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미러리스 하나 들고 사뿐사뿐 걸었습니다
2019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전, 10여년 간 사용해온 DSLR 장비를 일체 처분하고 가볍고 예쁜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하였습니다. 이번 퀴어퍼레이드 사진은 모두 23mm 단렌즈 하나로 촬영하였는데, 처음으로 가벼운 몸으로 행진하니 마음도 가볍고 여유가 생겨 재미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었습니다.
퀴어문화축제의 메인 이벤트는 퍼레이드. 그렇다면 퀴어퍼레이드의 볼거리는? 바로 트럭입니다. 레즈비언, 게이,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무지개예수, 퀴어페미니스트, 드랙퀸, 외국 퀴어문화축제 조직위 등 다양한 주제의 트럭들이 차례차례 출발하면 참여자들은 각자 제일 마음에 드는 트럭 뒤를 따라다니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깃발을 흔듭니다.
저는 3번 트럭인 한국여성민우회 트럭을 따라다녔습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는 대리모 산업과 관련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퀴어페미니스트가 함께할 수 있는 트럭이 있다는 사실이 예년보다 더욱 뜻깊고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여성 활동가와 남성성을, 남성 활동가가 여성성을 수행하면서 많은 환호를 유도하는 현장입니다.
제가 이번에 찍은 사진을 확인하면서 이 사진을 보고 가장 기분이 뭉클했습니다. 한글 간판들이 빼곡한 서울 시내를 가득 채운 무지개 물결이 주는 감동. 1년 중 딱 하루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