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 책을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중간자(中間子) 기록보부상
내가 책을 사는 것에 대해 비효율적이라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그렇게 사서 쌓아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도서관에 책을 빌려오는 것이 맞지, 돈이 썩어나거나 읽지도 않을 책을 쌓아두다니 방 정리도 안 되고 문제가 있어 보여.”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나 요즘 이런 책에 관심이 있는데 너도 그런 책을 좀 읽었으면 추천을 해줘”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책을 많이 읽었으니 책을 무작정 내놓으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만나면 난 꼭 구지가 속의 거북이가 된 기분이 든다.
책에 대한 정보를 내놔라 해도 내가 줄 수 있는 정보는 정말 많지 않다.
책에 대한 지식은 습자지에 비유할 수 있는데 습자지처럼 책정보를 흡수하여 넓게 퍼질 수 있지만 뚫리면 뚫리는 습자지 10장의 깊이로
심도 있는 대화까지는 조금 힘들다.
나의 책 사랑은 책에 대한 전반적 사랑이 아닌 만화와 장르 소설과 에세이, 일본 소설 등 장르 컬처라고 불리는 콘텐츠 쪽이지 인문서와 과학서 등 깊이 있는 학문에 대한 것은 잘 모른다.
그렇기 따라서 내가 재밌고 즐겁게 다른 사람에게 즐겁게 소개할 수 있는 책들은 아마도 장르 소설이나 일본 소설 쪽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쪽의 책은 소비하는 사람들만 소비하는 마니아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마니아적인 장르의 글은 천차만별이라 요즘 들어 SF소설이나 스릴러물이나 신화적 판타지 글도 역시 같은 부류라고 볼 수 있다.
나에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한 대부분 사람은 인문서와 순수문학이라고 불리는 책들만 여전히 책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그런 책을 추천받으려 한다.
책에 관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기에 그런 책이라도 추천받아 읽으면 참 좋지만 그런 책은 정말로 끝까지 읽기 어렵다.
책을 사서 읽을 때 내가 그 책을 다 읽어 결말까지 봤다는 성취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취감을 느끼지 못해서
책을 다 읽지 못했서
안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려고 한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읽기 힘든 책들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 더
추천을 받지 말고 온라인 서점이든 오프라인 서점이든 책소개를 찾아보고 직접 골라 읽어보는 것도 뿌듯할 것이고 완독을 한다면
다음 책도 고르기 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