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본래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비닐을,
콩이 된장이 되기 위해서는 곰팡이를 뒤집어쓰고 일정한 시간을 견뎌야 하듯
우리는 가끔 우리가 생각했던 우리의 형상들을 잃어야 하나 봐.
어쩌면 고통뿐인 듯 느껴지는 그 시간들을 견디고 나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잊지 마!
나비가 되기 위해 벌레는 자신의 몸을 마비시켜 번데기가 되어야 했고,
꽃은 마치 죽음과도 같은 추락을 맞아야 했다는 것을.
- 11살, 21살, 41살. 죽을 것만 같았던 그 시간들도 다 지나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