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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방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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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kipedia Jul 19. 2015

이방만남_ 스네하 자 #1

Ep#6_1 꿈 많은 네팔 대학생, 또래 친구 스네하와의 공감 이야기

파탄 더르바르 스퀘어

보름간만 있으려고 했던 네팔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결국 15일 더 있다 인도로 가기로 했다. 여행 일정을 도중에 연장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나의 사회의 일상은 빡빡했기 때문에 더욱더. 나는 여행의 남은 기간에 봉사를 할 기회가 생겨 네팔 학교에서 벽화봉사를 하며 지내고 있었다. 봉사를 하다가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사라는 영국인으로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방과 후에는 아르바이트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항상 나는 봉사가 끝나는 오후 시간이 되면 딱히 할 일이 없었는데 운이 좋게 사라의 권유로 사라의 클래스에서 영어 회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네팔의 어학원의 한국어 클래스는 학생이 200명에 육박하지만(한국어 열풍이 실로 엄청나다) 영어 클래스인 우리 반은 5명이 전부였다. 네팔 대학생 2명과 직장인 아저씨 1명 그리고 한국인 고등학생 1명 그리고 나. 그래서 우리 반 사람들은 깊은 대화를 나누며 더 친해질 수 있었고 수업이 끝나고도 같이 저녁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으러 다니며 더 친해지고 있었다.


 그 클래스에서도 나는 네팔 대학생 스네하와 많이 친해졌는데 스네하는 생각이 많고 외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아이여서 나랑 대화하기를 좋아했고 나에게 힌두교의 좋은 글귀 알려주곤 했다. 스네하는 주말에는 나를 백화점도 데리고 가주고 유적지도 데리고 가고 자기 대학 친구들도 소개해주면서 나를 많이 챙겨주었다.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S: Jaewook, Hello! How are you doing?

W: I'm fine thank you, and you?



사라's English Class


스네하 자 Sneha Jha 스네하는 영어 선생님 혹은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며 Tribhuvan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그녀는 네팔인 중에서도 인도 아리아 계통의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인도 사람처럼 눈이 크고 깊었으며 얼굴이 작아서 꽤 미인형에 속했다. 그리고 가진 눈동자에 어울리게 꽤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였다.


항상 스네하는 나에게 네팔의 고대 유적의 구석구석을 구경시켜주고 또 자신의 대학교 친구들도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우리는 드디어 그럴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는 또 설레었다. 네팔의 대학생 친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기대가 잔뜩 부풀었다. 만나는 약속 날까지 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주말 약속 날이 되었다!  일단 먼저 스네하를 만났고 시장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내가 선글라스가 망가져 하나 사야 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향한 곳은 네팔 파탄 지역의 5일장 같은 것이었는데 여러 개의 선글라스를 고르고 골라 레이밴 스타일의 멋진 흰색 선글라스 하나를 샀다. 가격은 매우 저렴했고 착용감도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한국돈 5천 원 정도였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애써 흥정하진 않았다. 스네하는 나에게 뭐 필요한 것이 또 있지 않느냐며 더 둘러보길 권했고 나는 신이 나서 시장 구경을 했다. 그렇게 시장을 가로질러 우리는 파탄 지역의 고대 힌두사원인 히란야 반야 사원으로 향했다.



네팔 파탄 지역의 시장 저멀리 이동식 제단이 보인다.

네팔의 카트만두는 정말 오래된 고대 유적지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 각각의 건축양식에 스며든 디테일 또한 너무 섬세해 놀랄 정도였다. 그런 건축에 흥미를 갖는 나는 스네하에게 꼬치꼬치 많은 것을 물었지만 스네하는 귀찮아하는 내색 없이 친절하게 유적 곳곳에 숨겨진 힌두교의 의미와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또 자기가 모르는 것은 관리인에게 물어가며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무슨 신 무슨 신 하도 신이 많아서 어려웠다. 아무튼 다 기억할 순 없었지만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네팔은 비가 한 번 오면 정말 무섭게 온다. 온 세상이 하얗게 될 만큼 세차게 오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비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마땅히 피할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사원의 처마 밑으로 몸을 피했다. 세차게 비가 와 하얘진 힌두사원은 몽환적이었다. 우리는 황순원의 소나기의 장면 마냥 처마 밑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빗소리도 대화도 참 좋았다. 그것은 낭만이었다. 그렇게 세차게 내린 비 덕분에 우린 서로의 진로와 꿈 등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W: 스네하, 너는 꿈이 뭐야? 대학 졸업 후에

 진로는 정했어?


S: 응, 나는 고민 중이야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하고 싶고 기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네~


W: 그렇구나, 나도야, 졸업 후에 어떤 진로를 가야 할지 정말 확신이 잘 안 선다.ㅠ


S: 재욱, 너는 잘할 거야~ 뭐든 힘내서 해!


W: 고마워~!



그렇게 점점 스네하와 나는 더욱 서로를 다독여주는 친구가 되고 있었다.


비오는 날의 힌두 사원
비를 피하는 중 스네하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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