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떤하루 Nov 15. 2024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첫문장을 드립니다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일생일문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도 많이 웃고 많이 움직이자.” 

그런걸 뭐 다짐까지 하나 싶지만, 하루의 시작에 한번 입밖으로 내어 말하는 것과 그냥 하루를 보내는것에는 차이가 많이 있다. 한번 더 인지하면 그만큼 더 움직이게 되고 웃게 되더라. 해보니까 그렇더라. 그래서 최대한 많이 말하고 쓰는 중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서. 


오늘도 어김없이 거울속의 나와 대화를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양치질을 하고, 다시 방으로 와 커튼을 걷으니 비가 내리고 있다. 올 가을은 유난히 비가 더 많이 오는 것 같은데? 나무가 알록달록 물들기도 전에 나뭇잎이 다 떨어질 것 같아서 왠지 불안하다. 안그래도 짧은 가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 그리고 사랑하는 달 10월을 이렇게 비로 다 보내버리는 거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웃자고 다짐하자마자 화가 나는 상황. 화낸다고 달라지는건 없으니 웃어야지. 비가 와서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지. 


비가 그친 듯 해서 바로 옷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비오는건 참 싫은데, 비온 후는 좋다. 천천히 걸으면서 풀냄새와 비온후의 공기를 실컷 들이마셨다. 화나고 아쉬운 마음이 싹 사라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참, 단순하다. 어쩌면 그래서 하루하루가 더 알차고 즐거운 것일수도. 눈앞의 것에 집중하니까. 고민도 길게 안하고, 순간을 오감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누군가는 그렇게 살지말라고 하겠지만, 난 이렇게 사는게 좋다. 하루가 행복하면, 평생이 행복할 테니까. 따로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 순간에 집중하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니까. 


이 순간에 집중하고 싶어져서 원래의 계획이었던 러닝을 접고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주변 풍경도 보고 달라진 나뭇잎 색도 보고. 아침운동인지, 아침식사인지 하느라 바쁜 오리, 왜가리, 백로들도 만나고. 이런 장면들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환경이라니. 사계절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환경,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이사와서 가장 좋은 점. 가까운 곳에 산책로가 있다는 것, 조금만 걸어가면 공원들이 많다는 것. 그 어떤 편의시설들보다도 마음에 든다. 


 산책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빵과 커피 향이 콧속으로 흘러들어왔다. 향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매일 지나다니면서도 몰랐던 작은 카페. 새로 생긴걸까? 아니면 그동안 진짜 아무 생각없이 뛰어다니느라 몰랐던걸까? 홀린 듯 카페로 들어가 신중하게 빵을 고른 후, 커피도 한잔 같이 주문해서 자리에 앉았다. 눈앞에는 빵과 커피, 창밖으로는 조금씩 색이 변해가는, 아직은 잎이 무성한 초록 나무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내 삶에 불쑥 찾아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