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기술] 1,000만 자의 텍스트는 누가 썼을까?: 절차적 생성의 마법
메제웍스의 배니월드는 950만자의 텍스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 이야기를 하고, 다른 종류의 이야기를 합니다.
누가 이 950만자의 텍스트를 작성했을까요?
대부분의 시드 집필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직접 합니다. 하지만 작가 한 명이 매일 그 텍스트 분량을 집필 할 수는 없습니다. 10명이 되도 마찬가지입니다.거기다가 글을 집필하는 방법과 글 투가 달라집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메제웍스는 '시스템'이 씁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스템이 생성하고 작가가 선택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절차적 생성이라고 부릅니다. 게임 개발에서도 쓰는 방법입니다만 그냥 창작이 아니라 생성의 규칙에 따라 만드는걸 의미합니다. 가령 주인공을 그냥 작가적 상상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를 게임 캐릭터 만들듯 규칙에 의거해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 방식은 ‘게임의 규칙’에 맞추어 글을 쓰는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2006년, 두 형제가 만든 게임이 있습니다. 그래픽은 ASCII 문자로 이루어져 있고, 인터페이스는 악명 높게 복잡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역사상 가장 깊은 시뮬레이션'으로 불립니다.
드워프 포트리스(Dwarf Fortress).
한 유저가 보고했습니다.
"술집 바닥에 맥주가 쏟아졌다. 고양이가 그 위를 걸었다. 고양이는 발을 핥았다. 고양이가 취했다."
이것은 미리 짜여진 이벤트가 아닙니다. 게임 내 시뮬레이션입니다. 바닥에 액체가 있으면 생물이 밟습니다. 발에 액체가 묻으면 고양이는 핥습니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취합니다. 이 모든 규칙이 충돌하여 "고양이가 취한다"는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드워프 포트리스는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생성합니다. 왕국의 흥망, 영웅의 전설, 신화와 전쟁이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게임 속 드워프 한 명 한 명은 성격, 취향, 트라우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드워프가 우울증에 걸려 난동을 부렸다면? 그는 비를 싫어하는 성격인데 며칠째 비가 왔고, 젖은 옷을 입고 일하다가 아끼던 양말이 찢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스크립트가 아니라 시스템 시뮬레이션으로 일어났습니다.
메제웍스도 이것을 합니다. 단, 드워프 대신 아이돌과 함께. 고양이 대신 팬과 함께. 술집 바닥 대신 디지털 공간에서.
왜 드워프 포트리스를 소개했을까요? 메제웍스가 추구하는 방향을 이미 구현했다고 여겨지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키워드 글로서리와 세계관을 집필하는 이유가 결국 공간과 세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과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출시된 게임의 메커니즘을 통해 설명하려 합니다.
글뿐 아니라 동작과 정황도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필자의 페이스북 자기 소개에는 “글과 그림과 음악과 공간은 하나다.”라는 말이 써있습니다. 디지털 AI환경에서 이 모든 것이 데이터파일이라는 공통 질료라는 의미도 있지만 창작이란 불가피한 소재와 매개와 질료의 차이일뿐 그 개념은 동일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절차적 생성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예술가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 방법을 사용해왔습니다.
앰비언트 음악의 창시자 브라이언 이노는 1970년대부터 '생성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음악을 연주하게 한다."
그의 앱 Bloom은 매번 다른 패턴으로 연주됩니다. 같은 곡을 두 번 듣지 않습니다. 이것은 녹음된 음원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음악입니다. 그는 이것을 "식물처럼 자라나는 음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1960년대 프랑스의 실험 문학 그룹 울리포(Oulipo)는 '제약을 통한 창의성'을 추구했습니다. 레몽 크노의 <백조 개의 시(Cent mille milliards de poèmes)>는 10편의 소네트(14행시)를 각 행마다 잘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독자가 각 행을 조합하면? 10의 14승, 즉 100조 개의 서로 다른 시가 탄생합니다. 평생 읽어도 다 못 읽을 분량입니다. 200년을 매일 24시간 읽어도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조합이 아닙니다. 각 행은 문법적으로, 운율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어 어떻게 조합해도 완전한 시가 됩니다. 레몽 크노는 잠재 문학이라고 불렀습니다. 책 안에 100조 개의 시가 잠재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건축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좋은 건물과 도시는 정해진 설계도가 아니라, 수많은 '패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253개의 패턴을 정의했습니다. '양지바른 곳', '아이들의 영역', '현관 벤치', '식탁의 분위기', '창문의 위치'. 이 패턴들을 상황에 맞게 조합하면, 누구나 좋은 집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각 패턴은 인간의 심리, 행동, 문화를 반영한 '살아있는 설계 언어'입니다.
메제웍스의 위키는 현대판 <백조 개의 시>입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 랭귀지입니다. 브라이언 이노의 생성 음악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떤 감정으로]라는 각각의 '행'들이 위키에 저장되어 있고, 시스템이 이를 조합해 무한에 가까운 잠재적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조합하지 않습니다. 드워프 포트리스처럼, 우리는 시뮬레이션합니다.
드워프 포트리스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드워프 포트리스의 캐릭터는 단순히 [힘], [민첩] 같은 스탯만 갖지 않습니다.
신체: 손가락 마디의 지방층 두께, 눈꺼풀의 색깔, 왼쪽 발의 상태 성격: 질서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예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비를 좋아하는지 기억: 과거에 어떤 전투에서 누구를 잃었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았는지 취향: 선호하는 색깔, 싫어하는 재질, 아끼는 물건
모든 것이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는 고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상황과 만나 반응합니다.
한 드워프가 우울증에 걸려 난동을 부렸습니다. 왜?
시스템을 역추적하면:
그 드워프는 [비]를 싫어하는 성격
하필 며칠째 비가 왔음
젖은 옷을 입고 일함 (습도 + 불쾌감 증가)
자신이 아끼던 [양말]이 찢어짐 (애착 물건 상실)
스트레스 수치 임계점 돌파
결과: 난동
이 모든 과정이 미리 짜여진 스크립트가 아닙니다. [비], [성격], [옷], [양말], [스트레스]라는 속성들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입니다.
이것을 '이머전스'라고 부릅니다. 단순한 규칙들이 결합하여 예상치 못한 복잡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현상.
충분히 복잡하게 연결하면 충분히 자연스러워진다는 믿음입니다.
메제웍스의 시스템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내러티브/서사적 시뮬레이션이라 부릅니다.
위키 데이터 = 드워프의 속성: 7화에서 구축한 위키 데이터가 바로 드워프의 속성 역할을 합니다.
멤버 A: [아침형 인간] [커피 사랑] [멤버 B와 티격태격] [비 오는 날 우울]
멤버 B: [올빼미] [단것 사랑] [조용한 성격]
이것은 텍스트가 아닙니다. 상황과 만나 반응하는 '활성 인자'입니다.
환경 변수 = 게임 내 상황: 현실 날씨, 시간, 유저의 접속 빈도, 특정 기념일, 계절. 이것들이 환경 변수입니다.
창발적 서사 생성: 예를 들어 봅시다.
비 오는 월요일 아침 8시. 유저가 3일 만에 접속했습니다.
시스템은 연산합니다.
[비] + [월요일] + [아침 8시] + [멤버 A: 아침형] + [멤버 A: 비 오는 날 우울] + [멤버 B: 올빼미] + [유저: 3일 만 접속]
가능한 반응:
멤버 A는 깨어 있음 (아침형)
멤버 A는 기분이 살짝 가라앉아 있음 (비 + 우울)
멤버 B는 아직 잠듦 (올빼미)
유저에게 반가움과 걱정 표현 (3일 만)
결과 대사: "좋은 아침! 비 와서 꿉꿉한데 괜찮아? 커피 한 잔 할까? B는 아직 자나 봐, 깨우지 말자."
이것은 랜덤 대사가 아닙니다. 드워프 포트리스의 고양이처럼, 여러 속성이 충돌하여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드워프 포트리스와 메제웍스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드워프 포트리스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자유'를 추구합니다. 드워프가 미쳐서 동료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왕국이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가 게임의 재미입니다.
메제웍스는 'IP의 정체성을 지키는 제약'을 둡니다. 아이돌 IP가 팬에게 욕설을 하거나, 멤버를 험담하거나, 우울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IP는 망가지면 안 됩니다.
그래서 메제웍스는 자동 필터링이 아니라, 담당자가 직접 검토하고 선별합니다.
시스템이 100개의 가능성을 생성하면, 세계관 디렉터와 작가가 그중에서 7화 위키에 정의된 [Taboo Guide]에 어긋나지 않는 것, IP의 톤앤매너에 맞는 것, 맥락과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통제 가능한 우연'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이 3화에서 강조한 '기술적 존경심'의 구현입니다.
드워프 포트리스가 보여준 것은 가능성입니다.
메제웍스가 만드는 것은 안전하면서도 살아있는 세계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예를 들어 봅시다.
유저가 아침 7시에 접속합니다. 시스템은 감지합니다.
시간: 07:00
날씨: 비 (외부 날씨 API 연동)
유저 접속 기록: 3일 만
특별한 날: 없음
계절: 겨울
시스템은 위키를 검색합니다. [[아침]] [[비]] [[오랜만]]과 연결된 모든 키워드를 끌어옵니다.
7화에서 만든 역링크(Backlinks)가 작동합니다. [[아침]] 페이지를 열면 "이 페이지로 연결된 곳"에 [[커피]], [[활기]], [[인사]]가 나옵니다. [[비]] 페이지를 열면 [[우울]], [[걱정]], [[실내활동]]이 나옵니다.
이 키워드들이 후보로 떠오릅니다.
메제웍스는 여러 AI를 사용합니다. 민감한 작업은 내부 모델로, 일반 작업은 Claude, Gemini, GPT 같은 최신 퍼블릭 AI로 처리합니다. 모두 LLM(거대 언어 모델)이기 때문에 텍스트 기반 작업에서 매우 훌륭하게 작동합니다.
AI에게 이렇게 전달됩니다.
"멤버 A는 아침형 인간이고 커피를 좋아합니다. 비 오는 날에는 살짝 우울해집니다. 지금은 비가 오는 아침 7시이고, 유저가 3일 만에 접속했습니다. 반갑지만 걱정스러운 톤으로 인사하세요. 금기: 지나치게 우울한 표현, 부정적인 단어는 사용하지 마세요."
AI가 여러 개의 후보를 생성합니다.
시스템이 생성한 후보들을 세계관 디렉터와 작가가 검토합니다.
이 과정에서 7화의 3대 가이드가 작동합니다.
비주얼 가이드: (텍스트에는 해당 없음)
톤앤매너 가이드: "멤버 A는 항상 긍정적인 톤 유지"
금기 사항: "우울, 외로움 같은 부정 단어 금지"
담당자는 여러 후보 중 가장 자연스럽고, IP의 톤에 맞고, 맥락이 살아있는 하나를 선택합니다.
"오랜만이네! 비 오는데 괜찮아? 따뜻한 커피 한잔 어때?"
유저는 이 대사를 봅니다. 어제와 다른 대사입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다른 대사가 나왔을 것입니다. 저녁에 접속했다면 또 다른 대사가 나왔을 것입니다.
생물학에는 유전자형(Genotype)과 표현형(Phenotyp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DNA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지만,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실제 모습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위키에 저장된 데이터는 IP의 DNA(유전자형)입니다. 환경 변수와 만나 생성된 오늘의 대사는 표현형입니다. 같은 DNA라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 아침과 밤에 다른 모습으로 발현됩니다.
이것이 메제웍스가 말하는 '살아있는 IP'의 의미입니다.
많은 사람이 묻습니다. "AI 쓰면 작업 기간이 줄지 않나요?"
아닙니다. 메제웍스의 13주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밀도가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작가 1명이 100개 대사를 썼다면, 이제는 시스템이 1,000개를 생성하고 작가가 100개를 큐레이션합니다. 같은 시간에 10배의 선택지.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만 고릅니다.
더 많은 선택, 더 높은 퀄리티.
5화에서 설명한 13주 프로세스를 기억하세요. 9주 기획 + 4주 개발. 이 비율은 변하지 않습니다. AI가 발달해도 9주는 9주입니다.
왜? 우리는 속도가 아니라 깊이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AI는 선택지를 늘려줍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인간의 몫입니다. 지휘를 기계에게 맡기면 그건 메트로놈입니다. 정확하지만 영혼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합성이 아니라 맥락과 흐름입니다. 어제의 대화와 오늘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유저가 느끼는 감정의 기복이 적절한가. 이것은 AI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메제웍스의 작가는 창작자에서 큐레이터가 됩니다. AI가 뿌려놓은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을 골라내는 사람.
시간은 그대로지만, 결과물의 퀄리티는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집니다. 이것이 메제웍스가 AI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전 세계 팬덤을 대상으로 하려면 번역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1,000만 자를 39개 언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요?
전통적인 방식은 이렇습니다. 작가가 한국어로 대사를 씁니다. 번역가가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로 옮깁니다. 하지만 각 언어마다 뉘앙스가 다릅니다. "오빠"를 영어로 뭐라고 해야 할까요? "형"은요?
메제웍스는 6-7화에서 이미 답을 만들어뒀습니다. 위키의 모든 키워드는 다국어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 페이지를 열면
한국어: 커피
영어: coffee
일본어: コーヒー
스페인어: café
정의: 멤버 A가 아침에 선호하는 음료
연관 감정: 활력, 여유
금기: "중독"이라는 표현 사용 금지
시스템이 대사를 생성할 때 이미 키워드 단위로 작동합니다. [[커피]]라는 키워드가 사용되면, 출력 단계에서 유저의 언어 설정에 따라 'coffee' 또는 'コーヒー'로 자동 치환됩니다.
키워드의 의미와 감정은 이미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 번역이 아니라 현지화(Localization)가 일어납니다. 문화적 뉘앙스까지 반영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키워드 글로서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것이 7화 위키 시스템의 숨겨진 힘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저장한 것이 아니라, 다국어 서비스의 기반을 깔아놓은 것입니다.
구체적인 번역 실무는 메제웍스 브런치 '<MEJE Works AI 번역 실무 가이드>' (https://brunch.co.kr/@whtdrgon/467 )를 참고하세요.
드워프 포트리스를 소개한 이유를 다시 상기해봅시다. 드워프 포트리스는 텍스트만 생성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행동, 지형, 날씨, 사건, 역사를 생성합니다. 고양이가 술을 밟아 취하는 동작과 정황을 만들어냅니다.
메제웍스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키워드 글로서리와 세계관을 집필하는 이유는 결국 공간과 세계를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제웍스의 시스템은 주로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대사, 일기, 편지. 하지만 위키에 저장된 데이터는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멤버A]] 페이지에는 이런 정보도 있습니다.
선호 동작: 손을 흔들며 인사, 고개를 갸웃
선호 장소: 카페, 공원, 창가 자리
활동 패턴: 아침에는 조깅, 저녁에는 독서
이 데이터는 미래에 동작과 정황을 생성하는 원료가 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비 오는 아침, 멤버 A는 조깅을 못 갑니다. 시스템은 대체 행동을 생성합니다. 위키를 검색합니다. [[비]] + [[실내활동]] + [[멤버A_선호장소]] = 창가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장면.
이것은 단순한 대사가 아닙니다. 시뮬레이션된 행동입니다. 유저가 반짝섬에 접속하면, 멤버 A가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을 봅니다. 말을 걸면 "비 오는 날엔 이렇게 창가에서 책 읽는 게 좋아"라고 대답합니다.
드워프 포트리스처럼, 속성들이 충돌하여 자연스러운 정황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메제웍스의 미래는 단순히 "대사를 많이 생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 움직이는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날씨에 반응하고, 시간에 따라 장소를 이동하고, 유저의 행동을 기억하고, 그것이 다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
6-7화에서 구축한 위키는 그 세계의 DNA입니다. 8화에서 설명한 절차적 생성은 그 DNA를 발현시키는 메커니즘입니다.
음악에는 브라이언 이노가 있었습니다. 매번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시스템.
문학에는 울리포가 있었습니다. 100조 개의 잠재된 시.
건축에는 크리스토퍼 알렉산더가 있었습니다. 253개의 패턴으로 짓는 집.
게임에는 드워프 포트리스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역사를 쓰는 세계.
IP 비즈니스에는 메제웍스가 있습니다.
우리는 '절차적 생성'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이것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적 방법론입니다.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이야기를 쓰게 하는 것. 제약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 패턴들을 조합하여 살아있는 세계를 짓는 것.
7장에서 우리는 "대중은 모터의 구리선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오브제, 그리고 안락함. 책과 와인, 행복한 가족입니다.
메제웍스가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코드나 알고리즘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캐릭터가 나를 기억하고 인사한다"는 경험을 보여줍니다. "비 오는 날에는 걱정해준다"는 감동을 보여줍니다.
4화에서 우리는 "반짝섬 이야기"를 보여줬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감동을 보여줬습니다.
8화에서 우리는 절차적 생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것도 기술이 아니라 살아있는 세계를 만드는 예술입니다.
메제웍스의 위키는 IP의 DNA입니다. 절차적 생성은 그 DNA가 환경과 만나 매일 다른 모습으로 발현되게 만드는 메커니즘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텍스트를 많이 생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IP가 스스로 숨 쉬는 것입니다. 팬과의 추억이 데이터로 쌓여, 1년 뒤에는 오늘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살아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드워프 포트리스의 고양이가 술을 밟아 취하듯, 메제웍스의 캐릭터는 비를 맞으며 우산을 건넵니다. 그리고 팬들은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이것이 메제웍스가 만드는 마법입니다.
[이번 화 요약]
드워프 포트리스: 고양이가 술을 밟아 취하는 게임. 속성의 충돌이 이야기를 만드는 창발적 시뮬레이션. 메제웍스가 추구하는 방향을 이미 구현한 게임.
예술가들의 방법론: 브라이언 이노(생성 음악), 울리포(100조 개의 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패턴 랭귀지). 절차적 생성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예술의 전통.
메제웍스의 메커니즘: 위키 데이터 = DNA. 환경 변수 + 위키 쿼리 + AI 생성 + 담당자 선별 = 살아있는 대사. 자동 필터링이 아니라 인간의 큐레이션.
통제 가능한 우연: 드워프 포트리스는 자유, 메제웍스는 제약. IP는 망가지면 안 됨. 담당자가 검토하고 선별. 기술적 존경심의 구현.
속도가 아니라 깊이: AI 발달해도 13주 그대로. 시스템이 1,000개 생성, 작가가 100개 큐레이션. 창작자에서 큐레이터로. 맥락과 흐름은 인간이 판단.
키워드 글로서리: 모든 키워드는 다국어 정의. 번역이 아니라 현지화. 7화 위키가 다국어 서비스 기반.
동작과 정황: 글뿐 아니라 행동도 생성 가능. 공간과 세계를 향하는 방향. 살아 움직이는 세계.
예술적 방법론: 절차적 생성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 IP가 스스로 숨 쉬는 것. 팬과의 추억이 데이터로 쌓이는 살아있는 존재.
[다음 화 예고]
하지만 이 모든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유저가 매일 접속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대사가 생성되어도, 아무도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다음 화 [제9화. 굿모닝부터 굿나잇까지: 데일리 케어 루틴]에서는 '깨우기-밥주기-재우기'라는 단순한 루틴이 어떻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지, 심리학적 근거와 함께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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