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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슬비 Mar 01. 2020

[브랜드 이야기#1] 부디무드라(BUDHI MUDRA)

요가의 본질을 라이프스타일에 담다.

운동에 관심이 많다. 운동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운동복으로까지 이어졌다. 일상복도 이왕이면 애슬레저룩이나 운동복과 실용복이 매치된 느낌의 스타일을 따라해 보고 싶어졌다.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수집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염탐했다. 그러고 나니 한 가지 확실한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멋있는 것들이 많지만 이왕이면 운동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멋있는 스타일의 브랜드가 더 끌린다는 것이다.


부디무드라 홈페이지 (http://budhi-mudra.com/)

<부디무드라(BUDHI MUDRA)>는 그런 브랜드 중 하나다. 부디무드라의 주제 운동은 요가다. 요가라는 운동의 특성과 철학을 패션으로써 잘 담아낸 브랜드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겠지만 요가도 동작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가 꽤 중요한 운동이다. 요가에서 올바른 자세는 최적의 운동 효과뿐만 아니라 몸과 정신을 잘 다스리기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 부디무드라의 제품들은 요가 수련의 동작을 최대한 고려한다. 수련 중에 옷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여유로운 핏을 만든다. 하지만 옷이 마냥 펑퍼짐하다면 동작의 동선을 제대로 체크할 수 없다. 이 부분까지 고려하여 여유로운 핏과 동선 확인이 가능한 선에서 디자인한다.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아쉬웠을테지만 부디무드라는 디자인도 감각적으로 잘 풀어냈다. 패션 트렌드 중 하나였던 Earth Color(지구 색)와 러프한 느낌이 나는 텍스쳐 패턴을 디자인으로 활용한다. 제품 사진은 인위적인 공간보다는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촬영한다. 스튜디오 촬영 사진마저도 정제되지 않은 채 스튜디오가 드러나도록 촬영한다. 자연스러움, 날 것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패키징에도 가치를 담았다.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택배 박스에 담겨서 오지 않는다. 종이 패키지에 담겨서 온다.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겠다는 가치를 담은 것이다. 구김이 느껴지는 종이 패키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러운 멋을 더한다. 육체와 정신을 다스리며 본질을 찾는 수련인 요가의 가치를 제품과 디자인적으로도 잘 풀어낸 요소가 군데군데 돋보인다.

하지만 제품과 디자인도 좋지만 그를 뒷받침해주는 마케팅이 없다면 브랜드를 찾는 고객이 늘지 않을 것이다. 부디무드라는 마케팅적인 면에서도 인상적인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부디무드라는 한정된 소량의 제품을 판매한다. 즉 매진이 빨리 된다는 말이다.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에겐 묘하게 앞서간 우월감을 쥐어줄 수 있다. 제품을 뒤늦게 알게 된 사람들에겐 제품의 매력과 함께 희소성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다.


그러나 매진과 신상품 출시 사이의 공백은 고객들이 다른 브랜드로 떠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부디무드라는 이 공백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이탈을 막는다. 3x3 피드를 활용하여 감각적인 룩북을 선보이며 새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룩북 업로드와 함께 출시일 정보도 함께 명시해준다. 신상품과 출시일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구조는 다소 폐쇄적인 전략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소통 창구를 하나로 제한함으로써 제품과 브랜드 가치를 집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고객들은 브랜드의 가치에 공감하고 제품의 희소성의 매력을 느끼며 공백을 기다릴 수 있는 충성고객이 된다.

부디무드라 인스타그램(@budhi_mudra)

부디무드라는 제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이를 고리타분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요가의 가치를 본질로 삼아 브랜드 가치와 제품을 확장해간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룩북 운영과 커뮤니케이션은 요가를 통한 라이프스타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운동을 라이프스타일로 삼는 사람들은 운동을 본질로 삼은 브랜드에게서 진짜를 발견한다. 진짜와 본질이야말로 브랜드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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