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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굶습니다. (3)

전단식 3일 차

by 지현

오늘 죽을 먹어야 하는데, 끓일 밥이 없다. 머리를 굴리니 냉장고 한켠에 있는 한살림 오트밀이 떠오른다. 오트밀을 끓이면 귀리죽이 되니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열심히 끓인다.

걸쭉한 죽이 되었다. 반찬은 한살림 백김치 국물. 진짜 맛있다. 그런데 왜 단식 때만 먹게 될까? ㅎㅎ 평소에는 생각이 잘 안 난다. 잊지 말고 종종 먹어야겠다.

저녁은 남은 귀리죽에 물을 더 부어 묽은 죽을 만든다. 또 끓인다. 거의 미음이다. 백김치 국물 냠냠. 설거지할 게 거의 없다. 그냥 물로 스윽 헹구면 그만이다.

효소 단식을 할 때는 효소 희석한 물을 수시로 마신다. 이번엔 장국 단식이니 장국을 수시로 마시고 있다. 좀 짭짤해서 따뜻한 물과 섞어 먹는다.


자기 전에는 마그밀 5-6알을 먹고 잔다. 내일부터 장을 비우는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마그밀을 먹지 않으면 대신 관장을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소란이 진행하는 공복친구들의 단식 프로그램은 마그밀을 먹게 해서 부담이 적다.


1월에 하는 단식은 뭔가 지난 한 해를 정돈하며 새해를 잘 준비하게 하는 의례 같다. 내 파트너와 파트너십도 돈독하게 해 주고. 효능감도 생긴다. 자신감, 나를 믿는 마음은 물론이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단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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