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지켜볼 때 고려할 점
상담교사로 살아남기
자녀들의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시간과 그 허용범위를 두고 부모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물론 언론을 통해 간간히 듣게 되는 인터넷 세상은 불법 콘텐츠, 폭력적인 정보, 혐오자료, 사이버불링 등 잠재적인 위험들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을 통해 글로벌 정보에 접근하여 교육 자원들을 제공받고 또래관계에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콘텐츠 제작, 다양한 경험 공유를 할 수 있는 등의 긍정적인 면들도 명확합니다.
부모들이 자녀의 인터넷 사용을 두고 우려되는 점이 많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인터넷 사용 방법이나 지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 자신이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자극적이거나 유용하지 못한 정보들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본인의 경험을 자녀에게 투사하여 자녀 또한 인터넷을 사용하면 건강하지 못한 콘텐츠들을 주로 소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입니다. 부모는 이런 위험한(?) 인터넷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인터넷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 좋은 해결책이 아닐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인터넷 사용방법을 교육하고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면서도, 적절하게 인터넷을 사용하여 온라인 세상에서 건강한 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합니다.
이제 온라인 공간에서의 자기는 오프라인 세상 속 자기만큼이나 중요한 정체성을 지닌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온라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는 자녀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학교에서 만난 어떤 아이들은 온라인 세상 속 자신을 현실세계보다 훨씬 더 멋지고 나은 사람으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관계 단절)하고 온라인 속 친구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하기도 합니다.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과 더 맞는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죠.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아이들이 주말에 온라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간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에 현실 세계에서의 자기와 온라인 속 자신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먼저 현실세계보다 훨씬 나은 자신으로 온라인 세계에서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 통계적으로 주변 친구들은 이를 좋지 않게 인식하며 허황된 온라인 속 모습을 허용해 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과장된 온라인 속 자기로 인해 일상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다음으로 온라인 속 친구들에게 집중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미 현실세계 속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만, 자주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의 관계만 집중하면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주변 자원들이 점차 사라지게 되고 현실세계에서는 더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속 자기와 오프라인 속 자기는 가능한 비슷한 수준에서 정체성을 유지해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통합한 채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른의 삶을 예로 들자면 장소와 만나는 사람들에 따라 성격이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사람보다는 삶을 통합해서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자신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의 부모들이 어렸을 때 이제 인터넷이 막 시작하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았을 시대였습니다. 그때는 인터넷 속에서 관계 맺기나 자신을 어떻게 표현해 가는지는 덜 중요했지만 이제는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은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 속에서 현실세계서의 삶과 다르게 너무 허황되거나 과장되기 않게, 또는 너무 현실세계를 너무 등한시한 채 온라인 세상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함께 점검해주고 지켜봐서 자녀가 일상생활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