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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Oct 20. 2024

반야 부키리치,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되라

리시브가 약점 같은 소리는 그냥 무시해 

부키리치의 변신은 성공했다. 정관장 오기 전에는 한 번도 리시브를 받아본 적이 없다던 반야 부키리치가 24~25년 V리그 개막전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리베로 한수진을 제외한 전체 선수 중에서 21.4%로 가장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그 체격에 할 수 없는 거라고 흔히들 얘기하는 디그도 두 개나 잡아 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GS칼텍스는 반야 부키리치(이하 부키)에게, 레드스파크스는 스테파니 와일러에게 목적타 서브를 선사하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부키는 흔들림 없이 덤덤하게 리시브를 받았고 와일러는 흔들렸다. 성공한 리시브는 그대로 공격으로 이어졌다. 부키는 메가의 16점에 이어 15점을 얻었고 무려 53.85%의 공격종합성공률(선수의 전반적인 공격효율을 측정하기 위해 성공한 공격, 블로킹에 막힌 공격, 범실 등 3가지 항목을 반영해 공격효율을 분석한 수치)을 기록했다. 부키와 메가의 공격과 잊을만 하면 쏟아지는 정호영의 속공과 박은진의 이동에 GS칼텍스는 속수무책이었다. 이영택 감독의 데뷔전이라는 점에서 좀 안타까웠지만(이영택 감독을 좋아하므로) 정관장 득점 1위에서 4위가 평균 72%의 공격종합성공률(이하 공성률)을 기록한 데 비해 GS칼텍스의 실바, 와일러, 권민지, 문지윤의 성공률은 고작 평균 42.5%에 지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개막전 첫 경기를 통해 장관장의 장점과 GS칼텍스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관장은 양 쪽 날개의 화력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고 미들의 높은 벽을 자랑했다. 국내 최고 세터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 염혜선은 양 쪽 날개가 시원스레 풀리자 미들에게 부담을 줄여주었지만 필요할 때마다 미들을 활용하면서 경기 운영을 이끌어갔다. 양 날개가 듬직하면서 미들에게도 여유가 생기니 세터로서는 선택할 방법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염혜선은 미들을 이용한 공격은 많이 선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특히 내가 좋아하는 염혜선-정호영 속공을 보지 못했는데 3세트에서 두 번인가 선보여 몹시 흐뭇했다. 정호영은 6득점에 범실은 2개, 공격종합성공률은 75%를 기록했고 박은진은 9득점에 범실 1개로 공격종합성공률 71.43%를 기록했다. 게다가 박은진은 세트당 블로킹 1.33개를 잡아내면서 정관장의 높은 벽을 실감나게 했다. 


반면 GS칼텍스는 실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실바가 뛰고 날아도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게다가 오늘 실바는 17점으로 양팀 최고 점수를 기록했지만 공성률은 30.95%로 저조했고 공성률 38.8%를 기록한 와일러는 7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나는 부키리치가 도로공사에 있을 때 응원을 하고 싶었지만 김종민을 싫어(!)하는 까닭에 마음 대로 응원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관장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에 몹시 좋아했고 이제 마음대로 응원도 할 수 있어서 경기를 더 즐길 수 있었다. 다들 부키가 리시브를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정관장의 중요한 위크 포인트라고 지적하는 것 같은데, 부키도 사람이고 쏟아지는 리시브를 항상 잘 받아낼 수는 없는 법이겠지만 오늘 같은 마음으로 덤덤하게 받아낸다면 24~25 시즌의 가장 멋진 외국인 선수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물론 정관장이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팀이 되어야겠지만 말이다. 


* 이미지는 미드저니에서 생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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