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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자정리 Nov 16. 2022

인사고과 S는 누구?

연말 최대의 난제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왔다 갔다 한다. 무언가를 살까 말까라는 고민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11월 말. 인사고과의 시즌이다. 과연 누구에게 S를 줄 것인가?!


 업무 성격에 따라, 예를 들어 특정 내/외부의 프로젝트를 병행했다거나, 업무 진행에 있어 특수한 상황이 펼쳐진 한 해였거나, 아니면 해당 업무의 인력 공백으로 일 자체가 많았다던가... 상황과 특정 기준을 요리조리 고려하다 보면 마음이 갈대와도 같다.


 물론, 회사마다 구체적으로 체계화된 다년간의 검증된. 아니 검증되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인사고과 체계가 있다. 연초에 KPI를 설정하고 KPI와 연동된 과제들을 얼마큼 달성했는지가 그 기준이 되는 게 보통이다.


 본인 평가 후 팀장이 평가를 하게 되는데, 정량적인 지표는 나름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하지만 정성적 지표에는 본인 스스로가 후하기 마련.


 예를 들자면, CS나 에러 대응의 목표가 적시 대응이라고 하면 적시라는 의미가 단순히 빠르게 일지, 당일 내 처리가 될지 또는 익일 안에 답변이 나가면 괜찮은지가 사실 애매하다. 이런 애매함이 도사리고 있다면 첫 번째 문제가 발현된다. 바로 해당 항목의 성과 100점!


 100점이라. 과거 다른 회사에서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도 겪었던 일이다. 신입 직원들이 자신의 평가 항목에 당당하게 100점을 부여했던 일. 달라진 거라면, 예전에는 100점이라는 평가가 있을 수 없다며 나중에라도 이야기를 해줬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그냥 내가 100점을 주지 않으면 될 일이다.



 어쨌든, 개인별, 각 항목별로 달성 여부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점수를 넣으면 1등부터 N 등까지 줄을 세운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대두된다. 과제가 조금 더 쉬운 사람. 예를 들어 운영성의 루틴한 일인 경우에는 점수가 높을 확률이 많다. 


 반면에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경우. 소위 프로젝트가 엎어질 때도 있고, 기한이 늘어나는 것은 다반사 아니겠는가? 따라서 신규의 경우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에 하나 프로젝트가 기한 내 아주 잘 진행되었다고 해도 성공적 안착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반영된 것이 바로 난이도 보정이다. 팀에서도 개인마다 업무가 다르니 난이도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 난이도의 단계를 3단계로 나눠 보정을 한다. 다시, 1등부터 N 등까지 줄을 선다. 물론, 난이도를 적용하니 순서가 바뀐다.


 그리고 협업, 동료, 상향, 하향 평가 등 회사마다 리더의 단독 평가로 생길 수 있는 편향을 보완하기 위한 평가를 추가 반영한다. 이때 생기는 문제가 세 번째다. 결국 해당 평가는 성과보다는 태도 평가가 되는데, 태도에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즉, 친절한 동료보다 원칙적이고 업무에 바른말을 하는 사람들이 평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일에 대한 의견인데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세 가지를 확인했다고 해서 아직 끝이 아니다. 어찌 보면 앞의 점수는 과정이자 수단일 뿐 결국 고과를 결정하는 리더가 누구를 S를 줄 것인가 선택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여기서 네 번째 문제가 생긴다. 바로 연차 혹은 짬밥이다. 직급 자체를 없앤 회사가 많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일 뿐 개개인의 연차나 짬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짬이 많다는 것은 그 만한 연륜과 경험이 있다는 것, 이럴 경우 어려운 과제나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두루 맡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고생했으니까라는 인간적 감정까지 배제하는 것이 어렵다. 물론, 짬이 많아서 업무 회피 스킬만 늘어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


 그리고 진짜. 최종 마지막의 결정을 앞두고 앞의 문제와 여러 상황들이 얽히고 섞여 누구를 S를 줄 것인가. 계속 고민에 빠진다.


 진짜 끝판왕이다. S를 줄 수 있는 인원수는 매년 정해져 있다. 단 1명만 줘야 할 때는 2명이면 좋겠고, 2명을 줄 수 있을 때는 3명이면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다. 늘 하나가 모자란다.


 결정이 어렵다 보니 작년은 누가 S였는지... 또 내년에는 누가 S를 받을 확률이 높은지 셈법이 더 복잡해진다. 문제를 단순화하면 결국, 올해 누가 제일 성과를 냈는가 인데 말 그대로 말만 쉬울 뿐이다. 

 



 S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저 성과자를 추리는 것은 더 머리가 아프다. 인격에 대한 평가도 그 사람에 대한 평가도 아니건만 마치 나의 1년이 또는 나라는 사람이 C 등급이 된 것만 같을 테니 말이다. 평가 후 면담까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두렵다.


 이번 주가 마감인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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