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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Nov 06. 2024

실바의 공격에 웃고 범실에 울어버린 GS칼텍스

팀 범실이 35개면 이길 수 없어요

2세트. 16:21에서 이영택 감독은 실바를 뺐다. 2세트는 포기하고 실바에게 휴식을 주어 3세트를 노리겠다는 뜻이겠지. 경기는 어째 부드럽게 마무리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왠일? 상대편 공격 범실과 와일러의 오픈 공격, 블로킹으로 22:23을 만들었다. 역시 와일러는 키를 믿고 그냥 쏘아붙이면 된다. 후위로 갈 땐 다른 선수와 교체하면 되고 전위에서 쏘아주면 되니까. 이제 와일러에 대해서는 더 의심할 필요가 없겠다. 


황민경의 퀵 오픈이 한 번은 성공, 한 번은 실패해 22:24가 된 시점에서 이영택은 다시 문지윤을 실바로 교체했다. 이 세트를 잡아먹겠다는 뜻이다. 와일러의 블로킹으로 23:24, 와일러가 서브 에이스로 24:24를 만들었고 다시 와일러의 서브 범실이 (아니 어째 다 와일러야…) 24:25를 만든 상황에서 권민지 오픈, 오세연 터치넷, 실바 백어택으로 경기는 숨쉴 틈 없이 26:26이 됐다. 다섯 번의 랠리를 이주아가 오픈으로 성공시켰고 다시 실바가 퀵오픈으로 받아쳐 27:27을 만들었지만 빅토리아가 백어택과 퀵오픈을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이 세트를 27:29로 IBK가 가져갔다. 세트 스코어 1:1이지만 아무래도 5세트까지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3세트는 싱겁게 GS칼텍스가 가져갔고 (빅토리아가 3세트에 1득점 했다) 4세트는 육서영이 되살아 난 IBK가 가져가면서 5세트로 갔다. 5세트 초반, 점수를 주고 받다가 IBK가 7:11로 네 점 차 리드할 때 실바 오픈, 빅토리아 범실, 와일러 오픈, 또다시 와일러 오픈으로 11:11 동점이 됐다. 천신통의 이단 패스 페인팅과 실바의 연속 범실로 11:14가 된 상황에서 와일러의 퀵오픈으로 한 점 따라붙고 드디어 실바의 서브 차례. 그러나 실바의 서브는 IBK 리베로 김채원(요즘 활약이 어마무시하다)이 받아냈고 천신통의 토스를 받은 빅토리아가 백어택으로 쏘아 붙였다. 이 공에 실바가 맞은 것으로 심판은 판정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맞지 않은 것으로 반전됐다. 무슨 근거로 노터치로 판정했는지 모르나 진실은 실바만 알겠지. 어쨌든 매치 포인트에서 경기가 끝날 뻔 했으나 13:14, 다시 실바의 서브가 이어졌지만 육서영이 정확하게 리시브하고 천신통이 다시 육서영에게 올려 퀵오픈을 성공시키면서 경기가 끝났다. 


경기시간 2시간 23분이 언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짜릿하면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경기였다. 원정 다니느라 아무래도 피곤할 IBK는 5세트의 여파로 다음 경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승리의 기쁨을 누렸고 4세트부터 살아난 육서영은 MVP가 됐다.  


실바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해 38득점을 기록했으나 범실 16개로 점수의 절반을 깎아 먹었다. 오세연도 6개, 권민지 5개, 세터인 김지원 마저 1개 범실이 있어 스스로 패배를 만들었다. 와일러가 27점, 범실 1개로 선방해 5세트까지 갈 수 있었지, 다른 선수들의 범실로 경기를 내어준 셈이 됐다. 실바의 공격에 환호했으나 실바의 범실에 패배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이영택 감독은 마지막까지 매의 눈 - 정관장 시절 이영택 감독은 매의 눈이라고 할 정도로 비디오 판독을 정확하게 잡아냈다 - 으로 실바의 터치아웃을 노터치로 만들었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범실을 하고 싶어 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범실은 어쩔 수 없이 나는 것이다. 특히 오늘 실바는 그 좋은 서브에 여러 번 범실을 해 모든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배구란 참 이상하다. 한 선수만 잘해서는 이길 수 없지만 그 한 선수가 못하면 지는 게임이다. 그래서 공격의 핵심인 아포짓은 어깨가 더 무거운 법이다. 실바의 어깨에 어떤 무거움이 있던, 곧 사라지기를 응원한다. 누가 뭐래도 실바는 V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 중에 가장 강력한 파워가 있는 선수니까. V리그를 그만큼 파워풀 하게 만드는 선수니까 말이다.  


이번 모델은 실바. 믿거나 말거나. 역시 미드저니 선생이 만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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