듯이 조심조심 대하고 아끼자. 작은 갈등부터 건강한 소통방법으로 해결을 해나가며 힘든 이 시기를 지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