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나의 나이키 신발 드림
나에겐 신발에 관한 꿈이 하나 있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신발과 관련된 꿈
하얀 인조가죽 위를 뛰노는 연두색 곡선들
발톱, 뒤꿈치, 발목에 수 놓인 작은 수우쉬
아직도 처음 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 수업시간 친구가 신고 있던 모습을
신발가게에 들려 항상 가격만 보고 나왔지
나의 모든 신발 그림은 항상 이것이었지
없어진 노트와 책들에 단골로 등장했었지
미국에서 동경하다 한국에서 품었던 나의 나이키
대학에서도 나이키는 나의 모든 과제의 소재였지
글쓰기 과제도, 뮤지엄 설계도, 현대 건축사 발표도
신발이 너무 좋아 건축과도 엮어보려고 했었지
졸업과 취업 유학을 떠나며 서서히 잊혀졌지만..
18년 전 처음엔 한 달 동안 집에서만 신었지
집에 남겨두고 대학가니 동생도 몰래 신었겠지
매주 이태원에 신발 구경다니며 조금씩 잊혀졌지
10년 전 이사하며 낡다 생각한 부모님이 버리셨지
3년 전 빌바오 구겐하임에서 다시 깨달았지
그리고 2년 전 신발사진을 제대로 찍기 시작했지
신발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하기 시작했지
잊어먹지 않기 위해 노트도 열심히 하고 있지
신발이 좋아 모든 것과 엮어보려고 하지
물어보지 않아도 내가 먼저 말하는 신발 드림
에어맥스 데이 남이 만든 신발을 기대해봤지
언젠가는 나의 나이키 신발을 내가 재발매해야지
이것이 바로 나의 나이키 신발 드림
2018년 에어맥스 데이가 하루 지난날