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위키, 살아있는 세계관의 도서관

by 김동은WhtDrgon


제7화. [자산화] 위키, 살아있는 세계관의 도서관

IP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흔히 겪는 악몽이 있습니다.


메인 작가가 퇴사하자 캐릭터의 말투가 바뀝니다. 외주 일러스트레이터가 교체되자 캐릭터의 점 위치가 달라집니다. 팬들은 "캐붕(캐릭터 붕괴)"이라며 분노하고, 프로젝트는 흔들립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IP에 대한 지식이 특정 개인의 머릿속에만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6화에서 우리는 이것을 '암묵지'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조화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수천 개의 텍스트 파일이 폴더에 쌓여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신입 작가가 "이 캐릭터는 여름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어느 파일을 열어야 할까요? 검색은 어떻게 하나요? 누가 이 정보를 마지막으로 수정했나요?


메제웍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키(Wiki)'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1. PDF 설정집은 죽었다

대부분의 IP 프로젝트는 'IP 설정집'을 PDF로 만듭니다. 200페이지짜리 문서에 캐릭터 프로필, 세계관 설정, 비주얼 가이드가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PDF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은 문서'가 됩니다.

온라인으로 쓸 수 있다고 하지만 모두 구매를 해야하거나, 상당히 복잡한 구조가 됩니다. 왜냐하면 옛날 그러니까 모든 것이 브라우저 위로 올라가기 전에 서로 다른 OS와 형식들을 엮기위해 만들어졌던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검색이 안 됩니다. Ctrl+F로 단어를 찾을 수는 있지만, 연관된 정보를 함께 찾을 수는 없습니다. "여름"을 검색하면 단어가 들어간 페이지만 나옵니다. 여름과 관련된 곡, 색상, 감정, 오브젝트는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업데이트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면? 새 버전 PDF를 만들어 다시 배포합니다. 팀원들은 "IP설정집_최종.pdf", "IP설정집_최종2.pdf", "IP설정집_진짜최종.pdf"를 폴더에 쌓아둡니다. 어느 것이 최신 버전인지 헷갈립니다.


협업이 불가능합니다. 두 명이 동시에 같은 PDF를 수정할 수 없습니다. 작가 A가 캐릭터 정보를 수정하는 동안, 디자이너 B는 이전 버전을 보고 작업합니다. 정보는 파편화됩니다.


히스토리가 없습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도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메제웍스가 선택한 온라인 위키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온라인 위키는 PDF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첫째, 검색이 다릅니다. 단순히 단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 하이퍼링크로 연관된 모든 정보가 줄줄이 딸려 나옵니다. "여름"을 클릭하면 관련 곡, 색상, 감정, 오브젝트가 한 번에 보입니다.


둘째, 업데이트가 실시간입니다. 새로운 정보가 생기면 웹 페이지 하나만 수정하면 됩니다. 팀원 모두가 즉시 최신 버전을 봅니다. "최종", "최종2", "진짜최종" 같은 혼란은 없습니다.


셋째, 연결이 자동화됩니다. PDF에서는 "36페이지 참조"라고 써야 하지만, 위키에서는 [[소실점]] 이라고 쓰면 클릭 한 번으로 이동합니다. 페이지 번호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넷째, 협업이 가능합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서 각자 다른 페이지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파일 충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저장하는 순간 모두에게 반영됩니다.


다섯째, 히스토리가 자동으로 남습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모든 변경 이력이 기록됩니다. 잘못된 수정은 클릭 한 번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여섯째, 접근이 쉽습니다. PDF는 다운로드해야 하지만, 위키는 URL 하나면 됩니다. 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습니다.


나무위키, 위키피디아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메제웍스는 이 개념을 IP 관리에 도입했습니다.


2. 위키란 무엇인가: 연결되는 지식

위키(Wiki)는 1995년 워드 커닝햄이 만든 개념입니다. 하와이어로 '빠르다'는 뜻입니다. 위키의 핵심은 '페이지 간 연결'입니다.


일반 문서는 선형적입니다. 1페이지부터 200페이지까지 순서대로 읽습니다. 하지만 지식은 선형적이지 않습니다. 지식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키는 이 연결을 [[이중 대괄호]]로 표현합니다. G그룹의 세계관은 [[지구공동설]]을 기반으로 합니다. 멤버들은 [[글림]]이라는 [[유령]] 친구와 함께 [[문]]을 열고 미지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이 문장에서 지구공동설, 글림, 유령, 문은 모두 다른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입니다. 클릭 한 번이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각 페이지에는 "이 페이지로 연결되는 모든 페이지" 목록이 자동으로 표시됩니다. [[유령]] 페이지를 열면 정의와 관련 캐릭터, 관련 세계관, 시각 속성이 나옵니다. 그 아래에는 "이 페이지로 연결된 곳"이라는 섹션이 있습니다. G그룹_세계관, 글림_캐릭터시트, 지구공동설_설정 같은 페이지들이 자동으로 나열됩니다.

이것이 위키의 마법입니다. 정보는 고립되지 않고, 끊임없이 서로를 가리킵니다.


3. DokuWiki: 텍스트 파일로 만드는 위키

메제웍스는 DokuWiki를 중앙 서버로 사용합니다.


DokuWiki는 다른 위키와 달리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페이지가 텍스트 파일(.txt)로 저장됩니다. 이것이 엄청난 장점입니다.


DokuWiki의 폴더를 열면 /인물/ 폴더에 멤버A.txt, 멤버B.txt가 있고, /세계관/ 폴더 안에는 /오브젝트/ 하위 폴더가 있습니다. 폴더가 곧 카테고리입니다. 파일이 곧 페이지입니다. 윈도우 탐색기나 맥 파인더로 폴더를 열면 모든 페이지가 보입니다.


파일질라(FileZilla) 같은 FTP 프로그램으로 서버에 접속하면,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백업이 필요 없습니다. 폴더 전체를 복사하면 그게 백업입니다.

나무위키나 위키피디아 같은 전문 위키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30-100만 개 표제어가 필요 없습니다. IP 프로젝트는 수천에서 수만 개 페이지면 충분합니다. 이 정도 규모에서는 파일 기반이 오히려 더 빠릅니다. DokuWiki 공식 사이트에 가면 월 몇 달러에 DokuWiki를 세팅해주는 저렴한 호스팅 파트너 목록이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가 없으니 서버 부담이 적습니다.


DokuWiki는 간단한 문법을 사용합니다. 제목은 등호 6개로 감싸고(====== 제목 ======), 링크는 이중 대괄호로 표시합니다([[페이지명]]). 목록은 별표(* 항목)로, 표는 파이프와 캐럿(^ 헤더 ^ 헤더 ^)으로 만듭니다. 이 문법만 알면 누구나 위키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위키의 핵심은 이중 대괄호입니다. 텍스트를 쓰다가 [[단어]]를 입력하면, DokuWiki는 자동으로 해당 페이지가 있으면 링크를 생성하고, 없으면 빨간 링크를 표시합니다. 빨간 링크를 클릭하면 새 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작가가 "S그룹의 세계관은 [[소실점]]을 향한 여정입니다. [[여름]]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질주]]합니다"라고 쓰면, 이 문장이 저장되는 순간 소실점, 여름, 수평선, 질주 페이지로 링크가 생성됩니다. 그리고 [[여름]] 페이지 하단에는 자동으로 "이 페이지로 연결된 곳"이 나타납니다. S그룹_세계관, 여름_색상팔레트, Summer_Ride_가사분석 같은 페이지들이 나열됩니다.


우연히 모인 연결들이 보입니다. 작가 A가 "S그룹의 세계관"에서 [[여름]]을 언급했습니다. 디자이너 B가 "여름 색상 팔레트"에서 [[여름]]을 언급했습니다. 데이터 엔지니어 C가 "Summer Ride 가사 분석"에서 [[여름]]을 언급했습니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작업했지만, [[여름]]이라는 키워드로 자동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것이 위키의 힘입니다. 우연한 연결이 맥락을 만듭니다.


DokuWiki의 모든 페이지 하단에는 "Backlinks(역링크)" 섹션이 있습니다. [[청색]] 페이지를 열면 정의와 RGB 값, 관련 페이지가 나오고, 그 아래 "이 페이지로 연결된 곳"에 G그룹_비주얼가이드, 글림_캐릭터시트, 서울_야경_색상, Y그룹_앨범커버 같은 페이지가 날짜와 함께 나열됩니다.


신입 디자이너가 "청색을 어디에 쓰고 있지?"라고 궁금해하면, [[청색]] 페이지를 열기만 하면 됩니다. 4개의 프로젝트에서 청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링크를 클릭하면 어떤 맥락에서 청색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검색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식의 그물망입니다.

더군다가 쉽습니다. 워드처럼 쓰세요.


4. Obsidian과의 동기화: 작가의 작업실

DokuWiki는 팀 전체가 사용하는 중앙 서버입니다. 하지만 실제 창작은 개인의 작업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메제웍스의 작가와 세계관 디렉터들은 Obsidian을 사용합니다. Obsidian은 로컬 PC에 설치되는 마크다운 에디터입니다. 폴더 하나를 지정하면, 그 안의 모든 .txt 파일과 .md 파일을 위키처럼 보여줍니다.


DokuWiki와 Obsidian은 둘 다 마크다운을 사용하지만 문법이 약간 다릅니다. 링크 문법은 같지만([[페이지명]]), 제목은 DokuWiki가 ====== 제목 ======를 쓰는 반면 Obsidian은 # 제목을 씁니다. 목록도 DokuWiki는 공백 2개와 별표( * 항목)를, Obsidian은 하이픈(- 항목)을 씁니다. 이 차이는 간단한 스크립트로 해결됩니다.


작가가 Obsidian의 로컬 폴더에서 편집하면, Git 또는 스크립트가 자동으로 문법을 변환합니다. # 제목은 ====== 제목 ======으로, - 항목은 * 항목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FTP로 DokuWiki 서버에 업로드됩니다. 팀 전체가 최신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Obsidian의 강력한 기능을 사용하고, 팀은 DokuWiki의 안정적인 중앙 서버를 사용합니다. 둘 다 자동으로 동기화됩니다.


Obsidian의 백미는 그래프 뷰(Graph View)입니다. 모든 페이지를 점으로 표시하고, 링크를 선으로 연결하여 전체 지식 구조를 시각화합니다. 작가는 Obsidian을 열고 Ctrl+G(윈도우) 또는 Cmd+G(맥)를 누릅니다. 화면에 수백 개의 노드가 별자리처럼 펼쳐집니다. 여름이 중심에 있고, 수평선, 바다, 태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평선은 다시 소실점과, 바다는 청색과, 태양은 에너지와 연결됩니다.


[[여름]]을 클릭하면 관련된 모든 페이지가 하이라이트됩니다. 작가는 이 시각적 맵을 보며 직관적으로 영감을 얻습니다. "아, [[여름]]과 [[소실점]]이 가깝네. 이번 대사에 둘 다 넣어야겠다." "[[청색]]이 [[바다]]와 [[하늘]]에 동시에 연결되어 있네. 이 색상은 S그룹의 핵심 색상이구나."


데이터가 단순히 쌓여있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영감을 주는 살아있는 뇌처럼 작동합니다.


5. 공개 vs 비공개: 누가 위키를 보는가


위키는 공개로 운영할 수도 있고, 비공개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메제웍스의 위키는 대체로 비공개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메제웍스의 위키는 팬덤이나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 협업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위키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곡 정보, 멤버의 개인적 취향과 건강 정보, 과거 논란 목록, 외주 업체와의 계약 조건, 향후 업데이트 로드맵 같은 민감한 정보가 들어갑니다. 이런 정보는 프로젝트 관계자만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DokuWiki의 접근 권한을 설정합니다. PM과 세계관 디렉터는 전체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고, 작가는 인물과 세계관 폴더만 읽고 쓸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비주얼 관련 페이지를 읽고 쓸 수 있지만 나머지는 읽기만 가능합니다. 외주 업체는 해당 프로젝트 폴더만 읽을 수 있고, 클라이언트는 최종 산출물 폴더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원한다면 일부 페이지를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소개 페이지를 공개하여 팬 서비스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팬덤의 몰입도를 높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은 클라이언트의 몫입니다. 메제웍스는 공개와 비공개 둘 다 지원합니다.


6. 루즈한 연결의 힘: AI 시대의 지혜

메제웍스의 위키 시스템에는 엄격한 분류 체계가 없습니다.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설계에서는 모든 것을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테이블로 정규화하고, 외래키로 연결합니다. "이 캐릭터는 '주인공' 테이블에 속한다", "이 오브젝트는 '무기' 카테고리다."

하지만 창작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S그룹의 "텐트"는 캠핑 장비일까요, 안식처일까요, 상징일까요? 세 가지 모두입니다. G그룹의 "문"은 오브젝트일까요, 메타포일까요? 둘 다입니다.

메제웍스는 이런 모호함을 허용합니다. [[텐트]]라는 페이지를 만들 때 "이것은 오브젝트다" 또는 "이것은 상징이다"라고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냥 [[텐트]] 페이지에 여러 맥락을 담습니다. [[캠핑]], [[안식처]], [[둘만의공간]], [[A자모양]] 등 다양한 키워드로 연결합니다.


그러면 AI가 알아서 판단합니다. 8화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현대의 LLM(거대 언어 모델)은 이런 루즈한 연결에서 오히려 더 창의적인 결과를 냅니다. 엄격하게 "텐트 = 캠핑장비"라고 정의하면 AI도 그 틀에 갇힙니다. 하지만 [[텐트]]가 [[안식처]], [[함께]], [[쉼]]과도 연결되어 있으면, AI는 맥락에 따라 적절한 의미를 선택합니다.


코드나 데이터베이스의 정교한 분류는 지금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AI가 쉬지 않고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3개월 전에 필요했던 "단어별 가중치 테이블"은 이제 GPT-4나 Claude가 자연스럽게 처리합니다.

메제웍스가 집중하는 것은 연결의 풍부함입니다. 한 키워드가 얼마나 많은 다른 키워드와 연결되어 있는가. 그 연결이 얼마나 다양한 맥락을 담고 있는가.


이것이 6화에서 강조한 '존경심'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IP를 하나의 정답으로 규정하지 않고, 팬들이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


7. 기술이 아니라 오브제: 컬처 테크놀로지의 본질

메제웍스 내부에는 폐쇄적 AI 모델도 운용하고 있습니다. 퍼블릭 AI의 검열, 윤리적 제한, 정보 유출 위험 등 불가피한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이돌이나 게임처럼 커뮤니티가 2차 창작을 활발히 하는 환경에서는 폐쇄적 AI가 그리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팬들이 만든 밈, 팬아트, 팬픽션이 오히려 더 창의적입니다. 메제웍스가 하는 일은 그것을 수집하고, 정제하고, 다시 순환시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도구일 뿐입니다.


요즘 AI가 대 유행입니다. 많은 기업이 "우리는 GPT-X 기반의 Y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라며 기술을 과시합니다. 투자 유치를 위해 기술명으로 포장합니다.


하지만 메제웍스는 컬처 테크놀로지를 추구할 뿐, 기술 자체를 중심에 두는 회사가 아닙니다.


기술명으로 불리는 것은 아직 대중에게 나설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사람들은 자동차를 살 때 "이 차는 4행정 사이클 엔진에 터보차저가 달렸어요"라는 설명을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 차를 타면 가족과 함께 주말에 바다로 갈 수 있어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대중은 모터의 구리선이나 터빈의 정밀한 부품을 보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오브제, 그리고 안락함. 책과 와인, 행복한 가족입니다.


메제웍스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DokuWiki의 코드나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작가가 [[여름]]을 클릭하면, 관련된 모든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경험을 보여줍니다.

4화에서 우리는 "반짝섬 이야기"를 보여줬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감동을 보여줬습니다. 7화에서 우리는 위키 시스템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것도 기술이 아니라 협업의 아름다움입니다.


8. 실시간 업데이트: 살아있는 IP

메제웍스 위키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IP는 살아있습니다. 새로운 앨범이 나오고, 새로운 인터뷰가 공개되고, 팬들의 반응이 쌓입니다. 위키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작동합니다. Y그룹이 라이브 방송에서 "마라탕"을 언급하면, 1시간 후 모니터링 봇이 키워드 급증을 감지합니다. 3시간 후 데이터 엔지니어가 관련 게시물 200개를 크롤링하고, 다음 날 오전 스토리텔러가 검증합니다. 공식 영상에서 멤버 A가 직접 언급한 것을 확인하면, 그날 오후 위키에 반영됩니다. [[멤버A_식습관]] 페이지에 "마라탕"이 추가되고, [[선호_맵기]] 페이지가 새로 생성됩니다. [[마라탕]] 페이지도 만들어집니다. 작가는 그날 저녁 새 대사를 씁니다. "오늘 저녁은 마라탕 어때? 맵기는 3단계로!" 3일 후 팬들이 서비스에서 이 대사를 보며 "진짜 우리 오빠 알고 만들었네!"라고 반응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실시간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비용 문제도 있고, 크롤링이 다른 서비스에 부하를 줘서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작업은 훨씬 더 루즈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라이브 방송 며칠 후면 위키에 반영됩니다. 2년 전 설정집을 보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근 방송을 반영합니다.


팬들은 이것을 느낍니다. "이 사람들 진짜 우리 오빠 챙겨보네." 이 신뢰가 4화에서 설명한 41% 리텐션, 33.5% 결제율로 이어집니다.


9. 버전 관리: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나

DokuWiki의 모든 페이지는 자동으로 변경 이력이 저장됩니다. [[멤버A_식습관]] 페이지의 히스토리를 보면 2025년 12월 8일 오후 3시 30분에 작가B가 "좋아하는 음식: 마라탕"을 추가했고, 11월 20일 오전 9시 15분에 세계관 디렉터가 "싫어하는 음식: 오이"를 추가했으며, 11월 1일 오후 2시에 데이터 엔지니어가 초기 페이지를 작성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각 버전을 클릭하면 그 시점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버전을 선택하면 차이점이 표시됩니다. 12월 8일 버전에는 "좋아하는 음식: 파스타, 치킨, 마라탕"이라고 되어 있고, 11월 20일 버전에는 "좋아하는 음식: 파스타, 치킨"만 있습니다. 마라탕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잘못된 수정이 발견되면? 클릭 한 번으로 이전 버전으로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추적 가능하고, 잘못된 정보를 즉시 수정할 수 있으며,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팀 간 신뢰가 확보됩니다.


10. 결론: 개인기를 시스템으로 이기다

천재 작가 한 명에게 의존하는 프로젝트는 불안합니다. 그가 아프거나 떠나면 프로젝트는 멈춥니다.

하지만 메제웍스는 '시스템'에 의존합니다.


6화에서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조화했습니다. 개인의 암묵지를 조직의 명시지로 바꿨습니다. 7화에서 우리는 그 명시지를 팀의 공유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위키 시스템으로.


이제 신입 작가가 들어와도 3일 만에 10년 차 팬 수준의 지식을 획득합니다. 외주 디자이너가 바뀌어도 캐릭터의 디테일은 그대로입니다. 메인 작가가 떠나도 캐릭터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생기면 즉시 반영되고, 팀 전체가 동기화됩니다.


누가 들어와도, 누가 나가도, IP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메제웍스의 위키 시스템은 아카이빙을 넘어선 'IP 운영체제(OS)'입니다.

그리고 이 방대하고 유연한 위키는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8화에서 우리는 이 위키를 원료로, AI가 어떻게 무한대에 가까운 콘텐츠를 쏟아내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메제웍스가 오래 종사했던 게임에서 배워 온 핵심 기술, '절차적 생성'을 설명합니다.


[이번 화 요약]

PDF의 한계: 검색 불가, 업데이트 어려움, 협업 불가, 히스토리 없음. 온라인 위키가 필요하다.

위키의 본질: [[이중 대괄호]]로 페이지 연결. 우연한 연결이 맥락을 만든다. 역링크로 누가 나를 가리키는지 확인.

DokuWiki: 텍스트 파일 기반, FTP로 쉽게 관리, 저렴한 호스팅. 간단한 마크다운 문법.

Obsidian 동기화: 작가는 로컬에서 그래프 뷰 활용, 스크립트로 자동 변환, 팀은 중앙 서버에서 확인.

루즈한 연결: 엄격한 분류 체계보다 풍부한 연결. AI가 맥락에 따라 판단. 코드나 데이터베이스의 정교한 분류는 지금 덜 중요.

기술이 아니라 오브제: 기술명으로 포장하지 않음. 컬처 테크놀로지 = 책과 와인, 행복한 가족.

실시간 업데이트: 라이브 방송 며칠 후 위키 반영. 2년 전 설정집이 아니라 최근 방송. 실제로는 루즈하게 진행.

버전 관리: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 추적. 잘못된 수정 즉시 복구. 팀 간 신뢰.

시스템의 승리: 천재 개인이 아니라 위키 시스템에 의존. 누가 들어와도, 나가도, IP는 흔들리지 않음.

반려 제 7화.png


[다음 화 예고]

이렇게 완벽하게 정리된 위키, 사람이 일일이 꺼내서 쓰기엔 너무 방대하지 않나요?

다음 화 [제8화. 1,000만 자의 텍스트는 누가 썼을까?]에서는 이 위키 데이터를 원료로, AI가 어떻게 무한대에 가까운 콘텐츠를 쏟아내는지, 메제웍스가 MMORPG만들면서 익히고 가져 온 핵심 기술인 '절차적 생성'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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