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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노트 5

by Parallax

간혹 스트리트 포토를 만드는 분의 작업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정확한 노출과 초점, 순간포착 등 어쩜 저런 순발력을 가질 수 있을까 싶어 마음만으로라도 그의 작업을 따라 해보고 싶다고요. 그렇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지 않죠. 따라 해보려 해도 제 능력으론 힘에 부치는 게 스트리트 포토라 여겨집니다. 항상 노력해야만 언젠가는 실력이 늘겠죠.




저도 제대로 된 스트리트 포토를 하나 만들어 보자라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 날이 있었습니다. 이곳저곳 골목을 기웃거리다가 어디선가 까르르 웃음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습니다. 가던 길의 옆 골목에 해가 지는 역광과 함께 여러 사람들이 있어 별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뭐 괜찮은 스트리트 포토라 하기엔 역부족이지만 그 분위기가 흑백사진으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Untitled1s.gif


1.3 크롭의 낡은 카메라와 50mm, F16, 1/90, ISO 160로서 제겐 어설픈 스트리트 포토의 시작이라 심도를 깊게 했었습니다. 수동 초점 렌즈라 순발력으로 초점 맞추기엔 제 실력으론 쉽지 않아 조리개를 많이 조였습니다. 어느 정도 초점이 잘 맞은 것 같아 다행이었죠. ACR에서 흑백 변환, 색온도로 기본 농도 조절, 명암대비와 하이라이트, 쉐도우, 화이트 등을 조절하여 역시나 회색조의 뿌연 흑백사진의 1차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L1002011_+1_HDR.jpg


포토샵에서의 2차 작업에서 명암대비를 높이고 입자감을 만들어 레벨 레이어를 더해 흑백사진에서의 역광 분위기를 살려보았습니다. 사실 역광 촬영은 항상 어렵지만 때때로 저는 현장의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에 노출을 측정하여 그 값 그대로 촬영을 합니다. 그럼 대체로 역광의 하이라이트 디테일이 조금 남아 있는 결과를 얻고 그런 회색조의 원본을 이용하여 후반 작업을 합니다. 이 흑백사진도 그렇게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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