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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02. 2022

이렇게 또 찾아온 연말, 올해 저는 이렇게 살았습니다.

올해는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까요? 또 어떻게 내년을 시작할까요?

이 즈음 다들 하는 말이 있죠? ‘아니 뭐 했다고 벌써 12월이야?’ ‘또 한 살 나이를 먹네.’ 푸념 섞인 말들이 숨 쉬듯 나오는 연말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는지요?” (한 번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시죠 ^^)


작년 연말, 저는 살면서 처음으로 한 해 계획을 회사가 경영계획을 세우듯이 세워봤습니다. 매년 회사가 가을부터 차년도 계획을 세우기 위해 분주하고, 만들고 고치고를 반복하면서 계획을 잡아나가는데 내 삶에 대해선 그렇게까지 고민을 안 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눈 내리던 어느 주말 차분하게 앉아 파워포인트에 이것저것 정리했었습니다. (만들면서 나름 뿌듯했었어요.)


계획을 세우는 분야는 ‘건강’, ‘재정상태’, ‘자기 계발’ 등이었어요. 어떻게 운동을 해야지, 소비를 어떻게 절약하고 돈을 모아야지, 일도 일이지만 공부도 놓치지 말아야지. 등의 내용을 나름 잘 담았습니다. 목표 수준을 적고, 이를 위한 실행계획을 세우고요. 그렇게 연초에는 그 계획서를 따라가면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갓생’이 이런 건가 싶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더라고요. 어디서부터 꼬였는가 하면, 직장에서 제 업무가 바뀌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하던 프로젝트가 흔한 말로 ‘망해서’ 다시 부서로 복귀를 하게 된 것이죠. 사실 제가 올해 그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예정이었고, 원 소속에서는 이를 감안해 이미 동료들에게 업무들을 다 분배한 상황에서 복귀를 했습니다. 업무 목표부터 고쳐야 했는데,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프리롤’ 상황이 어느 정도 지속됐습니다. 정말이지, 내가 맡고 있는 일이 확실히 있어야 하는구나를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그 시기가 그리 길진 않았습니다만, 연초부터 세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팀의 요청에 따라 여러 업무를 바꿔가며 맡게 되었습니다. 목표는 한 3~4번 수정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한 해에 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정말 올해가 앞으로도 기록에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외채용, Global HR, 임원인사, 조직개편, 그 외의 수명 업무 등등. (다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되겠죠.) 다양한 경험을 한 번에 하는 것은 참 좋지만, 한편으로는 깊게 한 일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일의 변화가 무쌍한 상황이라 생각했던 ‘공부’는 저만치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일 적응하기도 바쁜데, 그 이상 뭘 더 배울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물론 이것도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안 그럴 거예요.) 그래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운동’이었습니다. 전보다 몸무게도 많이 늘었고, 체력도 많이 약해진 것을 느꼈기 때문이죠. 2월부터 시작된 새벽 운동은 어느새 11개월째를 맞이하고 있고, 새로이 시작한 ‘골프’도 재미를 붙여서 하고 있습니다. (진작에 배울 걸)


지난 주말, 연초에 세웠던 계획서를 오랜만에 다시 열어서 Reflection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놓친 게 있다면, ‘수정계획’을 세울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죠. 기업이 그 고생을 해서 계획을 세우고 연중에 왜 그렇게 고치는 지도 다시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달마다, 분기마다 점검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마음먹은 게 있다면, 못 지킨 것에 아쉬워 말고 지킨 것에 뿌듯해하자는 겁니다. 긍정적으로 살아야죠.


아 정말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어차피 지나 간 세월을 잡을 수 없기에 지난 일들은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안 좋았던 것들은 홀가분하게 보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도 틈날 때마다 자리에 앉아 내년 인생계획을 세워보려 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지킨 것들이 많을 수 있도록 목표 수준도 조정해보고, 항목들도 고민해 볼 겁니다. ‘갓생기획’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아무쪼록 모두 연말까지 건강하시고, 편안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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