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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방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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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kipedia Jun 29. 2015

이방만남_ 라주 카드카

Ep#4  음악 프로듀서, 라주 아저씨 - 카트만두 타멜에서 만나다.


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남쪽의 위성도시 격인 파탄에서 머물고 있었다. 종종 카트만두로 사람 구경을 다녔는데 그날도 역시 너무 더워서 몸이 그늘로만 다니게 되는 그런 날이었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그 순간의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느낌을 극대화할 뭔가를 본능적으로 찾고 있었다. 단기 여행이었다면 음식점을 가더라도 책자를 찾아 평점을 보고 리뷰를 보고했었겠지만 약 한 달 정도를 그 지역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느낌 있게 아무 데나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치 영화에서 보면 방랑객이 목을 축이기 위해 우연히 들린 펍이나 찻집에서 의외의 일을 만나 듯 나도 그렇게 무심하게 느낌 있게 펍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켜며 더운 날의 갈증을 해소하고 사색에 잠기듯 말이다.  사실 생각은 이랬으나 마음처럼 가게를 들어가질 못 했다. 무심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가게의 분위기 어떤 음식을 파는지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동네를 서성이고 있었다. 하지만 날이 너무 더웠고 그런 게 중요해지지 않았고 그냥 아까 후보로 뒀던 아까 지나쳤었던 허름한 가게로 들어갔다.


넓지 않은 가게, 그리고 험상 궂게 생긴 네팔 남정네들만 쭈욱 앉아 있었다. 나에게 호기심을 보이거나 내가 호기심을 보일 만한 대상은 전혀 없었다. 네팔과 어울리는 에베레스트란 이름의 맥주를 한 병 시키고 나름의 허세에 잠기기 위해 노트를 꺼냈다. 느낌 있게 인증숏도 한 장 찍었다. 그렇게 혼자 놀고 있는데 어떤 남정네가 호기심을 품고 내게 다가와 물었다.



Can I seat hear?

네~! 앉으세요~


그 아저씨의 이름은 라쥬 카드카, 직업은 음악 프로듀서이다. 본인 말에 의하면 그 아저씨는 굉장히 글로벌하게 발이 넓은 사람이다. 한국에도 아는 사람이 있고 인도에도 아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인도에 가게 되면 자기 아는 사람 호텔에 싸게 머물라고 주소도 적어줬다. 우린 서로의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그 밖의 기타 등등의 사소하게 궁금한 것들의 대화를 나눴다. 나는 아저씨한테 무슨 음악을 프로듀서를 하는지 물었는데 아저씨는 자기 자리에 가서 통기타를 가지고 와서 노래를 불러줬다. 네팔 가요였다. 내가 음악에 대해서 어떤 평을 내릴 수는 없으나 한 가지 확실한 건 확실히 신선했다는 점이다. 그러더니 또 자기가 좋아하는 한국 가요가 있다면서 노래를 불러 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아저씨의 연예인 기질을 포착하고 동영상을 촬영을 해드렸다.



아저씨, 한국 노래 제목이 뭔데요?

싸릉해요~ 

아.... 그런 노래 잘 모르는데.... 그래도 불러주세요.^^

싸릉해요~  싸릉해요~  싸릉해요~  싸릉해요~ 

?...


아저씨의 사랑해요 노래는 가사가 사랑해요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그 노래의 제목을 모른다. 아저씨는 음악 프로듀서가 확실한 것 같다. 아저씨가 본능적으로 음악을 재편곡해 순간적으로 프로듀싱을 했을 수도 있으니 그의 직업과 실력을 의심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신기했고 행복했고 뭉클했다  예고 없이? 무작정 들어간 카트만두의 한 펍에서 갑자기 누군가 통기타를 들고 나에게 노래를 불러준다면? 그 뭉클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예고 없는 사람과의 인연이 나의 여행을 더 나그네스럽게 만든다. 난 오늘도 이방의 길을 가는 나그네가 되었다.


다행히 아저씨는 글로벌 인맥을 보유하는 사람답게 페이스북을 하고 계셨다. 다시 한 번 기술의 진보에 발달에 감사하며 우리는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아쉬움 없이 마음 편하게 그곳을 나와 서로의 갈 길을 갔다.

 


\\"싸릉해요.\\"  못하는 영어는 이해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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