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 찰스 다윈 자서전 중에서
꾸미 책을 내 삶에 반영해본다면?
동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말에 따르면, 생물학과에서 체육대회를 했을 때 동물학, 식물학, 미생물학 전공자들 중에 동물학 전공자들이 가장 적은 숫자임에도 항상 동물학 전공자들이 우승을 했다고 하네요.
또한 생태 교육을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의 경험도 들어봤는데요,
어린이 생태 교실에서 보면, 동물을 좋아하는 애들은 ‘저 동물 좋아요! 너무 좋아요!’ 하며 큰소리로 부산스레 아주 활동적으로 말한다고 해요.
반면, 식물 좋아하는 애들은 다소곳이 ‘저는 식물이 좋은데...’ 하며 부드럽게 말하다고 하네요.
그냥 우스개 같은 소리 같지만, 역동적인 동물과 소리 없는 식물은 확실히 다른 생물인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들의 다윈은 어땠을까요?
다윈은 동물과 식물을 모두 다 섭렵했습니다. 오히려 건강이 악화된 말년에는 다운 하우스에서 수많은 식물을 관찰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죠.
다윈이 흥미를 느낀 식물들은 난초, 앵초, 덩굴식물, 식충식물까지 다양합니다.
1880년에는 <식물의 운동력>을 출간했는데, 웬만해선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내성적 성격의 다윈도 이번에 책 집필은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고백했더라고요.
원래 식물엔 운동력이 별로 없는데도 덩굴식물들이 그렇게 다양한 그룹별로 발달해왔다는 것은 진화의 원칙으로 잘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다윈은 식물의 운동력을 힘들게 증명하며 새로운 기쁨도 느꼈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유기체의 범주로 격상시키는 일은 늘 나를 기쁘게 했다.
한 줄기의 뿌리 끝이 얼마나 놀라운 적응력을 많이 보여주는지 증명하는 일은 특히나 즐거운 일이었다. ”
(찰스 다윈 자서전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165p 중)
식물의 놀라운 적응력! 거기서 다윈도 감동받은 겁니다!
식물들은 자신들만의 신호체계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일사불란하게 자극에 대응하고, 벌, 모기, 파리 날아 움직이는 것들을 이용해 번식 성공률을 높입니다.
조용한 식물의 역동적인! 환경의 적응력!
사는데 잘 적응이 안 될 때, 다윈도 놀란 덩굴 식물의 왕성한 적응력을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뭔가 속에서 막 꿈틀거리지 않을까요?
자꾸 졸리는 봄날의
처방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