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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진 Feb 13. 2024

내달리는 결승점

한국이 첫 엔데믹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반가운 마음으로 이 글이 실린 <환경과 조경>이 출간될 즈음의 풍경을 상상해 본다. 벤치와 파고라에는 진입 금지 테이프가 사라질 것이고, 우리는 서로의 맨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성급하게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는 걸까? 한 달 사이에 새로운 변이가 유행한다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다시 강화되어 엔데믹이 기약 없이 미뤄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동안 줄어들 듯 늘어나기만 했던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와 느슨해질 듯 바짝 조이곤 했던 사적 모임 제한처럼.


섣불리 끝을 말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긴 달리기에서 결승점이 (아주 아주) 어렴풋하게 보이는 기분이다. 라디오에서 옥상달빛이 부른 노래 <달리기>가 이어진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월간 <환경과 조경(Landscape Architecture Korea)>에 2022년 5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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