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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셜트래블러 Apr 27. 2021

#알고리즘의 배신 Part1

소셜 딜레마(2020 / 제프 올롭스키)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


 2019년 1월 동료들과 함께 다녀온 제주도 직원 연수. 

처음 준비부터 우리는 각자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2곳, 맛집 2곳을 선정한 후 무작위 뽑기를 통해 여행 계획을 세웠다. 내가 일하는 사회복지시설은 직원이 총 5명인 소규모 센터에서 근무하기에 이런 식의 연수계획이 가능할 수 있었다. 가기 싫은 연수가 아닌 조금 더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존중을 통해 진심으로 즐거운 연수를 만들고자 늘 연수를 이렇게 준비한다. 여하튼 우리는 각자 취향에 맞는 곳을 찾기 위해 각종 블로그와 *스타그램 등을 참고하며 여행을 준비하였고, SNS*의 도움을 받아 우리만의 멋진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제주도 여행 1일 차. 첫 번째 행선지는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곳에 위치해 은갈치를 통으로 구워주는 유명 맛집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우리에게 흩날리는 바다 내음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드디어 처음 마주한 생애 첫 은갈치. 맛집 직원 분은 우리 앞에 접시에 담긴 기다란 은갈치를 내려놓았고 잠시 기다리셨다. 우리가 살펴본 SNS에서는 먹기 좋게 뼈를 발라주신다고 했는데, 영문도 모르는 우린 몇 초간의 긴 침묵 끝에 옆 테이블을 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곧 우리도 주섬 주섬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숟가락으로 뼈를 탈골(?)하는 쇼를 볼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맛본 은갈치는.. 그냥 갈치 맛이었다. 그 후 동문시장을 방문했고 긴 쇼핑 끝에 허기가 진 우리는 떡볶이 가게를 방문했다. 가래떡으로 만든 떡볶이를 한 개 들어 입에 넣는 순간, 고생 끝에 도를 깨우친 것처럼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사진 한 장에 1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했음을.. 시장에서 먹은 떡볶이는 소위 꿀맛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의지했던 SNS는 보기 좋게 우리를 배신했고, 방문한 각종 맛집 중 동문시장 떡볶이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직원 연수가 되었다.


  '혹시 우리만 이랬나?' 갑자기 슬픔이 밀려온다.


‡SNS의 등장!!


  소셜 미디어.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SNS의 등장에 열광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트위터에 구조신호를 올려 그 트윗이 널리 퍼짐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미담 등, 이러한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기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수많은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와 더불어 소셜 미디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삶에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얼마 전 코로나로 전 세계가 신음할 때, 높은 전염성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챌린지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져 그들의 수고와 애씀을 빛나게 하였다. 이처럼 ‘존경합니다’의 뜻을 담은 수어를 표현한 ‘덕분에’ 챌린지를 비롯하여, SNS를 통한 다양한 챌린지들은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춰주고 우리의 마음 역시 따듯하게 만든다. 또한 SNS는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소통창구의 역할을 한다. 만날 수 없었던 벗들에게 안부를 묻고, 그들과 나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현대사회가 우리에게 빼앗았던 ‘관계’를 다시 돌려주었다. 물론 비대면적이면서 간헐적인 관계다. 더 나아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접 경험함을 통해 서로의 가치관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마치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SNS 이름도 얼굴책일까? 여하튼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양적으로도 풍요롭게 만들었다. 여기서 같은 방향이란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 혹은 정치색 등이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현대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대’의 가능성을 우리가 발견하게끔 도와준 공간이기도 하다. SNS는 이렇게 사회적 관계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 사회의 최대 단점으로 이야기하던 정보의 불균형 및 소외 등을 SNS가 크게 해소를 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누구나 SNS를 통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게 되었다. 특히 뉴스와 같이 언론사에서 일괄적으로 배포하는 편향 혹은 거짓, 과장된 정보들을 여과 없이 접할 수밖에 없었던 뉴스 환경 또한 SNS를 통해 크게 변화되었다. 이제 시민들은 신문사를 팔로우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성향 혹은 각자의 정의에 부합하는 기자들을 직접 선택해 그들의 기사를 받아보고 있다. 즉 공급자가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정보가 아닌 스마트폰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만을 선택하여 볼 수 있게 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즉 소셜 미디어(이하 SNS)는 직접적으로 우리가 향유하고 즐기는 일상 문화에 대한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문화 소비나 향유의 민주화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 제작과 지식 생산의 대중화를 더 앞당겼다. 특히 대중들의 협업을 통해 발현되는 표현물들이 집단 지성의 발현이나 미투 운동과 같은 인권 의식을 고양시키기도 한다.      

     

 SNS가 우리에게 선물한 순기능은 우리 사회를 마냥 풍족하게 만들 것만 같다. 그렇다면 <소셜 딜레마>는 어떤 문제의식으로 영화를 시작했을까? 관객의 이러한 궁금증에 대답이라도 하듯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매우 강렬하다. 영화는 먼저 인터뷰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시작하는데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서 일했는지를 밝힘으로써 그들의 문제의식에 대한 사실성과 정당성을 부여한다. 영화에 출연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팜, 파이어폭스 등에 근무했던 직원***들은 SNS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도구들이 실제로 놀라운 것들을 이뤄냈다는 걸 잊기가 정말로 쉽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했고, 장기 기증자도 찾았습니다. 의미 있는 시스템적인 변화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었어요. 이런 플랫폼 때문에요. 긍정적이었죠..  우린 그 동전의 앞면에 너무 혹했던 거예요.’

‘이런 것들은 공개하자마자 생명을 얻게 돼요. 그리고 사용자들의 사용 방법은 우리의 예상과 많이 다릅니다.’

‘이런 결과를 의도한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을 거예요.’

‘거대한 흑막은 없어요, 절대로요.’     


 영화는 다시 인터뷰이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뭐가 문제죠?’     


영화의 물음에 인터뷰이들은 긴 침묵으로 답을 하며 오프닝 시퀀스가 끝난다.      

<출처 : 소셜 딜레마 공식 홈페이지>



* Social Networking Service, 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핀터레스트 등

**이광석, 디지털의 배신, 인물과 사상사, 2020.06.30. P33

***트위터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페이스북 수익 창출 이사, 트위터 개발 플랫폼 지휘 및 소비자 상품 책임자, 구글 드라이브와 지메일 챗의 공동개발자이며 페이스북 페이지와 좋아요 버튼을 만든 사람 등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위 사진 참조;;



‡영화 톺아보기


 영화 <소셜 딜레마>는 감독 제프 올롭스키가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제프 올롭스키는 미국 영화감독으로 <빙하를 따라서>와 <산호초를 따라서>를 제작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빙하를 따라서>로 에미상* 수상하였으며, 두 영화로 모두 선댄스**에서 <빙하를 따라서>는 촬영상을, <산호초를 따라서>는 관객상을 수상했다. 참고로 <산호초를 따라서>는 2018년 한국에서 진행한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국제경쟁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영화 모두 인간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환경 문제들로 인해 어떻게 생태계가 소실되어 가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의 영상미도 매우 뛰어나 빙하와 산호초의 소실이 더욱 마음이 아파지며, 스스로의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하도록 만든다. 두 영화 중 <산호초를 따라서>는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이 두 영화를 통해 지금까지 환경문제에 천착했던 감독은 이제 인간 생태계까지 시선을 둔다. 인간의 탐욕이 자연 생태계를 넘어서 인간 생태계까지 어떻게 해악을 끼치는지 이번 영화를 통해 조망한다.

 

<소셜 딜레마>는 소셜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알기 위해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와 공동으로 제작하였다. 이후 영화는 선댄스에 초청받아 출품을 하였지만 아쉽게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영화는 출품 이후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자 코로나에 대한 내용과 홍콩 시위에 관한 내용을 추가 촬영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는 특이하게도 두 개의 에피소드가 교차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연출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SNS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의 형식이며, 다른 하나는 인터뷰 등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연기자들의 연기를 통해 우리에게 마치 드라마처럼 보여준다. 영화는 이 두 개의 형식을 씨줄과 날줄처럼 정교하게 교차로 연출함으로써 SNS의 문제점들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서 오프닝 시퀀스를 매우 비중 있게 구성하는데, <소셜 딜레마>의 오프닝 시퀀스는 위의 언급대로 여타의 다큐멘터리보다 매우 강렬하고 충격적이게 다가온다. 영화는 오프닝 이후 SNS의 문제점에 긴 침묵으로 답했던 그들 대신 사회문제가 실제로 일어나는 장면들을 바로 뒤에 배치함으로써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한다.       


‡자본의 이윤을 위한 땔감 ‘빅데이터’


 영화가 이야기하는 SNS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SNS의 중점 기술인 빅데이터가 무엇이며, 이것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사회에서 큰 이슈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빅데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정보를 모으고 저장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닌 이를 기반으로 다른 신기술들을 작동시키고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중점 기술이다. 빅데이터는 매년 정부가 조사하는 사회인구조사 등과 같은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닌, 사람들이 일상에서 표현되는 기호, 정서 표현, 생활문화 양식 등을 지칭하며 사람들의 일상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정보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수집되고, 수집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각 개인의 알고리즘을 파악한다.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 방식은 매우 놀랍다.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도, 검색 창에 검색을 하지 않아도, 게시물을 이용하는 시간을 초단위로 분석하며, 심지어 스크롤을 내리는 속도까지도 수집·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성격, 성향, 기호 등 모든 것을 데이터화 한 후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사실 귀중한 개인정보의 영역이다. 보통 복지시설의 CCTV를 설치하더라도 사람들의 동의를 받고 이를 문서화시켜놓는다. 또한 복지시설 이용자가 CCTV를 열람하고 싶을 때는 공식적으로 열람 신청을 해야 하며 경찰관까지 대동해야 한다. 이렇게 개인정보가 매우 중요한 시대에서 기업들이 한 사람의 패턴과 성향을 모두 수집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런 부분을 영화는 강조하며 이렇게 감시하고 수집한 데이터가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이야기하며, 영화는 이를 감시 자본주의***라고 표현한다. 감시 자본주의는 구글 이용자에게 광고를 띄울 때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데 이를 타깃 광고라고 하며, 이 타깃 광고가 감시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시초라고 한다. 그렇기에 영화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단순히 우리의 기호를 찾아주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SNS를 이용하지만 이를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SNS 플랫폼이 수입을 얻는 과정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


 파이어폭스 전 직원인 라스킨은 우리가 무료로 상품(SNS)을 이용하는 대신 광고주들이 우리가 쓰는 상품(SNS)에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람들은 SNS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광고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  SNS 플랫폼의 주 고객은 '광고주'이며 팔리는 것은 SNS 플랫폼이 보유한 자원, 즉 ‘사용자’라는 것이다. 기업에게 판매되는 과정을 보면 이렇다. SNS에서의 모든 활동이 감시되어 데이터로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각 사람을 분석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생성된 피드들이 우리를 SNS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도록 만든다.****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각 사람의 기호와 성향에 맞는 광고*****에 지속적으로 노출한다. 그리고 SNS는 광고를 통해 기업들에게 이윤을 창출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광고 노출을 위해 사람들의 손에 핸드폰을 놓지 않도록 만든다. 알고리즘은 SNS를 이용하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 후 계속 피드를 새로 올려주는 역할뿐 아니라, SNS에 접속하지 않는 순간에도 다시 SNS에 머무를 수 있도록 새로운 소식을 알람으로 수시로 전달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알람을 통해 수시로 SNS에 접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해요. 구글은 그저 검색엔진이고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사생활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건 당신의 관심을 놓고 그들이 경쟁한다는 겁니다. 회사들은 사람들의 눈을 계속 잡아 두려고 합니다. 그들은 사용자의 관심을 최대한 끌 방법을 찾으려 고민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SNS에 중독되어간다.       


*TV의 아카데미상이다. 

**선댄스 영화제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저예산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발굴하는 영화제로 권위가 있는 영화제로 세계 최초의 국제 독립영화제이다.

***인간 행동이 만드는 데이터를 기업이 직접 수집해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주의를 이르는 말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쇼샤나 주보프(Shoshana Zuboff) 교수가 2019년 발표한 저서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SNS는 사람이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태그를 사용해 계속 게시물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대화를 할 때 말줄임표를 넣음으로 계속 시선을 잡아두는 등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타깃 광고라고 하는데, 이 타깃 광고는 개인 정보를 지나치게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 구굴의 전 디자인 윤리학자, 2018년 NGO단체 인간적 기술센터 공동 창업자이다. 극 중에서 TV 아나운서는 해리스를 실리콘 밸리에서 양심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 소개한다.



‡모든 역기능의 시작 '중독'


‘우리는 페이스북이 중독적이길 원치 않습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접하고,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이 목표일 뿐입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2020년 11월 미 상원 화상 청문회에 출석하여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람들에게 SNS의 역기능에 대해 묻는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주제가 바로 중독일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매체들로 인한 중독에 대해 지금껏 흔하게 접해왔다.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바보상자라고 불려졌던 TV까지. 이와 같은 매체들에 대한 중독이라는 사회적 파장을 일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늘 그렇듯 사람들은 현명하게 대처해왔다. 그러나 SNS가 실제 사회에 끼치는 파급력은 타 매체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있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10대들의 SNS 중독에 대해 크게 비중을 두고, 이를 드라마 형식으로 다양하게 묘사하는데, 일례로 잠깐의 식사시간을 위해 10대 자녀의 핸드폰을 상자에 넣으니 잠깐을 참지 못한 자녀가 망치로 상자를 부수고 핸드폰을 가져가기도 한다. 매우 극단적인 묘사로 보이나 영화는 미국의 10대들에게 SNS가 끼치는 역기능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SNS의 중독적 현상에 대해 영화는 ‘소셜 미디어에서는 초 단위로 콘텐츠가 올라오며, 콘텐츠를 볼 때마다 뇌가 자극을 받는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뇌가 도박장에서 패를 보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끊기가 힘들다. 또한 스크롤을 아래로 내릴 때마다 새로운 피드가 생성*되는 것이 마치 라스베이거스에서 슬롯머신을 내리는 행위와 비슷하다. 슬롯머신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SNS가 다양한 심리학적인 설득 기술로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것은 너무나 쉽다. 성장기에 있는 10대들은 성인에 비해 당연하게도 중독적인 부분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을 향해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영화는 일갈한다. 영화는 위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근거자료를 제시하는데, SNS가 등장한 후 2011년~2013년 미국 10대들의 우울증이 급증했다고 이야기한다. 10대 후반은 62%, 10대 초반은 189%가 증가하였으며, 2011년 이전 10대들의 자살률에 비해 무려 151%가 증가하였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10대 여아의 경우 무려 169%나 증가하였으며, 10대 여아 중 10만 명이 매년 자해로 인해 병원에 입원을 한다. 이와 같은 기록의 유의미성을 파악하기 위해 살펴보면 2010년, 2011년까지 매우 안정적이었으나 2012년부터 급상승한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이러한 기록을 영화는 분석하는데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예민할 시기이기 때문에 SNS의 반응으로 인한 우울증 등은 매우 10대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극 중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은 댓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행복해 보이는 멋진 사진을 올려 사람들의 반응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일상의 형태들은 사진처럼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즉 SNS는 아이들의 관심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장악한다. SNS에 장악된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비평에 신경을 쓰고, 점점 가치와 진실을 혼동한다. 이렇게 중독된 청소년과 아이들은 마치 허상처럼 오래가지도 않는 것에 매달리다가 더욱 공허한 삶을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SNS에 점령된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들의 운전면허 취득률을 떨어지고 있으며, 이성친구와 데이트 같은 로맨틱한 관계를 가져본 이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다는 자료를 영화는 제시한다. 이제 SNS가 하나의 세대 전체를 훈련하고 길들여버렸다. 영화는 이를 디지털 젖꼭지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한 세대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다. 

-- Part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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