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클럽하우스 테크판 고인물들의 이야기
2020년 2월 10일 아침, 한국의 스타트업이자 아자르, 하쿠나 라이브의 운영사인 하이퍼커넥트가 틴더의 운영사로 유명한 매치그룹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인수 금액은 1조 9천억 원. 별다른 소문이 없었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놀랐는데, 이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클럽하우스 방이 점심시간에 열려 참여해보았고, 내용이 흘러가는 게 아쉬워서 짧은 글로 정리해본다.
1. 틴더는 현재 북미, 유럽시장에서 도미넌트 플레이어이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약점이 있다. 반대로 하이퍼커넥트는 북미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었던 레코드가 존재. 각자가 특화된 시장이 다르고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매치그룹 특성상 상호 보완적인 서비스로 인식하여 인수합병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임.
2. 매치그룹 안에서 틴더가 가장 큰 캐시카우이지만 데이팅 앱의 특성상 커플링이 일어나면 유저가 이탈해버림. 아자르는 사실 데이팅 앱이 아닌 소셜 디스커버리 앱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어 유저의 지속적인 잔류와 더 긴 LTV를 가져갈 수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상 괜찮은 선택으로 보임. 소셜 디스커버리 앱이라는 포지셔닝은 현재 브랜딩, 마케팅 용어로써 널리 사용되고 사용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음. 틴더도 이런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데이팅 앱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한 편.
3. 매치그룹 같은 경우 보유한 서비스들이 대부분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의 소통이 많은 편. 틴더 같은 경우도 영상통화 기능이 포함은 되었지만 기본적으로 텍스트 기반이고 각 사용자의 시간축이 다름.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라이브 영상으로 상호 간의 소통을 하는 것이 기본 포맷이고, 이 트래픽을 글로벌 스케일로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유지하는 노하우가 상당함. 또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어뷰징을 잡아내거나 영상 필터 같은 개발로도 응용하고 있어 기술적인 가치를 높게 판단받았을 확률이 높음.
4.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의 성공적인 성장과 운영으로 작지 않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상당히 유명함.(매출 1~2천 억대, 영업이익률 10% 상회) 물론 VC 투자를 초기에 받긴 했겠지만 2014년에 시작한 서비스가 이 정도의 BM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은 굉장한 플러스. 재무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매력이 이번 인수에서 중요한 요소였을 것으로 판단.
5. M&A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보통 가지고 있지 않은 역량을 직접 개발해내는 것보다 인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될 때 주주들이나 투자사들이 권하는 경우도 있음. 업계 탑티어 플레이어들에게 협상 테이블을 제안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인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고 매치그룹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보았을 때 이런 식의 프로세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유추가 가능. 추가로 1조 9천억이라는 밸류에이션은 위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산정되었을 텐데, 2019년 기준 틴더의 밸류에이션이 10조 정도로 추산된 것을 비추어 봤을 때 나쁘지 않은 딜인 것으로. (물론 현재 틴더의 가치는 19년 당시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