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도로시가 있기 전에는

이전에는 이런 욕구가 있는 줄도 몰랐다.

by Glenn

생각해보면, 아내는 내 삶을 바꿨고 도로시는 그 바뀐 삶을 완성시킨 것 같다. 세상에 아내와 단 둘일 때도 느낀 부분이지만, 사람들이 왜 곁에 있는 사람이 사라졌을 때 목숨을 이어갈 필요를 찾지 못해 죽음으로 남은 모든 것을 내던지는지 알 것 같다.
때로는 내가 광고를 공부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도로시의 빛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하고 표현하고 싶어 하며 더 잘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체득된 것은 아닐까 싶다. 도로시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아내가 그러한 존재였다.
아내와 도로시가 있기 전에는 정신과 감정, 육체와 움직임과 시간 등 상대방이 지닌 내밀한 것까지 독점하려는 욕구가 없었다. 이런 욕구는 후천적으로 생겨난 것이고 이전에는 이런 욕구가 있는 줄도 몰랐다. 아내와 도로시가 내게 올 줄 몰랐던 것처럼.
아내와 도로시가 내게 가져다준 감정의 질량과 부피, 비중과 중력을 일일이 계량화할 수 없다. 앞으로도 그런 노력은 소용없을 것이다. 이건 우주의 팽창 속도를 가늠하며 모든 별의 동선을 예측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는 그녀들을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