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 3박 4일 제주 여행 | 위이, 수풍석미술관 등
이번 여행에서 가장 바쁜 스케줄인 날이었다. 계획했던 곳을 다 가봐야 하는 성격 탓에 조금 일찍 점심 대신 브런치를 먹기 위해 숙소를 나왔다.
위이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682번길 12
영업 시간: 10:00-21:00
맛: ★★★★★
가격대: (1인 기준, 주류 제외) ~2-3만원
스페인 론다 하얀 마을에 내리쬐는 아침 햇살이 생각나는 곳이다. (방문했을 때 날씨가 좋았고, 하얀 건물 외관 때문에). 그만큼 분위기는 방문 시점 기준 제주에서 제일 감각 있는 곳이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 프렌치토스트를 비롯 음식들과 시켰던 커피 메뉴 모두 괜찮았다. 제주에 가는 지인에게 모두 추천할 정도로 분위기와 맛 모두 너무 좋았던 곳이다.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Day 3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타미준에 대해 배우고자 유동룡미술관을 찾았다.
유동룡 미술관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906-10
영업 시간: 10:00 - 18:00 (월 휴무)
사전 예약제다. 30분 간격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일찍 도착하더라도 입장이 바로 불가능하다. 컴플레인성으로 적는 것은 전혀 아니고, 오히려 그만큼 이 미술관이 관객들에게 사유의 시간을 주고자 하는 메시지도 확고하다는 뜻이다. 유동룡 미술관은 건물 자체의 건축만으로도 볼만한 곳이고, 이타미 준을 좋아한다면 모든 작품들을 간접적으로나마 한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제주다운 제주, 이타미준 그리고 건축을 좋아한다면 제주에서 꼭 한 번 들리길 권한다.
유동룡 미술관에서 입장권과 함께 음료 한 잔을 제공해 주셔서 말차도 마시고, 기념품도 구매했다 (수풍석을 모티브로 한 작은 오브제). 다음 일정이 수풍석 뮤지엄이었으나 프로그램 예약시간까지 잠깐의 시간이 남아 경로 상 있는 무로이로 향했다.
무로이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본동로 21
영업 시간: 10:30-19:00
맛: ★★★★★
가격대: (1인 기준) ~1만원
개인적으로 대형카페 방문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무로이는 궁금했었다. 이유는 선 굵은 건축이 너무 멋져 보였고, 아니쉬 카푸어 반타블랙이 생각나는 검정 벽들이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만족한 공간이었고, 조경 또한 베케가 생각날 정도로 멋있었다.
예약 시간이 다가와 수풍석 뮤지엄으로 향했는데, 가는 길엔 항상 방주교회를 들려 구경하곤 한다. 들리는 시간대에 따라 (태양의 위치가) 다르기에, 항상 가볼 만한 것 같다.
방주교회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산록남로762번길 113
영업 시간: -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설계한 교회인데, 햇빛이 비치는 지붕을 보고 있으면 윤슬이 생각나기도, 아름다운 물고기의 비늘이 생각나기도 한다. 방주, 윤슬, 물고기 모두 물과 관련이 있는데 실제로 건물 주위를 물로 감싸고 있기도 하다. 건물 자체는 너무 아름답고, 이타미준 건축 색채가 잘 느껴진다.
시간이 다 되어서, 디아넥스 호텔 주차장에서 투어 그룹에 합류하고 비오토피아 내부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제일 먼저 석(石) 뮤지엄에 도착했다.
수풍석 뮤지엄 (石)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79
영업 시간: 홈페이지 참고 (예약 필수)
제주에서, 아니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 중 하나.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전부터 종종 방문하곤 했는데,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관람하니 오히려 좋은 점도 많았다. 제주를 대표하는 물, 돌, 바람을 건축과 공간으로 형상화했다는 사실부터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각각의 공간이 이타미준의 색채가 묻어남과 동시에 또 제주와 잘 융화되는 점은 정말 더 경이롭다.
수풍석 중 석(石) 뮤지엄은 바람이나, 물과 마찬가지로 속성을 잘 나타내는데, 이 점은 개인적으로 건물 외관을 통해 부각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돌이 주는 단단한 느낌을 곡선형이 아닌 직선형 외관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외장재 또한 시간에 따라 돌이 부식하고 깎이는 것과 같이 자연스럽게 부식된 텍스처가 오히려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의 흐름 그 자체를 형상화해두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간적 요소 외에 햇빛이라는 요소도 건축적으로 아주 멋스럽게 표현해두었다.
수풍석 뮤지엄 (風) (상세 포스팅)
수풍석 중 풍(風) 뮤지엄은 바람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시기에 따라 다름). 되게 추상적인 표현이긴 하나, 실제로 건물 내부에서 틈 사이로 억새들이 보이게 되는데, 내부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그 모습을 보면 매우 황홀하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있는 것으로 기억해서 풍 미술관을 더 즐기고 싶다면 그 시기를 추천한다. 억새가 없더라도, 내부에서 건물 틈 사이로 들어온 바람이 길쭉한 내부를 쓸고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들도 경험할 수 있어 더 아름다운 곳이다.
수풍석 뮤지엄 (水) (상세 포스팅)
수풍석 중 수 뮤지엄은 물이 가지고 있는 고요한 속성을 잘 나타내는 곳인데, 천장이 개방되며 자연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물결을 느낄 수 있어 굉장히 생동감 있는 곳이고,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워 제일 인기가 많은듯하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수 뮤지엄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렌즈를 하늘로 향하게 둔 카메라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투어는 종료되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오설록에 잠깐 들렸다.
오설록 티뮤지엄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15
영업 시간: 09:00 - 19:00
제주를 여러 번 방문하면서 오설록은 그렇게 발길이 가지 않는 곳이었다. 오설록 브랜드 자체의 제품들은 종종 애용하나 (말차 스프레드, 달빛산책 등), 제주에서 오설록이 투어 어트랙션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 잡기엔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인파와 관광객들 때문에 망설여졌었다. 하지만 조민석 건축가님, 정영선 작가님과 함께 다시 꾸민 오설록은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테라코타 벽돌의 따듯한 색감은 녹차와 매우 어울렸고, 티스톤/티테라스는 가보진 못했지만, 숲속에 위치한 몽환적인 곳이라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경험하러 방문하는 것을 매우 추천할 것 같다.
잠깐의 구경 후, 바빴던 오늘 하루의 대미를 장식할 춘미향으로 향했다. (아침 이른 식사로 매우 허기진 상태로)
춘미향음식점 (상세 포스팅)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378
영업 시간: 11:30 - 21:00 (BT 14:00-17:30, 수 휴무)
맛: ★★★★★
가격대: (1인 기준, 주류 제외) ~2-3만원
갈치조림이 유명하지만 (그리고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춘미향 정식을 정말 정말 추천한다.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게 메리트인데,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맛있어서 다른 음식 메뉴들도 다 궁금해진다는 점이다. 다음에 제주 여행을 간다면 춘미향에서 다른 메뉴들을 도전해 볼 예정이다.
정말 제주 현지의 맛을 느낀 만족스러운 식사 후 숙소에 들어가서 거의 바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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