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일기를 쓰며
꼭 그런 날이 있더라.
나는 늘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 오늘따라 왠지 가볍게 다니고 싶어서 책만 가지고 나왔어. 그런데 중요하게 연락해야 할 일이 생긴 거야. 혹은 몰입해서 써내려가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거나 말이지. 그럴 땐 큰 자판을 피아노치듯 두드리며 써내려가고 싶은데, 노트북이 없으면 괜히 자꾸 생각나고 마치 가려운 곳을 긁지 못한 것 같아.
반대로 그런 날도 있어.
늦잠 자서 기차를 놓칠 뻔했는데 기차가 5분 지연되었다는 소식을 받거나, 만석인 식당에 마침 자리가 난 경우, 혹은 내가 마지막 손님이어서 붕어빵을 하나 더 얹어주시는 그런 땡 잡은 날들! 내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분 좋은 일들이 일어날 때에는 사라지지 않도록 늘 일기에 흔적을 남겨놓고는 해. 그리고 나면 마치 그 기분 좋은 일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기라도 하듯, 더 좋은 일들이 가득 일어날 것만 같아.
그런 걸 떠올려보면 삶은 참 재미있어.
그리고 앞으로 또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무척 기대 돼.
너는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