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0일 일기
이전에 있었던 호스피스 병동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진작 안부 인사를 했어야 했는데.. 문득 어머님이 계시던 병실을 바라보는데, 늘 환하게 미소 짓던 모습이 선해서요.
잘 지내세요?”
왜인지 모르게 수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의 목이 막혔다.
새로운 병원에는 잘 도착했는지,
엄마는 어떻게 지내는 지,
보호자인 딸은 언제까지 엄마 곁에 머물 수 있는 건지,
복수를 빼는 배액관은 잘 관리가 되고 있는 지,
원하는 대로 아빠가 자주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는 지에 대하여 질문을 늘어놓으셨다.
엄마는 새로운 병원 잘 도착했고, 진통제를 맞으며 푹 자고만 있다고 말했다.
시설이 호스피스 병동에 비해 낙후되어있긴 하지만,
아빠가 매일같이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도 말했다.
“거기서도 배우자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계시군요.
어머님이 편하게 지내시다가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어요.
따님도 지금처럼 간호사로서 선한 영향력을 펼치길 기도 드릴게요.”
전화를 끊고서 얼른 눈물을 닦아내고 수간호사 선생님의 말을 곱씹었다.
집 근처 병원으로 옮기고 나서부터 엄마의 많은 지인들이 다녀가며
"왜 하루 아침에 이렇게 악화되었는지 알려달라"는 억지스러운 말만 듣다가,
안부 인사다운 말을 들으니 가슴이 찡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을 볼 때마다,
병원에서는 마주할 수 없는 저 온유함은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는 가 생각했었다.
수간호사 선생님은 환자들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매일 같이 하고,
간병인들에게는 "다 밥먹자고 하는 건데, 천천히 식사 먼저 하세요."라고 말했다.
감정적으로 벅찬 나의 엄마가 엉엉 울어버릴 때는 와서 말없이 안아주었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다.
전원을 가서 이제는 담당 환자가 아닌 데도
직접 전화로 안부인사를 건네다니, 감사하고도 존경스러운 벅찬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