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기회

인생노트 마지막

by 단심

시집온 지 30년. 내내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연자가 다치는 바람에

어머님은 허리가 안좋아 서울에서 생활하시고 우리는 시아버지만 모시고 살았다.

아버지가 2번 뇌출혈로 쓰러지는 바람에 수족이 불편해져서 누워서 계시니 우리가 보살펴드려야 했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연자가 갈비뼈를 다쳐서 더이상 모실 수가 없어서

서울로 모시고 가서 요양병원에 들어가셨는데,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제한되어 자주 못가고 간호사들에게 보호를 부탁했어. 가신지 4개월만에 돌아가셨지.


난, 신랑이랑 오랜만에 신혼생활을 보내는가보다 하고 마음 편히 살아보자 했지. 근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친구가 있는 거야. 그 친구 이름이 암.

난 억울했지. 죽을 수가 없었지. 말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담담했어.

나에게도 찾아온 이것 때문에 같이 동침하기로 하고 열심히 치료에 전념했는데 마음대로 안되네.


좋은 지인을 만나, 그나마 일 년을 살았고,

4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CT를 찍었는데

안좋은 소식,

항암을 끊었다.

1달 반만 끊고 생활하기로 하고, 일상생활에서 치료하기로 했다.

오히려 마음도 편하다.

애들은 성인이다.


첫 째 아들 – 31살

둘 째 아들 – 30살

막내 딸 – 28살


신랑을 만난 지 3일만에 신랑이 보리타작을 하다가 콤바인기계가 체인에 팔을 물고 가버렸다. 왼쪽 팔 살을 갈기갈기 찢어버려서 한군데를 세 번 꿰멨다.

참 많은 사고가 있었다.

손가락이 배구공에 맞아서 부러지고,

에취기를 하다가 까만 눈동자를 찢어버리고, -결국 눈이 잘 안보인다.

에취기로 목 주위를 베였다.

에취기로 다리를 베였다.

연자도 차 사고 여러 번 있었지만

신랑은 차 사고로 죽을 뻔 했다.

차가 멈춘 순간 그 앞이 벼랑이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면 아마 큰 사고가 났을 것이다.


살면서 제일 잘한 것이 있지.

우리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 1달을 기다리는데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입술이 부르트고,

드디어 연락이 와서 성사되었다.

한군데가 10개가 있고 또랑 하나 사이로 6개가 있다.

먼저 산 논 옆에 있어서 너무 좋은 위치에 있어서 좋다.

아마 다른 사람이 사버렸다면 배가 아팠을 것 같다.

또 축사를 증축했다. 그 만큼 소의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큰 애가 귀농했다. 귀농하자마자 엄마가 아파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요양병원으로 입원해버리지, 아들은 당황할 수 밖에.

그래도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 활동할만큼 몸이 회복되자 시골에 왔지.

얼마나 좋은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길게, 5년만 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들을 출가만 시킨다면 좋으련만

지금 나이 58살 + 5 = 63살.


1993. 5. 21. 하늘머리에 시집와서

1994. 첫째 낳고 작은 축사 짓고

1995. 둘째 낳고창고 짓고

1996. 집 앞 논 사기

1997. 셋째 예쁜 딸 태어남.김대중 대통령 선거 당선

1998. 뻘논 6필 사서 처음으로 행복했다.

1999. 큰 축사 땅 사기

2020. 완성, 반쪽짜리 축사였는데

2022. 반쪽 완성.

이제는 없겠지 했는데 말농장 논 10필을 사게 되었다.

기회라는 것이 인생에서 세 번 온다했다.

2번째 기회였다.


나의 세 번째 기회는 무엇일까?

이것이다.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 순간.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 순간,

이제는 미워도 미워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짧다.

그래서 꿈과 희망만을 주려고

하련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길은 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잠잠했다면

연자는 잠시 가시밭을 지나

가려 한다.

내가 가야 한다면 하나하나

치우고 가련다.

3번째의 기회를 잡을란다.

5단계는 넘어야 되지 않겠는가.

할 수 있다. 연자이니까?

나는 연자를 사랑한다.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여자. 임연자가 되리라?


2024. 2. 28

이곳에다 무엇을 저장할까.

좋은 이야기 좋은 덕담.

이 친구와 동침한지가 1년 5개월

지인들의 보살핌과 지인들의 정성과 희망으로 이곳까지,

여기까지 왔다.

꽃집 언니, 김희자, 이경숙, 이미자, 임영춘

죽는 그날까지 못한 인순언니

제일 미안한 우리 딸

곽주미랑, 양, 말띠 친구들

매년 김치 가져다준 사람들

덕양사, 김선희, 미자, 이장언니

꽃집 언니

모두 모두 감사하다.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꿋꿋하게 살기를 바란다.


근데,

내 자신이 슬퍼지네.

자꾸만 처지고

자신도 없고

무엇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하는데.

게을러진 연자의 몸

희망을 가져야 되는데

한없이 눈물만 난다.

신랑이란 사람은 매일

소 밥 – 염소 밥 – 외출 – 술

자기 한 일 다 하고 나가는데 왜그러냐고 하지만.

내가 너무 기대가 컸나보다.

갈수록 실망이 커진다.

옛 말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했지. 기대 안하고 오늘부터

혼자라고 생각하고 살란다.

니 인생은 니 인생. 내 인생은 내 인생.

또 한번의 도전이랄까 큰 마음 먹고 일어서 보다가도 안되며

또다시 도전이다.

이제부터, 연자는 혼자다. 할 수 있어.

많이 먹고 힘내.

의지 하지 말고 믿지 말고. 살아오던대로.

힘차게. 열심히.


2024. 3. 5 화

6개월 안에 나의 몸에 변화가 온다는데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는 할 수 있다.

사람은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듯 옆에 있는

내 핏줄과 내 집사람도 중요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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