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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Oct 17. 2020

가드닝이 취미에요.

주로 삽질과 수레를 끌고 다닙니다.

꽃키우는거 좋아해요.

가드닝이 취미에요.

여유만 있으면 더 배워보고 싶어요.

36살에 영국으로 유학갈까도 생각했어요.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우와~ 우아한거 하신다.

가 첫 반응인데..... 안해보셔서 그래요  ㅎㅎㅎ


주로 삽을 들고 호미 옆에 끼고 가위를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돌을 캐고 구덩이를 파고 나무를 캐서 다시 심고 흙과 비료를 이리저리 옮기죠.


그래서 노랑 외발수레는 늘 함께 다닙니다.


단풍이 곱게 든 분꽃나무는 말 그대로 파우더 향이 진하게 나는 꽃이 펴요. 멀미날 듯한 향이 아니라 명품 향수에서도 흉내내기 어려운 우아한 향이 납니다. 그 꽃을 피우려면 가을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해요. 게다가 올해처럼 이식을 한 해에는 내년까지 잘 살아남기만 해도 감사하죠.


그리고 봄부터 서리내리기 전까지는 풀과 끝도 없는 전쟁을 해야해요. 뽑는 것도 내 무릎을 바쳐야하는 일이지만 뽑은 풀들을 나르는 일도 정말 힘듭니다(ㅜㅜ,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고해요)


그래도 매년 지치지 않고 자발적 노동자가 되는 이유는,


가을엔 이렇게 예쁜 단풍이 들고, 봄에는 얼굴만한 꽃뭉치를 보여주는 순간들 때문이에요, 이 나무도 처음 올때는 이게 자라기는 할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작은 가지 하나였어요.


2년전 추석에 찍힌 사진이에요 ㅎㅎ

동일인 맞고요, 이틀 동안의 사진이더라고요.


여튼 꽃꽃한 시간을 위한 꽃노동의 실상은 이러합니다. 오늘도 한 8시간 꽃밭에서 일을 했어요.

이제 시작하는 정원이라 경계부터 구분하고 흙을 다시 꽃이 살만하게 만들어야하거든요.


삼년 후쯤이면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으려나....하고 꿈꾸고 있습니다.



아이고 삭신이야를 길게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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