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Jul 17. 2024

오늘도 안녕하시죠? 가지 않은 길을 회상하며..

새벽에 갑자기 눈이 떠졌다. 더위에 지쳐서일까. 등에 식은땀이 나고 다시 잠이 잘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거려 본다. 


창문 밖으로 밤비가 내린다.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나의 인생 목표는 뭐였을까성공한 인생을 꿈꾸고 있는가? 그럼 지금 이 순간 삶은 어떤 길로 이어져 있는가?


꼬리를 무는 질문들의 답은 사실 존재 하지 않는다. 정답을 안다면 이미 성인의 경지에 올랐음을 자신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라는 시 속에서 저자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는 가지 않았던 길을 회상하고 한숨지으며 과거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할 것이라 한다.  


돌이켜 보면 인생은 순간적인 선택들과 사소한 운들이 합쳐져 엉뚱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합주곡이다. 때로 누군가에게는 성공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실패가 된다. 한정된 기회의 시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에게 가지 않았던 길은 언제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영원히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나는 사람들이 가지 않아 선택하지 않았던 그러나 어쩌면 내가 가고 싶었던 잡초가 무성했던 예전의 길을 돌이켜 본다. 멀리 서는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 길이 얼마나 진흙탕일지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워 소심해졌다. 


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은 들리지 않는다. 자기를 객관화해 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는 스스로가 겸손해진다.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이런 마음만으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국가의 발전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진정한 성숙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우리가 세계 최빈국에서 현재 선진국 초입에 들어선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연구 분야만 보아도 기초 과학 기술 강국으로 알고 있는 이웃 국가 일본이 100만 명당 연구 개발 인력이 5,331.2명인데 반해 우리는 7,980.4명이었다(2018년 기준). 지금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기 때문임을 기억할 때 감사도 함께 할 수 있다.


가지 않은 길을 회상하며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음으로 누렸던 것들로는 삶의 일부분만을 만족시킬 뿐이다. 평행 세계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길을 걸었을 무수한 또 다른 내가 있다면.. 어깨를 안고 술 한잔을 기울이며 그 길에 대해 밤새워 이야기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