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1일 일기
엄마는 이제 고통의 몸부림이 줄어들었다.
최근 끙끙거리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 진통제를 두배로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혈압도 유지되고, 소변도 잘 나오고, 산소포화도도 잘 유지되었다.
가래를 억지로 기계로 빼는 모습이 마음이 너무 아파서
고개를 돌려 자연적으로 가래를 흐르게 했더니 가래를 빼는 빈도수도 줄어들었다.
엉덩이에 심했던 욕창도 호전되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이모와 외삼촌이 다녀갔다.
덕분에 나에겐 소중한 친구인, 허 선생님을 곧바로 만나러 갔다.
6개월 전에는 선생님 앞에서 펑펑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제는 현재를 받아들이고, 단단해진 덕에 울지 않았다.
선생님도 나에게 "얼굴이 생각보다 상하지 않았네?" 하며 안부인사를 건넸다.
사실 간병이라는 일에 익숙해져버렸다.
물론 공격적인 섬망이 심했을 때 매우 힘든 시기였고,
여전히 밤에 자세를 바꿔주기 위해 알람을 듣고 일어나는 것은 힘들긴 하지만,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일에 익숙해져버린 것 일지도 모르겠다.
고민해야할 것들을 최소화하면, 삶의 행복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밖에 날씨가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고, 무엇을 입어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직장에 가서 힘들게 버티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된다.
배가 고프면 면회 온 손님들이 가져온 간식을 먹으면 되고,
심심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연락해도 된다.
엄마가 푹 자는 시간에는 나도 부족한 잠을 자면 되고,
좋아하는 책을 읽다보면 시간도 빨리 간다.
예전엔 엄마의 손님들이 면회를 오면 엄마가 힘들어하기에 싫었는데,
이제 엄마는 귀만 열려있기 때문에, 그들도 미안한 마음만 내려두고 얼른 자리를 떠나기에
손님들이 오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
때로는 돈 봉투만 내려놓고 떠나는 분들을 보고, 살아있는 장례식을 치르는 느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