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런 적이 있다.
너와 기분 좋게 한잔하고 헤어지기는 아쉬워
그냥 하릴없이 동네를 걸었던 적이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저까지만
그리고 도착해서는 또 저까지만
더 이상 물릴 수가 없어서 아쉬워했을 때
너는 아 맞다 하며 근처 슈퍼로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우리 후식 안 먹었어라고 웃으며,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 잖아하며 건네주던
그 여름밤이 있었다.
몇 해를 넘고 넘어 불현듯 오늘에야,
그 아이스크림을 사고 혼자 걷는 중에야
언젠가 그런 적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사랑했던 적이 있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