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 테레즈>
아주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완독 했다. 퍼트리샤 스미스의 '캐롤'
한참 전 영화를 먼저 봤는데, 결말이 어땠었는지 생각나지 않아 오랜만에 다시 보고는 작품 내 설명이 충분치 못하다 싶은 부분들이 책에는 있으려나 싶어 책까지 찾아보게 됐다.
남들처럼 적령기에 결혼과 출산을 선택했던 캐롤이, 현재 하지(남편)를 그토록 혐오하고 이혼을 밀어붙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지 궁금했다. 물론 누군가와 가족이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니 별다른 이유가 없다한들 설명이 부족하진 않지만, 책에서라면 어떤 설명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역시나 하지의 존재는 책에서도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의외로 책에서 발견하게 된 새로운 인물은 주인공 테레즈였다. 훨씬 더 자기감정을 일찍 이해하고, 잃을 것이 크게 없어 겁 없이 달려들어 되려 캐롤이 한 발 물러서게 하는 당돌한 모습이다. 난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삐뚜름하게 웃고 있는 퍼트리샤 스미스 본인의 젊은 모습이 떠올랐다. 테레즈가 그녀의 분신 같았다.
캐롤은 '소금의 값( The Price of Salt)'이라는 제목에 클레어 모건이라는 필명으로 출간되었다가, 90년이 돼서야 퍼트리샤 본인이 쓴 책임을 알리고 애초에 본인이 붙이고 싶었던 '캐롤'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출판하게 됐다고 한다. 범죄 심리묘사의 대가로 불리는 그답게 캐럴에서의 감정묘사도 훌륭하고, 물론이지만 아주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