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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문 Aug 02. 2024

나의 묘비명은?

생각만 하다가 끝 

괜히 왔다 간다. 
     - 중광스님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 줘. 운이 좋으면 술통 바닥이 샐지도 모르니까. 
                                                                      - 모리야 센얀 스님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 조지 버나드 쇼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작가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찬차키스 작가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
                               - 박수근 화백

자기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 
그러한 사람들을 곁에 모아둘 줄 아는 사람 여기 잠들다. 
                                                    - 앤드류 카네기     


인터넷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명인들의 묘비명이다. 묘비명은 죽은 자가 이 땅에 남기고 가는 마지막 말이다. 그 마지막 기회를 통해서 이들은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속세를 떠난 스님들의 묘비명은 그야말로 걸림이 없다. 니코스 카찬차키스와 박경리 작가의 묘비명은 삶의 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고정관념에 욕심에 질투에 얽매여 아등바등할 필요 없는 것을. 더 많이 가지려고 더 높이 올라가려고 전전긍긍 할 필요없는 것을.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살 수도 있는데...  박수근 화백은 묘비명 앞에서는 왠지 부끄러워진다.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겹고 소박한 그림을 그렸던 화백은 그런 세상을 꿈꾸지 않았을까. '멀어 멀어'라는 말이 "이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는데, 넌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니?"라는 물음으로 들린다.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은 '그의 존재를 증명'한다. 다른 설명이 없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앤드류 카네키처럼 나를 증명하는 한 문장을 묘비명으로 남긴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불현듯 떠오른 문구 하나. "생각만 하다가 끝" 왠지 눈물이 것만 같다. 만약에 영혼이라는 게 있어서, 나의 영혼이 이 글귀가 새겨진 묘비를 본다면 분명 이런 말을 할 것 같다. "오만가지 생각을 한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을, 왜 그러고 살았니?"  지금부터라도 생각과 행동 사이의 간극, 간극을 줄여보기로 하자! 부지런히 줄이다 보면 묘비명이 바뀌는 날도 오겠지.



[매일 자기 인터뷰]

https://www.instagram.com/hyomoon20?igsh=NXd6eWZvZndkMz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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