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얼굴을 많이 봐두렴

by 단심


2024년 6월 12일 일기


엄마가 이제는 깊은 잠에 드는 것이 덜 고통스럽다는 것이 드디어 마음으로 받아들여졌다.

“엄마, 엄마, 엄마” 울부짖거나, 인상을 팍 쓰거나, 팔을 휘젓는 것은 전부 엄마의 몸부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진통제와 진정제를 아낌없이 사용하던 호스피스의 방침이 이제 이해가 된다.

엄마는 어젯밤부터 노랗고 끈적한 가래가 차기 시작했다.

그렁그렁한 소리가 마치 엄마가 얼마 안남았다는 신호를 주는 듯싶어 무서워지기도 했다.


엄마의 상태가 악화될수록, 간병의 힘듦보다 시간의 유한함만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왔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익숙해져버렸는지 고등학교 선생님과의 통화를 통해 머리를 맞은 듯 했다.

“엄마 얼굴을 많이 봐두렴.”

이 말을 듣자마자, 다시 한번 시간의 유한함이 더 가까이 다가온 듯 했다.


지난 한달동안 섬망 상태의 엄마를 동영상을 통해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엄마의 볼에 여러번 뽀뽀를 해주기도 했다.

핸드폰 속의 엄마 사진을 모아 정리하기도 했는데,

특히, 엄마 핸드폰 속에는 내가 카톡으로 보내준 예쁜 사진들이 고이 저장되어있었다.


본가에 내려와 농사일을 도우며 애틋하게 생활하는 모습도 쉴 틈 없이 찍어두었다.

나와 다르게 엄마는 나의 꾸밈없는 모습을 아름답게 지켜봐주고,

스냅사진을 남겨두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엄마는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구나.’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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