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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llax Feb 19. 2020

컬러사진노트 2

내 뜻대로 되는 일은 없나 봅니다. 세상만사 내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항상 예상은 비껴가고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아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 일쑤입니다. 어쩌면 그게 나만 모르고 있었던 세상의 이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바람도 불고 구름도 많아 머지않아 비가 내릴 것 같아 마침 시간 여유도 있어 우산과 카메라를 들고나갔는데 둘 다 짐만 되어버렸습니다. 비 오는 거리를 담아보자는 뜻은 이뤄지지 않았고 하늘을 잔뜩 가린 구름과 간간히 비추는 햇볕만 한참 구경하다 그날은 그렇게 싱겁게 해가 저물었습니다.



흐린 날이라 해가 나도 명암대비는 뚜렷하지 않아 그걸 보완할만한 대상이 무엇일까 찾았습니다. 구름도 가득이라 뭔가 밋밋했었는데 마침 대비스럽게 서 있는 빌딩에 눈길이 꽂혔습니다. 35mm 디지털카메라와 100mm, F8, 1/1600s, ISO 100으로 담아 그나마 비를 기다렸던 서운함을 조금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 명암대비가 적은 이미지로 기록하고 후반에서 그것을 올리는 것이 좀 더 수월합니다.



다시 포토샵에서 명암대비와 레벨, 색조와 입자 레이어를 만들어 마무리했습니다. 컬러사진은 색이 많으면 좀 복잡하다 여겨 제 경우 되도록 색을 줄이려 애씁니다. 일상의 모습이지만 사진으로 표현된 건 일상과는 조금 다르게, 사진스럽게 보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날도 있고 반대로 뜻한 바 없이 예상 외로 일사천리 일이 풀리는 날도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길 고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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