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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llax Mar 21. 2020

흑백사진노트 21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도 자연의 섭리는 변함없이 시때에 맞춰 평소와 다름없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밖으로 나오라는 듯 한낮의 따스한 햇볕이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이런 날엔 자전거를 타고 햇살 아래 강변 주위를 시원하게 달려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햇살 좋은 봄날, 마냥 길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햇살도 좋았지만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기운에 취해 이 골목 저 골목을 그냥 걸어 다녔습니다. 어느 곳은 인적 없이 햇살만 가득하고 다른 골목엔 사람도 햇살도 그득합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gfa 35mm 컬러 네거티브 필름, DNG 필름 스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날엔 독서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겹쳐지더군요. 한편으론 부러웠습니다. 무슨 큰 일을 한다고 그렇게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는지.. 순간 제 삶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일상에 매여 무엇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는지, 이렇게 좋은 날에도. 잠시 쉬면서 하고픈 일을 한다 해도 아무 일 없을 텐데 제 마음만 항시 바쁘다고 타박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mm, F4, 1/250s, ISO 200, 포토샵 ACR에서 흑백으로 작업


오늘은 어머니를 만나 뵈러 가봐야겠습니다. 가서 함께 식사도 하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별 말없이 책도 읽어야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에 가족과 함께, 특별함 없이 잠시 쉬면서 이 봄을 만끽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무런 마음 없이 항시 따스한 햇살과도 같은 어머니에게 한걸음에 달려가야겠습니다. 마음이 가볍고 들뜨는 기분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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