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현상유지
정말로 연말, 12월이 왔다. 12월이라는 느낌은 정말 없었는데, 순식간에 12월 중순이 다가왔다. 눈도 오고 어딜가나 트리가 걸려있고, 크리스마스 맞이 케이크 예약을 받고 있고 연말 회식과 평가 시즌이 와버렸다. 이맘때쯤 연말이면 연말 답게 늘 한 해를 돌아보고 회고하고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나 적어보곤 했는데, 올해의 나를 돌아보고 떠오르는 한 마디가 무었이었나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Stay
작년 회고글을 보니 번아웃으로 꽤나 힘들어한게 생각이 났다. 지친 상태로 올해 초를 맞았고, 그 상태에서 회복하는 올해 상반기를 보내고, 일상을 돌아온ᆢ지 하반기가 아니었나 생각이들었다. 뻔하고 믿고 싶지 않지만 '시간'이 약이고, 답이고, 가장 무섭다는 말이 계속 되내어졌다.
365일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돌아보면, 정말 'stay',유지하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팔을 다쳐 깁스를 했지만 크로스핏을 대충이라도 평일에 매일 가는 루틴을 멈추지 않고 가져왔다. 회사도 변화를 추구하고 알아보았으나 지금 직무,팀에 유지하는 것을 택했다. 모임이나 공간, 요가는 변화, input을 더하지 않고 현상 유지, frame만 없애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다. 인간관계도 늘리지 않고, 유지하는 걸 택했다. 주위에서 결혼, 이직, 이사, 졸업 등의 큰 변화가 보이는 것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는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돌아보면 올해 현상 유지하는데 전혀 힘을 들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제로썸도 아니고, 마이너스도,플러스도 아닌 상태를 평가할 때 '보통','무난'이라는 말로 묘사되게 살짝 억울한 마음도 들었으면, 어쩌겠는가. 나 스스로에게 주관적으로 후하게 쳐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모든 허물이 다 보이니 스스로에게 가장 냉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라서 번복할 수 없었다.
30대 초반의 시간을 예상보다 더 촘촘하지 않고 얼기 설기 보내고 있다는 마음이 미래의 나의 부채가 될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데, 동시에 그럴 때가 있다는 말이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나면 별 일이 아니라고 하는 말에서 반박하고 싶은 마음과 위로 받는 마음이 양가적으로 들기도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내가 나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 스스로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자각이 되었다. 사람들의 근황을 들으면서 가장 아름답게 요약되고 포장된 상태만 듣지만, 그 전에 부단히 혹은 묵묵하게 할 일에 매진해있는 시간을 얼마나 많이 보냈을까 싶었다. 그래서 원치는 않지만 사실 상 징징대는 나의 모습이 대비되기도 했다.
올해의 stay가 유의미했길 바라며, 내년에는 stay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걸음 앞으로 전진하고 싶다. 그 마음을 잊지 말고, 좋은 에너지와 영향을 주고 받는 그런 내년을 꿈꾸며 올해는 잘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