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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간회고

2025년 11월 회고

가을을 충분히 즐겼다.

by 다만하

11월이 늘 연말 직전이라는 서늘한 긴장감과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시기였던 것 같다. 이번 달은 바쁜 거 없이 계획 없이 노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워크샵, 회식, 건강검진 등으로 휴가도 많았고, 주말을 비웠더니 엄마아빠와의 시간으로도 채워지고, 바람 쐬러 나갈 수 있는 동행들도 있었다... 덕분에 가을은 많이 보았는데, 여전히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떻게 가실 수 있을까...하는 생각 함께, 회고글을 시작해본다.




1.부모님과의 시간

9월에 엄마랑 환갑기념 안동-경주 여행을 다녀오고 크게 시간을 보내지 않았어서 엄마랑 평일 점심을 먹었다. 아침에 운동하고 엄마랑 밥 먹으니 벌써 오후야 싶었는데, 자고나니 하루가 순삭했던 날, 살이 포동 포동 오르는 가을을 시작하는 포문이었던 것 같다...그리고 월 말에는 엄마와 아빠와 주말에 파주에 다녀오기도 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부모님과의 시간을 더 일부러 기회가 되면 같이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물론 나이를 먹을 수록 만날 사람이 없다는 의미 일수도 있는 것 같다. 각자의 자리와 시간에 충실해지는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라서 서로의 시간을 더 존중하면서 덜 만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2. 건강검진

이전 글에서도 썼는데 건강검진을 하고 왔다. 하...올해 근 3년 간의 몸무게가 가장 무거워서 마음이 꽤나 안 편했다. 왠지 별로인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라서 잘 먹고(아래에도 말하겠지만) 있는 나를 조금은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빈혈이라서 헌혈을 못했다고...꽤나 먹은 것이 과자였던 게 원인이었을까 싶긴한데, 몸이 통통해지게 눈으로도 보이는 느낌이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혼자만의 시간과 정리

작게 운영하는 공간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카페를 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없이 자주 나와있었던 것 같다. 부동산 가격을 보고 점점 파랗게 질려가면서...임장을 접다 보니 개인 아지트에 가만히 있는 시간을 좀 보냈었다. 졸리기도 하고, 책이 눈에 안들 어와서 멈추고 멍하니 노트북을 볼 때도 있었다.


그러다 이전에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세상은 크고 넓은데,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답답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코어가 흔들리는 이 느낌이 반추되는게 자책으로 빠지게되지만, 자책이 나에게 좋은 자극이 아니라 수렁에 빠지게, 나를 동굴로 밀어 넣을 뿐이라서 생각을 그만 멈추고 정리와 청소를 시작하곤 했다. 그리고 사다리가 더 없다해도...내 사다리를 꼭 만들 수 있길 바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채우며 연말을 보다 잘 맞고 싶었다.

p.s 독서모임과 글 모임하러 아지트에 놀러오세요:)




4.꽤 많은 음식과 약간의 술

회사 회식 자리도 꽤 있었고, 사람들과의 커피 시간들도 정말 많았던 것 같다. 다들 "** 올해 뭐했어, 잘 지내고 있어? :라고 근황을 물어보는 질문에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엄청 편하진 않았다. 아프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복잡 미묘함이 올라와서 자리를 피하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말을 하며 감정이나 생각을 덜어낼 수 있으니 대화를 시작하면서 내 이야기도 좀 해보고 상대방의 근황도 듣고, 조언도 듣고 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 알콜 쓰레기인 내가 사내 와인 동호회 모임을 하루 다녀왔었다. 올해 추천 받았었는데, 연말이 다가오다 보니,'내가 올해 뭐했지?'하는 현타와 초조함에 올해 안에 뭐라도 하자는 마음이 올라와서 바로 한 번이라고 참석해보자고 신청했던 와인 동호회 모임도 꽤나 좋았다. 약간 취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그래서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종류 별로 알아갈 수 있는게 꽤나 메리트라고 느껴져서, 내년 초에도 한 번 다시 가보기로... 와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는 내년이 되면 좋겠다.


11월 초에 건강 검진을 해서 회식과는 상관이 없겠지만... 회식은 후덕해진 나의 몸에 후덕함을 더해주었다.ㅠㅠ 확실히 작년에는 약간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잘 못 먹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입터진 11월을 맞고 있다... 건강해졌다고 보기에는 조절이 필요한 수준이니 조심해야겠다.





5.가을 맞이

확실히 거리 색이 바뀌는 걸 많이 인지했던 25년 11월이었다. 지나가는 길에 종묘 앞도 보고, 회사 근처 동판교쪽 단풍도 우연히 보고, 어쩌다 대전 단풍도 보고 독서모임 멤버들과 우연히(?!) 크게 일정 없었던 주말 서울 창경궁 산책으로 가을을 보았다. 아무것도 계획한 건 없었다. 일정이 비어 있었는데, 흘러가는대로 뭐가 그 때 그 때 일이 생겼달까... 지금 '가을'을 보고 느끼는게 순리인 것 처럼 그렇게 흘렀다. 계획하는 것 보다 흘러가는 삶에 나를 맡기는 것도 괜찮다는 느낌이었다..






이맘때는 곧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한 해가 금세 끝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곤 한다. 아쉬운게 항상 더 먼저 떠오르고, 부족한 것만이 보이는데, 조금 덜 흔들리게 스스로를 부여잡고 덜 아쉬운 한 해로 만들기 위해 남은 4분기를 잘 마무리해보고 싶다..


p.s 계속 요즘 되내이는 말...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분명 좋은 일도 같이 온다'


christmas is coming very soon....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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