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이-09 즐거운 취미

가족이었던 닭

by 또와


brunch_toon_09.jpg 피아노를 좋아하던 이쁜이


이쁜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고 따라 하기를 좋아했다. 보통의 병아리들은 어미닭을 따라다니며 행동을 익힐 테지만 태어나자마자 사람들하고만 살았던 이쁜이는 사람들의 행동을 어설프게 흉내 내며 이쁨을 받곤 했다.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옆자리에 서서 같이 건반을 두드리는 것은 물론, 피아노 뚜껑이 닫혀있으면 열어보라고 부리로 톡톡 친 뒤 혼자 열심히 두들기기도 했다. 기분이 좋을 때 꼬끼오를 외치며 피아노를 부리로 두드리고, 가끔 펼쳐놓은 악보를 넘기는 모습은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하면 닭이 사람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할 만큼 똑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거나, 어쩌다 우연히 한 행동을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생활하며 생긴 유대감은 닭도 개와 고양이 못지않게 돈독해질 수 있다. 그러면서도 또다시 닭을 키우기 망설여지는 것은 이쁜이가 유난히 사람들과 잘 어울렸던 것은 아닌지, 다른 닭들과도 이렇게 깊은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09화이쁜이-08 휴대폰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