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이 언짢았다. 불법주차의 증거를 찾으려다 애꿎게 상대방의 심정을 긁어놓았다는 죄송스러움이 생겼다.
그래서 아주머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 조금 전에 통화를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요. 왜 그러세요?”
“저는 ○○동 ○○호에 사는 ○○이라고 합니다. 잠시 만나 뵙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디로 찾아가면 될는지요?”
“○○상가건물 ○○호입니다.”
테이블이 3개 정도 있는 조그만 국밥집이었다. 가게 손님보다는 배달을 주로 하는 듯 보였다.
나는 아주머니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유를 설명하고 나의 직설적인 언행에 대해서 사과를 하였다. 다행히 아주머니도 고용인의 차량에 대해서는 상가전용 유료 주차장 이용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나는 가게를 나오면서 씁쓰레하였다. 무단 주차 차량은 가게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었으리라 추측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지나친 오지랖이 생계로 바쁜 이웃에게 누를 끼쳤다는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들었다.
가게 문을 나와서 집으로 오는 동안, 마음속 어디쯤에서 미묘한 감정의 부끄러움이 올라왔다. 사유재산 보호라는 명분으로 움직인 행위가, 결국엔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한 행동이 되어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나는 잠시 뒤를 돌아 국밥집을 바라보았다. 유리창 너머로 아주머니가 주방 쪽을 향해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배달용 봉투를 바쁘게 싸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고작 몇 분 머무는 동안에도 그 가게는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불편했던 주차 문제는 이 아주머니에게는 생계를 위한 절박함으로 보였다.
모든 상황에는 저마다의 발생 이유가 있었기에 내 눈앞에 나타난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하루라는 시간은 흘러가지만, 세상은 내 생각대로만 형상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