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정헌법 제13조, 미국이 흑인을 다루는 법

에이바 듀버네이 감독. 미국 수정헌법 제13조

by 백승권
Kalief Browder






노예 해방은 허구다.

적어도 미국에서 흑인들은 여전히 노예다.

흑인=백인의 노예라는 등식을 깨지 않기 위해

보수 백인 세력은 새로운 법과 감옥을 만든다.

노예제 폐지 이후 풀려난 흑인들을 처넣는다.

흑인들은 육체의 자유가 체화되기도 전에

새로운 노예 시스템에 귀속된다.

흑인 노예는 흑인 죄수가 되고

대기업의 노동력으로 착취된다.

백인 세력은 이를 위해 법을 만드는 자가 된다.

오랜 기간 막대한 정치자금과 로비를 통해

백인이 만든 법 안에서 흑인들의 계급,

개인의 삶, 역사는 완전히 통제된다.

자유는 없다.

자유롭게 홀로 길을 걷는 흑인 남성은

언제든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

총을 겨누며 위협하는 백인 경찰에 의해

목을 짓눌려 숨을 쉴 후 없다고 애원하다

사망할 수 있다.

가까운 과거, 백인들의 집단 폭행 후

수없이 목 매달린 조상들처럼, 후손들은

수없이 목을 짓눌리거나 총에 맞아 사망한다.

흑인은 상징과 개념이 아니다.

누군가의 자녀, 부모, 형제,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

피부색이 다른다는 이유로

그렇게 태어났다는,

선택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이유로

평생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다가

모든 일상에서 폭력과 살인의 대상이 된다.

잊는다고 없어지는 문제도

놔둔다고 사라지는 문제도

기다린다고 나아지는 문제도 아니다.


흑인으로 태어나 흑인 죄수가 되고

출소하더라도 흑인 전과자는

사회 진입 기회를 철저히 차단당하며

다시 가난과 범죄로 내몰린다.

백인이 구축한 이런 시스템 안에서

흑인은 자원, 노동력, 부속품이 되어

오직 비인간으로서 기능한다.

백인을 위한 삶 이외에

어떤 옵션도 허용되지 않는다.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수호하기 위해

제정되었다는 미국의 법과 질서는

오직 만인의 백인을 위해서만 기능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온통 휘발유에 젖은 흑인들의 머리 위로

비처럼 쏟아지는 불화살이었다.

그는 숨은 보수 백인 세력까지 깨워

흑인 말살 명령을 직접 내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백인 아이가

흑인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인지할 수 있을까.

부모 형제가 다 죽고 감옥 가는 나라에서

어떤 흑인 아이가 자유와 평등을 체감할 수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일, 펑펑 눈물 흘리던

어느 흑인 여성의 얼굴이 떠올랐다.

당시 지지자란 저런 것일까 생각했었는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수정헌법 제13조'를 보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암담한 건 그뿐이라는 거다.

노예제는 폐지된 적 없었다.

희망도 해결책도 감지되지 않는다.

대안에 대한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

사진 속 흑인 청년은

칼리프 브라우더.

억울하게 수년간 투옥되고 출소 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22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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