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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뮈 Dec 29. 2020

[번역] 게이미피케이션: 동기부여 모델

당근과 채찍의 진실

역자의 말.

이번 아티클에서 필자는 (늘 그랬듯) 꼭지마다 흥미로운 실험들을 예로 보여주며, 동기부여 효과에 있어서 '수고에 대한 외부적인 보상 vs 그 자체로 재미있는 수고의 과정'의 구도를 점진적으로 쌓아간다. 부제(원문에선 The broken way of carrot and stick이었지만 본 번역글에선 의역했다. : 역주)가 암시하듯 결론적으로 외부적인 보상이 오히려 동기부여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고의 과정(목표 달성을 위한 행위) 자체가 즐거워서 동기 부여되는 게임을 떠올리며 '먼 데서 찾지 마~'라는 것인데, 마지막에 필자는 그의 프로젝트를 위해 직접 고안한 구체적인 한 예시를 소개한다.

이 예시의 모델을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예상보다 귀찮아서 업로드를 점점 늦게하는 나와 여러분의 생활에, 그리고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적용한다면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함께 생각하며 읽어 보자.



*오타 및 오역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혹시 게임을 왜 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가? 마음을 느긋하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에 한다. 당신은 게임을 하며 시행착오의 과정과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 그 새로운 것이 게임의 새로운 에피소드든, 새로운 레벨 혹은 아이템이든 말이다.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이전 아티클들에서 난 게이미피케이션의 기초, 사람들이 게임에서 실패를 즐기는 이유, 포인트로 유저에게 보상하기에 대하여 썼다. 이번에는 무엇이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의 동기를 부여하고 왜 우리가 게임을 사랑하는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일정 앱, 피트니스 혹은 새로운 언어 학습 앱처럼 매일 사용하는 도구에 적용할 때 우린 중요한 부분들을 놓칠 때가 있다. 단순 뱃지와 포인트 획득 말고도, 그 이상의 다양한 동기부여 모델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예를 들어 단지 즐기기 위해 즐기는 과정 말이다. 외부적인 보상(external reward)은 필요 없다.


그렇지만 누군들 말은 못 하랴. "재미를 위한 재미"를 도모하는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과연 무엇이 사람의 동기를 부여하는지 알아보자.



동기부여 1.0

Daniel Pink는 그의 저서 Drive에서 우리가 동기부여를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한 필수적이고 훌륭한 실험을 소개한다. 이 실험은 1940년대 당시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 교수였던 Harry F. Harlow가 진행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원숭이 여덟 마리를 모아 각각 철장에 넣고 퍼즐 장치를 풀게 했다. 퍼즐은 널빤지에서 수직 핀을 뽑고, 고리를 풀어 경첩식의 덮개를 올리는 것이었다.


13일 혹은 14일쯤에 원숭이들은 그들 스스로 퍼즐을 푸는 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가르쳐준 게 아니라서 조금은 신기했다. 아무도 음식, 애정, 칭찬 같은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에 있어서 모든 행위를 칭찬, 보너스, 급여 인상과 승진으로 보상하려는 우리 세계와는 반대의 모습이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이 실험에서 주목할 점은:


원숭이들은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에 퍼즐을 풀었다는 것이다.
퍼즐을 푸는 과정이 곧 즐거움이자 그 자체로서 보상이었다.



동기부여 2.0

그 후 1969년에 Edward Deci는 이전의 연구에서 발견한 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했다. Deci는 일곱 개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구성된 소마 큐브를 택했다. 조각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여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상상하는 대로 최종 형태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Deci는 남녀의 사람들을 모아 동등한 수의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는 사람들이 3일 동안의 실험 중 한 시간의 세션 동안 퍼즐을 가지고 놀도록 했다. 그동안 그는 옆방에서 창을 통해 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A 그룹은 첫째 날에 퍼즐을 가지고 논 것에 대한 보상을 받지 않았고, 두 번째 날에는 보상(돈)을 받았다. 마지막 날에는 다시 보상을 받지 않았다. 반면 B 그룹은 사흘 내내 보상을 받지 않았다. Deci는 세 번째 날에 B 그룹이 두 번째 날에 보상을 받은 A 그룹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퍼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Deci는 결론짓길:


돈이 어떤 행위에 대한 외부적인 보상으로 주어질 때,
실험 대상은 해당 행위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단기적으로는 보상이 뇌에 소량의 도파민을 분비시키며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어도, 의존 상태를 야기한다. 맛 좋은 커피 한잔 같은 촉매의 효과는 몇 시간 후면 사라진다. 이런 식의 동기부여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게 하는 장기적인 동기를 감소시켜 버린다.


인간은 새로움과 도전을 찾고, 능력을 확장하고 발휘하고, 탐구하고 배우려는 선천적 경향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 직원, 학생 등을 위한 내적 동기부여를 발전시키고 강화시키기 원하는 사람은 금전적 보상과 같은 외적 동기부여에 집중하면 안 된다.
— Edward Deci


이게 바로 아이에게 왜 게임을 하는지 물으면 항상 "재밌어서요"라고 대답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린 보상과 성취에 너무 많은 주안점을 둔다. 다시 말하지만 난 보상의 중요성을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 그렇게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즐거움을 게임화하기

게임 업계에 있는 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에 내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난 사람들이 더 많이 글을 쓰도록 동기 부여할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모델 몇 가지를 적용한 앱을 기획하고 있었다.


설사 뱃지, 레벨, 포인트가 실시간 피드백과 성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때론 조금 부족할 때가 있다. 친구는 사람들이 앱을 매일 실행하기 위해 동기부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수고하는 만큼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 새로운 무언가가 새로운 에피소드가 될 수도, 7일 연속 달성에 대한 보너스 정보/애니메이션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제품/게임을 사용할 때마다 몰입(flow) 상태(게이미피케이션: 기초 이해하기 참고 : 역주)에 진입해야 한다.


몰입(flow) 상태는 알맞은 조건들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명확한 목표, 해볼 만한 일, 도전에 부응하기에 충분한(적어도 다시 시도하여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정도로 재충전되기에 충분한) 기술을 가질 때 나타난다.
— Jane McGonigal


친구의 조언은 게이미피케이션 모델을 적용하려는 앱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건 바로 매일 새롭게 달라지지만 반복적이지 않은 퀘스트다.


일일 퀘스트 기록

우린 퀘스트를 좋아한다. 퀘스트는 마치 모험과도 같다. 우리는 퀘스트를 완수하기 위해 목표를 갖고 방법을 찾는 것을 즐긴다. 그 자체가 즐겁고 사람들은 목표를 얻기 위해 수고하길 좋아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들에게 반복적이 않은 퀘스트를 매일 받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아직은 프로젝트의 퀘스트 리스트를 구상하고 있는 초기 단계지만 아이디어와 발전 과정을 여러분에게 공유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언어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싶다고 해보자. 유명 앱인 듀오링고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듀오링고가 현재 놓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언어 학습의 일일 도전이다. 사람들에게 새롭게 터득한 지식을 가지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해 볼 기회가 없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하여 매일 새로워지는 퀘스트 리스트를 소개한다. 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 모든 퀘스트를 선택하거나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 당신은 세 가지의 새 퀘스트를 받았다. 그중 하나는 당신이 방금 배운 것을 총동원하여 네 줄로 이루어진 짧은 시를 적어보는 것이다. 상급 유저들에게는 황당한 배경 속 가상의 인물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를 지어 공유하라는 퀘스트를 줄 수도 있겠다. 다 작성하면 유저들은 레벨 업을 위한 추가 포인트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아이디어 구현하기

내가 이 일일 퀘스트의 "기록"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먼저,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게임들에 적용되고 보통 꽤나 간단하다. 일일 퀘스트를 완수하여,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게임 내의 금전적 보상(골드/경험치)을 받을 수 있다. 혹은 어디서도 찾기 힘든 스페셜 아이템을 살 수 있는, 일일 퀘스트 한정 특별 화폐를 받을 수 있다.


난 이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보려는 중이고, 레벨업을 위해 오로지 추가 경험치만 유저들에게 보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퀘스트를 먼저 실험해보고 싶다. 유저들이 무언가를 살 수 있는 게임 상의 금전적 보상물 같은 추가 동기부여 없이도 수락할 만큼 퀘스트 자체가 충분히 재밌을지 보고 싶은 것이다. 왜냐? 난 퀘스트 수행이 곧 보상과 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기를 개발하면 더 발전된 사람이 된다.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위에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재미만 있다면 그 과정을 즐긴다.


다음은 자기 효용감을 높이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목표를 받아들이고, 노력하고, 그 노력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개인 기술을 연마하고, 계속 시도하고 결국은 성취하는 것. 이 단계를 밟기 위해 게임이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을 도전하고 향상하는 것이 게임의 본질이기 때문에 게임은 최종 성취에 다다를 수 있는 놀라울 정도로 확실하고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 Jane McGonigal


Edward Deci의 발견도 퀘스트에 아무 리워드를 포함하지 않는 것의 또 하나의 동기가 되었다. 실험 후에 그는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업무에 특정 종류의 외부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대개 동기부여를 낮추고 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은 러시아 경제학자 Anton Suvorov가 그의 한 실험에서 알게 된 것에 따르면:


보상은 제공되는 순간 중독적이다.
잠재적인 보상은 학생들로 하여금 비슷한 업무를 직면할 때마다 보상을 기대하게 만들어서, 결국은 교장(principal)이 거듭해서 보상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Punished by Rewards라는 책에서 언급된 또 다른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12일의 코스 동안 4, 5학년 학생들은 수학 관련 특정 게임을 함으로써 보상을 받고 친구들과 놀면 보상을 받지 않았다. 아이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게임에 빠르게 빠져들었다. 보상이 사라지자 게임에 대한 그들의 흥미 또한 감소했다." 연구자들은 결론짓길:


실재하거나 사회적인 외부적 보상이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는 상황에서 목표 활동에 대한 참여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체계의 보상 처리를 사용하는 것은, 업무 참여 감소를 수반할 수 있다. (Greene, 1976)



유저의 자기 효능감 높이기

다시 돌아와서, 쉽고 반복 가능한 일일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사람의 자존감을 높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Jane McGonigal이 그녀의 저서 SuperBetter에서 말하길:


당신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지속적인 기회를 가질 때, 당신은 더 빈번하고 강렬한 도파민의 분출을 경험한다. 그런 기쁨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마음가짐 또한 변한다. 당신의 뇌는 이전에 얻기 불가능했던 것들에 주목하기 시작하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것들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뇌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이기 때문에 배우고, 향상하고, 성취하기를 예상한다.


그래서 이 특징이 하루하루 다양성을 곁들인 당신의 게이미피케이션 모델을 향상할 탁월한 방법인 것이다. 일일 퀘스트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꼭 하지 않아도 된다. 하고 싶을 때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유저에게 제공하는 퀘스트의 유형은 당신이 상상하기 나름이다.


추천하는 읽을거리:

Daniel Pink의 저서, Drive

Jane McGoningal의 저서, Reality is Broken

Alfie Kohn의 저서, Punished by Rewards

Eugen Eşanu의 아티클, Designing Perceptions Instead of Solutions

Eugen Eşanu의 아티클, The Br ken Way of Problem Solving

Eugen Eşanu의 아티클, 7 Basic Design Principles We Forget About




Eugen Eşanu의 게이미피케이션 시리즈 번역본 보기


Part 1. 게이미피케이션: 기초 이해하기


Part 2. 게이미피케이션: 실패의 중요성


Part 3. 게이미피케이션: 포인트로 유저에게 보상하기 (이전 글)


Part 5. 게이미피케이션: 보상으로 벌받다 (다음 글)



저자: Eugen Eşanu

번역자: 조하민

원문: https://uxplanet.org/gamification-motivation-model-911f6ba17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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