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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바다 Jul 09. 2024

요즘 인도 문화: 흥정을 못 하면 하루를 망친다

2장 생활 습관

흥정을 못 하면 하루를 망친다

 인도 사회는 흥정 문화다. 정가가 적혀 있는 물건이나 식당을 제외하고 오토릭샤(삼륜차)와 자전거 릭샤 요금, 옷 가격, 중저가 호텔 숙소비, 임대료 등 많은 것을 흥정해야 한다. 한국인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등 정가에 사고파는 것에 익숙한 문화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 흥정 문화 때문에 애를 먹는다. 더운 날씨, 지저분한 거리, 복잡한 거리에 지친 상태에서 정가보다 훨씬 많은 돈을 주고 샀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더 지친다. 몇 번 정가의 두세 배를 줬다는 것을 알게되면 인도인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져 버린다. 어떤 외국인은 인도 가게에 가서 왜 지나친 바가지를 씌웠냐고 소리지르며 따진다. 그러나 이미 인도 상인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상인은 모든 변명을 동원해서 자기가 속이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돈도 못 돌려받고 싸움까지 한 자신을 자책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마딱뜨리고 싶지 않으면 흥정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하루가 즐겁다.

 

 인도의 흥정 문화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첫째, 이 흥정 문화는 인도인 사이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도인끼리도 서로 속이기도 하고 지혜롭게 흥정해서 적정 가격을 주고 받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인도 상인과 싸웠다고 해서 없어질 문화가 아니다. 말 그대로 인도 문화의 일부이므로 나쁜 또는 좋은 것이라는 판단을 유보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필요한 정보를 미리 구하는 것이다. 오토릭샤나 자전거 릭샤의 경우, 자주 가는 곳까지의 요금은 알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곳을 가게 될 때 요금을 어느 정도에 흥정해야 할지 모르면 난감하다. 운전사가 요구하는 요금은 대개 정가보다 매우 높다. 정가를 모르니 흥정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통수단에 타기 전에 주위 가게 한두 군데에 물어보면 대략적인 교통비를 알 수 있다. 다른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필자가 하는 방법이다. 셋째, 흥정할 때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에 얼굴이 익은 가정과 월세 흥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안 다고 해서 흥정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인도 가정이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임해야 한다. 절대 얼굴을 붉히거나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 인도인처럼 점잖게 흥정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만족할 만한 거래를 하고난 후에는 짜이를 마시며 대화도 나누며 우정을 쌓을 수 있다. 


 인도의 흥정 문화에 익숙해지면 인도에서의 삶이 더 재미있어진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미국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매일 체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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