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지만 망원렌즈를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화각이 좁아 선호하진 않으나 화면 안에 꾸역꾸역 밀어 넣은 듯한 압축감을 만들고플 때 사용합니다. 제 경우 망원렌즈를 쓸 땐 되도록 뒤로 물러나 화면 전체가 비슷한 크기로서 각 구성요소가 조화로운 느낌을 만들고 싶은 경우에 들고나가게 되더군요.
조금 높은 장소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물들이 비슷비슷한 크기로 보이는 착시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날도 그랬습니다. 한적한 주차장을 내려다보던 중에 빛의 각도와 자동차, 사람이 서로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에 기록해봐야겠다는 연유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35mm 필름 카메라에 120mm 망원렌즈, F8, 1/250s, ISO 200으로 촬영했으며 후지컬러 C200 컬러 네거티브 필름을 사용했습니다. 후지필름은 코닥 컬러플러스 200 필름보다 입자가 곱고 차분한 발색이라 종종 사용합니다. 필름 현상 후, DNG로 스캔하여 포토샵 ACR에서 흑백으로 전환하고 각 색상별 톤 조정을 따로 하여 세밀한 명암대비를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망원렌즈는 톤도 압축되는 느낌이라 색상별 농도를 한 번 더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먼 거리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하여 사물의 크기가 비슷한 게 화면 전체가 평면스러운 듯하여 포토샵에서의 2차 작업에서는 선명도 레이어를 만들어 전체적인 선명함을 강조하고 명암대비, 레벨 레이어로 다양한 톤이 나오도록 추가했습니다. 초겨울 오전 낮은 높이의 햇볕이 그림자를 근사하게 만들어줘 질감이 예쁘게 나타났습니다. 오전이나 오후의 해 높이가 낮을 때 좀 더 부지런히 촬영을 하러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