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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mel Nov 13. 2022

왜 그렇게 감정적이세요?

팀의 문제를 마주하는 자세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

우리 팀엔 반짝반짝 빛나는 동료가 한 명 있다. 
어제 미팅에서 약간의 불화가 있었는데 이에 관해 동료와 나눈 이야기가 인상적이라 남기는 기록. 


팀으로 일하다 보면 생기는 문제 중 가장 난감한 문제는 감정이 섞이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감정 소모는 많은 에너지를 빼앗는다. 우리 팀 포함 많은 팀들이 감정을 빼고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노력하지만 사람은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동물이기에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불가능하다. 대신 힘을 빼고 생각을 섞을 수는 있지 않을까? 누군가와 일을 같이 하고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감정적이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중요한 건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고,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게 아닐까 싶다. 두 가지가 갖춰진 팀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1/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문화
2/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인정할 줄 아는 자세


팀 차원의 문제는 반드시 누군가만의 잘못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일 필요가 없다. 예컨대, 누군가가 업무 내용에 대해 얼라인(align)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다면, 전달했던 사람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잘못도 있고, 얼라인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했고 이를 팀에게 알리지 못한 잘못이 있다. 그래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첫 스텝은 각자가 의견을 낼 때 자신의 기준점을 먼저 알려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예시를 들었지만 비단 커뮤니케이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팀이 겪는 문제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쌍방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고, 따라서 개선하기 위한 노력 또한 쌍방으로 가져가야 한다. 


팀으로 일할 땐 같이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 점진적으로 구성원 각자가 서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어떤 성향 가졌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팀이 겪는 문제는 모두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모두의 문제다. 서로가 노력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한 번 저지른 잘못을 되새기고 개선할 점을 정리한 뒤 조심하면 된다. 힘을 빼고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며 가던 길을 나아가는 자세와 문화가 중요하다. 각자가 그렇게 하다 보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모두가 즐겁게 부딪히며 일할 수 있고, 이를 목표로 해야 한다.


동료가 늘 해주던 말이 있다. 동료는 어제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한 번 더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가 서로 더 친해져야 한다고. 친해져야 관심 갖게 되고, 관심 갖게 되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이게 뭘 푸는 거 같네?

루트 2?

루트 2를 소수점 아래 38자리까지 손으로 계산한 거야.

그냥 루트 2라 쓰면 되지. 뭐하러 굳이 이걸… 변태다 변태!

이 변태가 바로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베른하르트 리만 동지야!

그 리만 가설할 때 리만이요?

최고의 수학자로 존경받는 그 리만 동지가 어째서 1.41421356… 뭐 그런 한심한 계산을 했냐는 거야. 친해지려고 그러는 거야. 그냥 공식 한 줄 딸랑 외워서 풀어버리면 절대 친해질 수가 없는 거야. 살을 부대끼면서 친해져야 이해가 되고 이해를 하면 사랑할 수 있는 거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중


나는 평소 나 자신에 관한 것, 나의 성장에만 신경 쓰기도 바쁜데 동료는 팀원들이 어떤지까지 늘 살피고 있었다. 동료는 지금 자기 자신이, 다른 동료가, 우리 팀 모두가 이뤄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업은 무엇인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한다. 그리고 그걸 얻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 중에선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해야만 하는 일은 무엇인지 찾아낸다. 


이 동료의 특징이자 최고 장점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집착이다. 이러한 사고가 동료가 가진 넓은 시야와 시너지를 일으킬 때 확장성이 무한하겠다고 느꼈다. 누군가의 도움없이 혼자 성장하는 건 어디까지 가능할까?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요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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