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에 공부해요_열번째 공부방
안녕하세요, 마틸다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이었는데! 어느새 숨이 턱턱 막히는 한여름 날씨가 되었네요. 여름이 되면 코로나가 어느 정도 종식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끊이지 않는 재난문자를 보면서 ‘우리 모두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구나’ 생각하는 요즘이예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권대봉, 조대연 교수님이 쓰신 <HRD Essence> 입니다. 무려 고려대 교육대학원 전공 서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어마무시한 개론서인데요. 역시나 시중에 나와있는 말랑말랑한 경영서적과는 차원이 다른, 교육학적인 접근의 어려운 이론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늘 실무에만 강하고 이론에는 취약했던 저에게는 기본 개념을 잡아주는, 의미있는 경험이기도 했는데요. 지금부터 여러분께도 그 경험을 나눠드리지요, 하핫.
책의 서두에서는 먼저 HRD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서 짚고 있습니다. 저에게 HRD라고 하면- ‘인적자원개발’ (Human Resorce Development) 즉, 조직의 인적자원인 구성원들의 능력과 스킬을 함양하여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정도로 설명할 것 같은데요. 책에서는 보다 디테일하게 HRD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HRD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문제파악 및 해결과정이다.
HRD의 분석단위는 개인, 팀, 그리고 조직이다.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
HRD의 주요 해결책은 교육훈련으로 대표되는 개인개발, 조직개발, 그리고 경력개발을 포함한다.
HRD의 목적은 조직의 성과향상과 개인의 성취에 있다.
오, 좀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예요. 실무에 있다보면 HRD팀에서 하는 일이 ‘교육’ 위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HRD는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와닿는군요.
또한 HRD 연구자 및 담당자가 HRD를 바라보는 시각을 ‘HRD 패러다임’ 이라고 하는데, 크게 학습중심패러다임과 성과중심패러다임으로 나뉘어진다고 해요.
학습중심패러다임은 > 학습을 통해 개인을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향상.
성과중심패러다임은 > 직접적인 조직 성과 향상에 목적을 둠. 학습 뿐만 아니라 다양한 HRD 전략에도 관심.
이렇게 기준점이 나눠지게 되는데요, 위의 전통적인 시각이 아닌 제 3의 패러다임이 수년 전부터 논의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개인의 일에 대한 전문성 향상과 함께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식인데요. 결국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인간’에 있다는 것이죠. 국내에도 워라밸, 주 52시간제 도입 등의 문화가 생겨나면서, 개인의 삶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한 기업의 HRD 담당자분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워라밸’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화두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핵심은, 개인의 삶도 중요하니 빨리 퇴근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HRD가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HRD의 프로세스는 크게 3단계로 구성됩니다. 분석 > 설계와 실행 > 평가 및 개선의 진행방식인데요. 물론 직원 교육의 경우, 기업들마다 매년 진행하는 루틴이 있어 해당 시즌이 되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책에서는 각 단계별로 매우 꼼꼼하고 섬세한 작업들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먼저 첫번째, 분석단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전략이 필요한데요. 이는 철저히 데이터 수집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전략적 기획은 현재 우리 조직의 상태를 파악하는 내부 스크리닝을 통해, 미래 우리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외부 스크리닝으로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SWOT 분석으로 대입해보자면,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강점 요인 S(Strength)와 약점 요인 W(Weakness)가 될 것이고요. 미래의 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기회 요인 O(Opportunity) 과 위협 요인 T(Threat)가 되겠네요.
이를 위해서는 HRD 담당자도 경영전략실, 그리고 R&D 부서 등의 전문가와 함께 전략적 기획 회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을 경영하는 리더들의 미래지향적인 방향과 전략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요구 분석은 현재 수준과 바람직한 수준 사이의 차이를 규명하고 이들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체계적이며 과학적 과정입니다. 요구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자료 수집 방법을 사용할 것 (ex. 설문+면접 / 설문+전문가협의회)
설문 기법을 활용
요구 분석 실시 대상을 프로그램 수혜자와 프로그램 제공자까지 고려할 것
우선순위 결정 노력에 관심을 가져야 함
현재 성과 수준과 바람직한 성과 수준의 차이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기 위한 과정을 ‘성과 분석’이라고 합니다.
크게 조직 차원의 성과 분석과 팀 차원의 성과 분석, 그리고 개인 차원의 성과 분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조직 차원의 성과는 고객을 감동시켜 다시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즉, 상품과 서비스에 의해 성과가 결정되는 것이죠. 팀 차원의 성과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에 중심을 둡니다. 하지만 결국 팀 차원의 성과 분석의 최종 목표 역시 조직 차원의 성과 향상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 차원의 성과 분석은 시스템으로서의 업무 수행자인 개인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직무 분석은 하나의 직무에 대한 구성요소, 특성, 요건을 중심으로 직무를 명확히 정의하고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행위 중심의 세부 작업을 도출하는 체계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를 디테일하고 명확하게 분석하게 되면, 해당 담당자들에게 필요한 업무 역량이 어떤 것인지, 어떤 내용을 교육해야할지가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 되겠죠.
와우, 이렇게나 꼼꼼하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구성원들과 조직의 니즈를 파악한다면, 좋은 교육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1그램도 R&D 과정을 통해 사전 데이터 분석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어디에서나 똑같이 진행되는 교육이 아닌, 해당 기업의 구성원들을 위해 최대한 커스터마이징된 교육을 제공하는 노력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HRD=교육’이라는 인식이 매우 익숙한데요. 21그램 역시 HRD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기업에서 교육훈련에만 집중된 HRD가 이루어지게 되면, HRD 담당자는 ‘정해진 시즌에 교육과정을 수동적으로 운영하는’ 지원 부서의 역할 밖에 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전략적 HRD가 필요한데요. 전략적 HRD는 교육훈련을 포함한 다양한 HRD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조직의 비즈니스 전략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제안,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HRD 담당자는 지역, 국가, 그리고 글로벌 차원의 비즈니스 이슈와 관련된 환경과 조직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전략적 마인드를 제고해야 한다.
다양한 HRD 전략에 익숙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HRD 담당자에게 “Content Free”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Content Free, 즉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데- 쉽게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업사원의 경험을 갖고 영업사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든지, 오랜 경력의 교사 경력을 통해 교재의 목차를 구성하게 된다면- 자신의 일부 경험에만 기초한 축소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HRD 담당자는 콘텐츠(내용) 전문가가 아닌 프레임(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교수 기법과 운영 방식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담당자야말로, 전략적 HRD가 가능한 거겠죠.
조직 구성원이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의 직무에 기대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 또는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획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합니다.
1) 형태에 따른 구분
Awareness training : 조직 구성원의 의식 및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비전/핵심가치교육)
Managerial training : 관리능력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 (리더십/승진자교육)
Technical training : 직무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 (직무교육)
2) 실시 장소에 따른 구분
집합교육 : 업무현장에서 벗어나 실시되는 교육 (가장 많음)
현장교육 : 직무수행 장소에서 실시되는 교육 (ex. OJT)
원격교육 : 강사와 학습자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매체를 활용하여 진행하는 교육 (최근 10년간 가장 강조)
3) 교육 훈련의 접근법에 따른 구분
자율학습
소집단 또는 대집단
1대1 (멘토링, 코칭)
이렇게 보니 21그램의 교육 솔루션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 수 있네요. 먼저 형태적으로는 Awareness & Managerial training에 속하겠고요. 집합교육, 그리고 소집단/대집단 형태의 교육임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격교육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기본적으로는 HRM과 동일하게 조직 변화를 기반으로 하지만, 학습 / 지식 / 공유가 조직 개발의 핵심입니다.
자아 인식(self-awareness) 및 인간관계 변화 : 팀 빌딩, 갈등 해결, 스트레스 관리, MBTI, 조직문화 및 조직 분위기를 측정하는 진단지 활용
개인과 그룹의 변화 : 목표 수립, 성과 관리, 선발 과정, 리더십 훈련, TQM(Total Quality Management), 계단식 훈련 등 활용
구조적 재설계(변화) : 과업재설계, 직무재설계, workflow 재설계, IT 기반 등 활용
조직 개발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교육을 벗어난 다양한 HRD 전략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학습 조직 운영이라든지 지식 경영, 실천 공동체, 강점 탐구 등의 전략을 통해 조직 개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경력 개발은 직장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직업내 직무 관련 역량과 재능을 개발하고 이를 조직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경력 계획
조직구성원 개인이 주체가 되어 준비하고 실행에 참여.
교육훈련시스템, 사내공모제, 경력상담, 직무 순환, 목표 관리제, 멘토링
경력 관리
조직이 개인의 경력 개발을 관리하고 지원. 개인과 조직의 니즈에 대한 조화를 중시해야 함.
인력계획, 교육비 지원 프로그램, 멘토링, 코칭, 목표관리, 성과관리
휴, 이렇게 개념을 정립해보니 HRD는 참으로 방대한 학문이로군요...
평상시 잘 알고 있는 개념과 이론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차근차근 접해보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기업 안에서의 HRD 담당자의 역할과 전략적 HRD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저 역시도 많은 것을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HRD프로그램의 개발과 평가, 그리고 HRD 담당자의 역량과 역할에 대해 소개할 예정인데요! 오늘의 이야기가 전초전이었다면, 다음 시간에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대한 내용이니까 절대 놓치지 마세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