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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라 Dec 09. 2020

서비스를 추천하고 싶게 만드는 3가지 방법

힙서비콘_1기_1편

지난 10월 6일, 힙서비콘(힙한 서비스들의 비밀 UX 콘퍼런스) 1기에 참여해 "잘 나가는 서비스라면 꼭! 추천(Referral) 기능을 만드는 3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글의 1편은 콘퍼런스의 내용을 글로 정리했고, 2편은 발표 내용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점으로 구성했는데요, 평소에 바이럴 또는 추천(Referral)에 관심이 있으셨던 PM/PO, 마케터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왜 추천(Referral)인가?

여러분은 어떤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그리고 그 서비스는 어떤 경로로 알게 되셨나요? 제가 어떻게 특정 서비스를 알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부동산/프롭테크 앱 '호갱노노', 영어공부 앱 '케이크', 전자책 구독 앱 '밀리' 등 제가 요즘 애용하고 있는 앱들은 모두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더라고요.

회사 GA데이터 (숫자 및 기간은 비밀!) - Referral 이탈률이 제일 낮아요.

마케터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진짜 자신 있게 만든 콘텐츠로 유저를 후킹하더라도, 대다수 유저는 우리 서비스의 '아하모먼트(A-ha moment: 유저가 서비스의 가치를 경험하는 결정적인 순간)'를 경험하기 전에 이탈해버리더라고요....


하지만 추천을 통해 들어온 유저는 이탈률이 낮아요. 서비스를 만든 '회사'가 아닌 '내 지인'에게서 정보를 전해 들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뢰를 갖고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거든요. 이렇게 이탈률이 낮은 '고품질 유저'는 서비스를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는 팬이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죠. 힘들게 만든 우리 서비스를 사랑해주는 유저를 더 많이 만들기,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좋은 추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3가지 방법을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추천(Referral)은 서비스에서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바이럴을 포함한 개념입니다.)



1. 적절한 맥락에서 공유를 유도하라

* 출처: https://growth.design/case-studies/tesla-word-of-mouth/

제가 추천하는 세 가지 방법 중에 가장 자연스러운 추천 유도 방법이에요. 넛지('팔꿈치로 쿡쿡 찌른다'는 뜻)라는 말 들어보셨죠?


"와, 이 앱 진짜 괜찮네. 친구들한테 알려줘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 실제로 추천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등을 떠밀어줘야 한다는 거죠.


- GOOD: 유저가 추천(공유)하고 싶을 만한 맥락에서 실제 행동을 유도하는 거라 가장 거부감이 적어요.

- GOOD: 추천 유도에 어떤 비용도 들지 않아요.

- BAD: 하지만, 물질적/외적 보상에 반응하는 유저들에겐 소용 없을 거예요.

    


잘하고 있는 서비스 몇 가지를 살펴보면요,


1)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

책을 보다가 혼자서 보기 아까운 문구들을 발견할 때 있잖아요. 그래서 하이라이트를 쳤는데, 딱 '공유'라는 문구가 보이네요! 그냥 공유하기도 아니고, '이미지로 멋지게 공유'하라고, 예쁜 UI까지 적용한 카드형 이미지를 만들어줘요.


인스타그램에 혹은 친구에게 카톡으로 보내주기 딱이죠. 받아본 친구는 문구와 함께 그 문구가 실린 책이 무슨 책인지 확인할 수 있고, 바로 리디북스에서 구매하기로 이어져요. 진짜 자연스러운(seamless) 연결이지 않나요?



2) 명상 구독서비스 'Calm'

명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명상이 끝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전 명상을 좋아하는데요, 명상을 하는 그 순간도 좋지만, 끝났을 때의 뿌듯함과 상쾌함이 제일 좋더라고요. '오늘의 명상(Daily Calm)' 및 주제별 명상을 제공하는 미국의 명상 구독서비스 Calm에선 명상이 끝난 바로 그 순간, 감동적인 인용구(quote)를 보여줘요.


"기억하세요. 오늘 우리가 한 건 한 번이나 두 번으로 끝내버릴 일이 아니에요. 우리의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마음을 깨우는 일은 평생에 걸쳐 진행돼야죠." 이 인용구에 깊이 공감한 저는 자연스럽게 인용구 공유하기(Share Quote) 버튼을 누릅니다.

이런 식으로 1,000개가 넘는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와있네요. 게시물을 본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Calm이 뭐지?'하고 관심을 갖겠죠?



3) 모바일 여행가이드 '트리플'

전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함께 하는 여행을 더 좋아해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이 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행복이 배가 되더라고요. 트리플도 이 점을 잘 알았나 봐요.


작년에 시드니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요, 트리플을 이용해서 가고 싶은 관광지 이동경로를 짜는 중, 바로 위에 '일행과 함께 일정 짜기' 버튼이 보이더라고요. 곧바로 남편과 공유해서 제 남편도 트리플의 유저가 되었어요.



2. 추천인 프리미엄

두 번째 방법은 공유/추천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거예요.


추천(Referral)을 이용한 성공사례로 아마 드롭박스의 사례는 익숙하실 거예요. 드롭박스는 친구를 초대하면 최대 16GB의 저장공간을 제공해주는데요, 드롭박스가 제공하는 이 혜택을 매력적으로 느낀 사람들이 드롭박스를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죠. 결과적으로 드롭박스는 15개월 만에 4백만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3,900% 증가), 일일 회원 가입자 중 35%가 추천을 통해 유입된 유저였다고 해요. 이게 2010년의 일인데, 지금 2020년에도 동일한 추천 프로그램을 온보딩 프로세스(신규 가입자가 서비스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을 만큼, 성공적인 사례로 꼽혀요.

- GOOD: 이런 추천 방식의 경우에 유저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명확하기 때문에 많은 추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 BAD: 반면에, 서비스가 제공하는 혜택(기능)이 매력적이지 않을 경우에는 효과가 없겠죠.



제가 발견한 좋은 사례로는요,


1) 영어공부 앱 케이크(cake)

케이크의 경우, 추천을 한 사람들만 공부한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케이크 앱의 아하모먼트는 케이크를 이용해 평소에 모르던 영어 표현을 재밌고 쉽게 공부하게 된 순간일 텐데요, 공부한 자료가 쌓이면 그 내용을 한 번에 복습하고 싶잖아요.

그때 케이크에선 말해요, “지금 당장은 안돼요. 복습 퀴즈를 풀려면 열쇠 2개가 필요한데요, 친구에게 케이크를 추천하면 열쇠를 드릴게요.” 저도 실제 이 앱의 복습 기능이 쓰고 싶어서 영어 공부를 할 것 같은 친구들에게 케이크를 추천했어요.



또한 케이크는 아무나 다 쓸 수 있는 앱이 아니라 ‘추천코드가 있는 사람만 쓸 수 있는 앱’이라는 특별함이 있어요. 유저 입장에서, 나는 추천코드를 직접 입력하고 앱에 가입하는 ‘투자’를 한 ‘특별한’ 사람이니, 이탈하지 않고 앱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인지부조화 효과까지 노린 것이 아닌가 해요. 케이크 첫 가입 유저의 체류시간 및 리텐션(retention, 유지율)이 궁금하네요.



2) AI사주/타로 앱 헬로우봇

헬로우봇 역시 재밌는 사례로 소개를 드리려고 하는데요. 헬로우봇은 챗봇 형태로 사주, 타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요. 오늘의 사주, 바이오리듬 또는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한 타로를 볼 때, 정말 딱 맞는 결과가 나와서 소름 돋을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 순간, 헬로우봇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이야기해요. “이 사주가 마음에 드신다면 친구에게 공유를 해보세요.” 적절한 맥락에서 공유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1번 방법에도 해당이 될 텐데, 헬로우봇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혹시나 공유를 하지 않을까 봐 또 다른 기능 하나를 제공합니다. “지금 공유를 해야만 당신의 사주/타로/상담 결과 이미지가 보관돼요.”


헬로우봇은 운세 결과를 귀여운 그래픽이 포함된 카드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거든요. 공유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저도 이 이미지를 소장하고 싶어서 친구에게 공유를 했었어요. 제 운세를 공유받은 친구가 자기 운세를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헬로우봇에 유입이 되겠죠!



3) 메모 앱 피아노

마지막 사례는 메모 앱 피아노입니다. 많은 메모 앱이 있지만, 피아노는 ‘이모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어요. 내 메모를 이모지를 이용해 카테고리별로 분류할 수 있고요, 또 이모지로 완료, 미완료 체크리스트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한 종류의 이모지 체크리스트를 사용할 수 있고, 더 많은 이모지 체크리스트를 사용하고 싶어지면 친구를 초대해야만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요. 1명 초대 시 2개, 10명 초대 시 3개로, 3개 이상을 쓰려면 허들이 좀 높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이 이모지 체크리스트 기능이 유용하다고 생각한 유저라면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초대할 거예요.



3. 현금 수익화

이제 마지막 방법입니다. 바로 추천을 할 경우 현금으로 보상을 하는 방법인데요, 앞에서 언급한 방법들과 비교할 때,


- GOOD: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혜택(현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빠르고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 BAD: 하지만 수익 지급에 비례해 회사의 비용이 올라가고, 유저가 진짜 해당 서비스가 매력적이어서 추천을 하는 건지 혹은 단순히 보상 때문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빠르게 시장 지배력을 높여야 할 때 유용한 방법이라고 보는데요,



1) 쿠팡 파트너스

쿠팡이 바로 이 방법을 이용했어요. 직접 물류와 배송(로켓 배송)을 하면서 생긴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했고,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쿠팡 제품을 추천해주는 사람들에게 수익의 일부를 현금으로 정산해주는 방법을 선택한 거죠. 전체 카테고리 구매액의 3%를 수익으로 지급해요.


특정 상품 링크 이외에 검색 결과 링크나 배너를 공유할 수도 있어요. 유저가 추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잘 구현해두었더라고요.


또한, 내 링크를 통해 유입된 유저가 어떤 제품을 구매했는지와 월별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깔끔하게 리포트로 제공해주고 있어요.


기술이 뒷받침된 편의성과 투명성 덕분에 쿠팡 파트너스를 제2의 직업(부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고요. 10월 3일 기준, 네이버 블로그에 '쿠팡 파트너스'로 검색했을 때 240만 건이 넘는 글이 나오는 것만 봐도 그 인기가 짐작이 가네요.



2) 해외직구 아이허브

쿠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본 건 아니지만, 쿠팡의 위와 같은 현금 환급 시스템은 해외직구 사이트인 '아이허브'를 벤치마킹한 것이 아닐까 해요. 쿠팡 글로벌(Coupang Global LLC)이 쿠팡에 입점한 형태로 '로켓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아이허브를 의식한 듯 '로켓직구' 제품 추천에 한해서만 카테고리별 8%를 수익으로 지급했거든요. ('19.9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후, 3%로 하향 조정)


아이허브를 살펴보면요, 아이허브 역시 추천 링크를 통해 구매하는 사람에겐 5%의 할인을, 추천한 사람에겐 $5 적립금을 제공해요. 적립금은 현금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제품 및 카테고리, 리스트, 장바구니, 주문 내역 등 모든 페이지를 공유 가능하게 해 둔 것도 쿠팡과 비슷하죠. 쿠팡과 다른 점은 주문/결제 페이지에서 '할인 코드 입력하기'를 메인에 내세우고 있다는 거예요. 그만큼 아이허브도 추천 서비스의 효과로 한국에서 인지도가 급성장한 서비스예요.



지금까지 의도적인 바이럴 또는 추천을 우리 서비스에 녹여내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인가요? 제가 찾아낸 서비스 이외에 추천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혹은 힙서비 커뮤니티에 함께 공유해주세요.


2편에서는 우리 서비스에 추천 기능을 구현하기 전/후에 점검해봐야 할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2편도 많은 기대 해주세요!


⚡2편 바로가기: 힙서비콘_2편_추천 기능 만들기 전/후 체크리스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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