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ㅣK콘텐츠의 넥스트 스탭
2024년 IP 라이선싱 빌드업(이하 빌드업)을 통해 탄생한 협업 프로젝트는 총 5개이다. 그리고 이중 3개 프로젝트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코레일유통이다. 자체 카페 브랜드인 '카페 트리핀'과 '스토리웨이 편의점' 2가지 유통채널을 활용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카페 트리핀은 <안녕 자두야>라는 애니메이션 IP와 협업해 '안녕 자두야 X 트리핀' 콜라보 카페를 런칭했다. 수원역 카페 트리핀을 리뉴얼해서 <안녕 자두야> IP로 꾸미고 애플티, 스무디, 롤케이크, 마카롱 등 콜라보 F&B도 선보였다. 그 결과 콜라보 카페 오픈 후 매출이 전월 대비 135%가 증가하기도 했다.
스토리웨이에서는 <무더지>라는 캐릭터 IP와 협업해 '무더지 X 스토리웨이' 구강용품을 출시했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스토리웨이의 특성을 반영했고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이번 APEC 정상회담의 공식협찬물품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 IP의 브랜드 가치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프로젝트는 대상 주식회사와 <벌룬프렌즈> IP와의 협업이다. 대상의 키즈 브랜드와 협업해 '벌룬프렌즈 X 집으로ON 아이라이킷' 냉동식품을 출시했다. 냉동 핫도그와 너겟이 들어갈 패키지와 사은품을 제작했는데, 디자인이 너무 잘 빠져서 대상에서도 만족해했고 2024 대한민국 패키지 디자인 대전에서 팩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상이 빌드업 사업에 참여한 이유는 이전에 활용한 IP가 꽤 유명한 IP였는데 로열티가 너무 비싸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새로운 IP를 찾아야 했었다고 한다. 벌룬프렌즈는 대형 협업 파트너를 통해 IP 인지도 확장을 고민하는 중이었는데, 이런 와중에 두 기업이 결국 빌드업 사업을 통해 서로의 니즈를 실현시킬 수 있었다.
“신생 캐릭터는 로열티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아직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소비자에게 신선한 느낌도 줄 수 있다”
- 대상 주식회사 박대열 과장(매일경제, 2025.03.13) -
벌룬프렌즈의 진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5년 빌드업 사업에서는 락앤락과의 협업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었다.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경쟁률인 23:1을 뚫어냈는데, 새롭게 떠오르는 잠재력 높은 IP로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락앤락과는 텀블러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해외 수출도 논의되고 있다.
더욱이, 벌룬프렌즈는 콘진원의 신진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인 '뮤즈온'과도 협업이 성사되었다. 뮤즈온측에서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 벌룬프렌즈를 눈여겨보고 콜라보를 제안해 뮤지션들의 아트웍과 관련 굿즈에 벌룬프렌즈 IP를 입혔다. 이쯤되면 벌룬프렌즈는 콘진원의 빌드업 사업을 통해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몰 IP' 사례라 할 수 있다.
"대상, 락앤락과 협업을 통해 매출 성과와 네트워크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대상과는 개런티 계약을 통해 지금도 매달 러닝개런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이스트624 김유식 대표(파이낸셜뉴스, 2025.09.08)-
올해에는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카페 트리핀 콜라보 시즌2'로 동대구역 카페 트리핀에서 '슈야 X 트리핀' 콜라보 카페를 지난 9월에 런칭했다. 최근 라이선싱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는 에이전시인 케이비젼이 참여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디저트 메뉴는 물론 연고지 야구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슈야 캐릭터 상품도 개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빌드업 사업은 사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운영하기 정말 어려운 사업이다. 보통의 지원사업은 매년 규격화해서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 사업은 그해 어떤 분야의 대기업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대기업 참여 유치가 워낙 어렵다 보니 예측이 불가능해서 규격화는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진행하면서 우여곡절도 많다. 중소IP와 대기업이 협업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에 담당자가 중간에서 해줘야 할 일이 많다. 특히 비용 집행은 다 우리가 관리하고, 중소IP와 대기업 간 소통에도 적극 관여한다. 특히 대기업은 여러 부서가 연관되는 경우가 있어서 가끔 콘진원, 중소IP, 대기업의 각 부서간 소통이 꼬이면 이걸 정리하는데도 꽤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나마 이 사업이 우리 의도대로 개선되고 있는 것은 담당자의 역량 덕이다. 공공기관 직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세금 도둑?)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담당자도 있다. 그 덕에 정부에서 하는 일들이 그래도 제대로 굴러가고 있지 않을까? 우리 회사에서 MD 라이선싱 분야 최고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부디 이 사업을 오래오래 맡아서 해주었으면 한다(본인 동의는 구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회사에서 이런 어려움을 인정받아 작년에 원내 '적극행정대상'에서 1등인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게다가 정말 실질적인 대중소가 동반성장하는 사업으로 바꾸려고 했던 노력과 성과도 인정받아 올해에는 '제4회 한국 ESG 혁신정책 대상'에서 사회(S)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몇 년 간 별다른 내세울 성과가 없던 사업이 불과 2년 만에 환골탈태(換骨奪胎)해서 회사의 대표 성과 사업이 되었다. 이렇다 보니 운영하기 정말 어려운 사업이지만, 그래도 '동반성장과 경제적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싶은 애증의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2025년 협업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는 작년보다 더 의미 있는 성과가 날 것으로 보여서 연말이 기대가 된다. 스몰 IP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주고 있는 IP 라이선싱 빌드업, 앞으로도 사업 취지 그대로 업계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진화해가길 바란다.
사실 IP 라이선싱 빌드업 사업의 경우 2024년에 정말 큰 위기가 있었다. 기재부에서 이 사업의 2025년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통보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새롭게 리모델링 해서 제대로 해보려고 한 상황이라 이대로 날리기는 아쉬웠다. 그래서 기재부를 찾아가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 했는데 그 결과 겨우 예산을 원상복귀 시킬 수 있었다.
물론 기재부가 매달린다고 예산을 살려주는 그런 자애로운 조직은 아니다. 팀의 다른 사업들은 삭감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빌드업 사업은 새롭게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살릴 명분이 있었고 기재부에서도 그 포인트를 읽어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게 아닌가 싶다. 무사히 잘 살아 남았으니 앞으로 꼭 업계에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